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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하기가 인삼과 같구나!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0A020204
지역 충청남도 논산시 은진면 시묘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홍제연

❚ 건드리면 안돼!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딸기는 키가 20㎝ 정도 되는 다년생 초본식물이다. 작고 흔해보여도 예민하기가 인삼 못지않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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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나무의 딸기

딸기농가에서 농장 체험행사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딸기의 예민한 성질 때문이다. 딸기가 견디는 기온이 5도에서 25도까지라 냉해에는 강한 편이지만, 잎과 줄기를 건드리면 스트레스를 받고 눈에 띌 정도로 성장이 더뎌진다.

딸기 체험을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은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데 만약 이들이 딸기의 성질에 대한 교육을 받지 않고 비닐하우스에 들어갈 경우 농사를 망칠 위험까지 있다. 줄기를 세게 건드리면 2~3일에 한번 열매를 맺던 것이 하루를 건너뛴 채 3~4일 만에 딸기를 만들어낸다,

그런 면에서 가장 두려운 존재는 바로 어린아이들. 밭 고랑 사이를 뛰어넘고 넘어지다 딸기 잎을 심하게 건드리면 그야말로 피해가 막대해진다. 자식 같은 딸기밭을 보는 농민의 마음은 애가 타지만, 딸기 체험을 통해 가장 큰 감동을 얻고 가는 사람들이 바로 어린이들인 만큼 농장주들은 약간의 희생은 감수하는 편이다.

언젠가 체육학교의 태권도 팀이 효자농장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선생님의 구령에 맞춰 딸기밭 고랑사이에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학생들을 보며, 그야말로 최고의 체험단이라 극찬했다는 일화는 농장주의 조마조마한 마음을 대변해준다.

모든 식물이 그러하듯 딸기도 기온을 잘 맞추지 않으면 생장에 큰 문제가 생긴다. 예전에는 봄철의 대표 과일이 딸기였지만, 지금은 겨울부터 초여름까지가 딸기철이 되었다. 그것은 하우스 시설에서 재배되기 때문인데, 겨울철의 난방문제는 농가의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난방을 조금 세게 했다 싶으면 너무 크게 자라버린다. 예전에는 심야전기로 물을 데워 일본식으로 발전을 하기도 했지만 온도조절이 어려웠고, 지금은 첨단으로 조종 가능한 난방기를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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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의 정비

이 난방기는 공기 중의 온도가 5도 이하로 떨어지면 저절로 작동하여 일정한 기온을 유지시켜주는 기계다. 한겨울에는 하루 난방비가 10만원이 넘을 때도 있어서 딸기 값을 초월할 지경이기도 하지만 겨울 재배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지출이므로 감수한다.

작은 제 몸에 달린 열매를 보호하려고 그토록 까다롭게 성장을 조절하는 모습은 식물이라 우습게 볼 일이 아니다. 그런 정성과 사랑이 담겨야만 딸기 한 알이 세상을 달콤하게 할 수 있음을 체험자들이 느끼고 돌아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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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스럽게 익은 딸기

❚ 체험 농장주의 애환

체험 농장주는 최대한 맛있는 딸기를 먹을 수 있게 하기 위해 사전에 이렇게 부탁한다.

“딸기체험은 아무 때나 와도 상관없어요. 그런데 만약에 30명 이상 단체로 올 경우에는 하루 이틀 전에 미리 연락을 줘야 돼요. 그분들이 충분히 드실 만큼 딸기가 남아있어야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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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체험객

그 이유는 딸기 양도 그렇지만 그 자리에서 따 먹는 딸기와 출하할 때 따는 딸기는 다르기 때문이다. 출하할 때 따는 게 젊은 딸기라면 그 자리에서 먹는 건 환갑 지난 딸기라고 할 수 있다. 체험 농장주들은 단체 손님이 온다고 하면 하우스 한두 동의 딸기를 그냥 둔다. 푹 익어서 맛있게 따서 먹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체손님이 당일에 취소되면 농장주들은 아주 곤란해진다. 체험을 위해 남겨놓은 딸기는 이제 너무 익어서 출하하기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딸기는 쉽게 무르는 과일이므로 싱싱함을 유지하는 시간이 워낙 짧다. 날씨에 따라서는 반나절 만에 푹푹 익어버리기 때문에 여러 명이 체험을 할 예정이라면 농장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켜줘야만 한다.

“손님이 많이 오신다고 하면 딸기잼 만들 준비도 해요. 직접 만들어서 가져가야 좋지. 미리 해둔 건 재미없잖아요. 딸기잼 만들 딸기는 좀 작은 것들이예요. 절대로 못 먹는 걸 쓰는 게 아니예요. 잼에 들어가는 것도 그 자리에서 딴 거고, 그냥 먹어도 되는 건데도 혹시 몰라서 물에 깨끗이 씻어요. 당연한 얘기겠지만 싱싱한 딸기로 만들면 잼 맛이 훨씬 좋고 빛깔도 좋아요.”

효자농장 대표는 잼 만드는 기계를 사볼까도 생각했지만 중고기계도 천만 원이 넘는다는 얘기를 듣고 포기했다. 이곳 농장에서는 손님들 수에 맞춰 솥단지를 걸고 직접 불을 땐다. 딸기와 설탕의 비율은 보통 2:1 정도로 하는데 취향에 따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가족단위로 오면 작은 냄비에 빨리 끓여내고, 수십 명씩 오는 단체 손님의 경우에는 대형 솥을 사용한다. 농장주 입장에서 여러 번 해보니 조금씩 만드는 것이 훨씬 맛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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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농장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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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잼 만드는 모습

손님들도 천차만별이다. 기관·학교 등의 단체손님은 물론이고 인터넷 정보를 본 사람, 친구나 이웃으로부터 소문을 들은 사람, 논산시청이나 농업기술원을 통해 오는 사람 등 매일 가지각색의 사람을 만나보았다. 그중에 잊을 수 없던 이들이 있다.

어느 날 태국에서 단체 손님이 왔다. 가난한 나라에서 온 얼굴이 검고 눈이 부리부리한 사람들은 걱정과 달리 너무도 순수하고 겸손했다. 재배 방식에 관심을 보이며 딸기를 조심스럽게 따고 양껏 먹는 것 같지도 않았다. 마음껏 드시라고 하우스 안으로 등을 떠밀어야 할 만큼 착한 사람들이었다.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도 외국에 나가면 그럴껴. 굉장히 예의바르고 착하더라고...”라고 농장주는 말했다.

어떤 장애인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발가락으로 딸기를 따 먹어 보는 이를 감동시키기도 하였고, 돌아가신 부모님이 딸기를 좋아하셨다며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

물론 세상에 좋은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술에 취한 관광객이 난동을 부리거나 시식용으로 꺼내놓은 딸기잼을 모조리 숨겨 가져간 경우도 있었다. 본인이 대단한 사람인 양 위세를 부리며 딸기를 공짜로 얻어가려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체험자들에게 주어진 작은 바구니를 다 채우고도 모자라 주머니와 가방에 꾸역꾸역 넣어 가져가다 들키기도 하였다.

그러나 마음에 안 드는 사람들 때문에 속상하다 보면 절대 체험행사를 할 수 없다. 그저 사람 만나는 일이 즐겁고 어린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 힘든 일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

[정보 제공자]

김은옥, (1950년생, 효자농장 대표)

황의철, (효자농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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