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7026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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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음역 | Hok Ttereo Gatdaga Hok Buchin Iyagi |
영어의미역 | Tale of One Who Went out for Wool and Come Home Shorn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용담동 |
집필자 | 현승환 |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용담동에서 도깨비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혹 떼러 갔다가 혹 붙인 이야기」는 육지의 여러 지방에서 전해 내려오는 「혹부리할아버지」와 비슷한 구조를 보이는 이야기이다. 무엇이든 가능하게 한다는 도깨비 방망이를 소재로 하여 전국적으로 전해지는 광포 설화의 대표적인 이야기로 꼽힌다.
그러나 육지에서 전해 내려오는 「혹부리할아버지」가 착한 할아버지와 욕심 많은 할아버지의 선악 대결을 기본 구도로 깔고 있는 데 반해, 제주시에서 전해 오는 「혹 떼러 갔다가 혹 붙인 이야기」는 선악의 대결 없이 혹과 신이한 도깨비 방망이를 바꾼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모방담에 머물고 있다.
[채록/수집상황]
1959년 8월 제주시 화북동에 사는 이원량(여, 61세)이 구연한 것을 양배동(남, 고2)이 채록하였으며, 1996년에 발간된 『제주도 민담』에 실려 있다.
[내용]
옛날 어느 마을에 목 뒤에 커다란 혹이 달린 할아버지가 살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노래를 아주 잘해서 가난한 살림에도 늘 노래를 흥얼거리며 즐겁게 살아갔다. 하루는 깊은 산중에 가서 나무를 하는데 날이 어두워졌다. 둘러보니 주막집인 듯한 빈 집이 있어서 들어갔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
한참을 자고 있는데 무슨 소리가 웅성웅성 들렸다. 깜짝 놀라 깨어 보니 도깨비들이 떼를 지어 몰려오는 것이 보였다. 놀라서 주막 옆의 나무 위에 후닥닥 올라가서 숨어 있었다.
도깨비들은 주막으로 들어와서 은방망이 은덩드렁으로 “떡 나와 뚝딱. 술 나와라, 뚝딱” 하면서 실컷 먹더니 술에 취하여 흥얼흥얼 노래를 한다. 그러자 노래 부르기 좋아하는 할아버지는 무서운 도깨비들 앞이라는 것도 깜빡 잊고 좋은 목청으로 흥겹게 노래를 불렀다.
갑자기 들려오는 멋진 노랫소리에 반한 도깨비들이 드디어 할아버지를 발견하고는, “그 좋은 노랫소리가 어디서 나느냐?”고 물어 보았다. 갑작스런 도깨비들의 물음에 할아버지는 당황했으나, 대답을 못하면 무서운 도깨비들이 나쁜 짓을 할까 봐, “노랫소리는 내 목 뒤에 있는 혹에서 난다오” 하고 대답했다. 도깨비들은 좋아라 하면서 은방망이 은덩드렁과 혹을 바꾸자고 하였다. 그렇게 해서 할아버지는 갑자기 동네에서 제일 큰 부자가 되었다.
그 마을에 또 어떤 혹 달린 할아버지가 소문을 듣고는, 그 산중엘 찾아 올라가서 나무를 하는 척하다가 해가 지자 빈 주막 옆의 나무 위에 올라가 있었다. 아니나다를까, 도깨비들이 떼로 몰려오더니 도깨비 방망이로 먹을 것과 술을 만들어 놓고는 먹고 마시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옳다, 됐다!’ 하고 혹 달린 할아버지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도깨비들이 달려오더니, “이놈의 할아비 한 번만 속여먹어도 좋을 건데, 두 번씩 속여먹으려고 하는구나. 이 나쁜 할아비” 하면서 먼젓번에 떼어 간 혹까지 붙여 놓고는 사라져 버렸단다.
[모티프 분석]
육지에서는 「혹부리할아버지」로 잘 알려진 「혹 떼러 갔다가 혹 붙인 이야기」는 「도깨비 방망이」나 「금도끼 은도끼」 등의 민담과 비슷한 구조의 이야기이다. 우연한 일로 도깨비 방망이를 얻어 부자가 되고, 그것을 그대로 본뜬 욕심쟁이는 망하게 된다는 설화로 모방담에 속한다. 중국 설화집인 『유양잡조(酉陽雜俎)』에 신라시대 이야기라고 실려 있는 「방이설화(旁謬說話)」와 비슷한 이야기의 구전 설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