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30014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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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五穀- |
영어음역 | Ogokbap Meokgi |
영어의미역 | Five-grain Rice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서울특별시 구로구 |
집필자 | 김영순 |
[정의]
서울특별시 구로구에서 정월 대보름에 다섯 가지 곡식으로 지은 밥을 먹는 풍속.
[개설]
오곡밥은 다섯 가지 곡식으로 지은 밥으로 정월 대보름날의 전통적인 명절 음식의 하나이다. 찹쌀·차조·붉은팥·찰수수·검은콩 등을 섞어 오곡밥을 짓는 것이 상례인데, 지방에 따라 약간 다를 수 있다. 오곡의 혼합 비율에 대하여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에는 좁쌀·기장·멥쌀 각각 2되, 수수쌀 5홉, 붉은팥 7홉, 검은콩 2홉의 비율로 섞는다고 기록되어 있다. 모두 잡곡을 주재료로 한 밥이다. 오곡밥에는 찹쌀과 멥쌀 어느 것이나 형편대로 썼고, 대추를 섞어 짓는 것은 의례적인 것은 아니었다고 본다. 근래에는 앞에서와 같은 비율로 오곡밥을 짓지 않고, 그 중 2~3가지는 다른 재료로 하여 별식으로 지어 먹는 경향도 점차 생기고 있다.
[연원 및 변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음력 정월 대보름의 절식은 약반(藥飯)[약밥]이라고만 하고, 오곡밥이 대보름날의 절식이라는 말은 없다. 이러한 기록으로 보아 원래는 약밥만을 대보름의 절식으로 하였으나 시대가 지나고 생활양식이 달라지면서 약밥보다는 풍습적인 오곡밥으로 바뀐 것으로 생각된다.
[절차]
오곡밥을 만드는 법은 먼저 멥쌀과 찹쌀은 각각 씻어서 인 다음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빼놓는다. 차조와 차수수도 씻어서 이는데, 차수수는 특히 여러 번 문질러 씻어 떫은맛을 없애야 한다. 팥은 씻어서 인 다음 팥이 터지지 않을 정도로 잠깐 동안 삶는다. 팥을 삶아낸 물은 7컵으로 만들어 나중에 밥물로 쓴다. 검은콩과 밤콩은 씻어서 물에 담가 충분히 불린다. 그런 다음 준비된 멥쌀, 찹쌀, 차수수, 검은콩, 팥을 함께 섞고 밥물을 부은 다음 소금으로 간을 맞춰 끓인다. 이들이 끓을 때 차조를 얹고 밥물이 잦아들 때까지 뜸을 푹 들인다. 마지막으로 뜸이 다 들었을 때 주걱으로 골고루 섞어서 그릇에 푼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정월 대보름은 일 년 중에서 첫 번째로 만월이 되는 날이라 모든 이가 달을 보고 일 년의 무사태평을 빌고 액이 없기를 바란다. 정월 대보름날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더위팔기, 부럼깨기, 귀밝이술 마시기 등의 민속을 행한다. 지금도 명절 중에서 대보름이 가장 잘 지켜지는 이유는 먹을 것으로 신체의 각 부위에 맞추어 병이 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대보름날 먹는 음식으로는 오곡밥, 9가지 묵은 나물, 청주, 잣·호두·땅콩 등 기름진 과일과 복을 싸먹는다는 김쌈 등이 있다. 오곡밥은 차진 것을 골고루 넣어 밥을 짓는다. 찰밥에 차수수, 차조, 붉은팥, 검은콩이 들어가 차지면서도 먹음직스럽다.
보름날은 오곡밥을 어느 집이나 해서 이웃과 나누어 먹는다. 성씨가 다른 세 집 이상의 밥을 먹어야 운이 좋다고 한다. 찰밥을 먹으면 든든하고 영양도 많아 몸을 보호해준다. 옛날에는 농사짓는 일이 가장 큰 일이었으므로 보름날에 충분히 먹어야 탈 없이 1년 농사를 잘 짓는다는 의미였지만 영양학적으로 볼 때에도 조화로운 선조들의 기지이다. 9가지 이상의 묵은 나물을 기름을 넉넉히 넣고 볶아내어 찰밥과 같이 먹는다. 잎이 넓은 취나 피마자 잎으로는 밥을 싸먹는다. 또 김으로도 밥을 싸는데, 복을 싸서 먹는다고 하여 복쌈이라고 한다. 호두나 땅콩, 잣, 밤은 아무리 먹어도 해가 없는 지방질이다. 예전에는 기름을 섭취할 기회가 적어 한 번에 많이 먹음으로써 피부가 거칠어지지 않고 부스럼이 나지 않는 처방으로 부럼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