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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말까지만 해도 부안면 선운리 진마마을에서는 정월 대보름이 되면 마을 잔치가 벌어졌다. 마을의 가장 큰 어른이자 마을 수호신인 당산에 제물을 바치고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당산제를 지냈던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마을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면서 중단과 복원을 반복하다 지금은 중단되었다. 진마마을 사람들은 언제부터 당산제를 지냈는지 모른다.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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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예전의 명성을 잃었지만, 고추는 고창군의 주요 특산물 중 하나였다. 고창군에서 일찍이 ‘해풍고추’를 상업적으로 브랜드화 해서 전국적으로 알려졌는데, 그에 따라 한때는 고추 농사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해풍고추를 알리는 홍보물에는 “전국 최고의 게르마늄을 함유한 황토 땅에서 터널식으로 재배하고 칠산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과 태양열을 이용, 자연 건조하므로 색상이 선명하고 고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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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면 선운리 진마마을 부녀자들은 지금도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집 안에 머물고 있는 신에게 맑은 물 한 잔을 정성스럽게 올리고 비손을 한다. 집 안을 지키는 신은 성주, 조왕, 삼신, 철륭 등이다. 이 가운데 성주는 집을 지키는 신으로 집 안에서 가장 큰 신이다. 그래서 성주는 안방 윗목에 좌정해 있다. 진마마을에서는 지금도 설과 추석에 꼭 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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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면 선운리 진마마을 앞에는 너른 들판이 펼쳐져 있다. 하지만 그곳은 원래부터 들판이 아니었다. 바다였던 곳을 간척하여 육지로 만들었다. 마을에는 포구도 있었다. 포구의 이름은 ‘선운포’였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한결같이 가난해, 김성수 씨의 아버지인 동복영감의 전답을 소작하거나, 아니면 합자해 조그마한 배로 어업을 하거나, 밖에 사람들이 와 경영하는 소금막에서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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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면 선운리는 개항기까지 흥덕군 이서면에 속해 있었다. 마을 앞에 포구가 있어 ‘선운포’ 또는 ‘선운’이라 불렀다. 그러던 것을 1914년의 행정구역 통폐합 때 부안면 구룡리와 신흥리 일부를 병합하여 ‘선운리’라 하고 고창군 부안면에 편입시켰다. 선운리는 자연마을인 진마, 신흥, 서당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서정주 시인이 태어나고 자란 진마마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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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부안면 선운리 진마마을 사람들은 농업과 어업을 겸했다. 농사철이 되면 농부로 살았고 바다에 나가면 어부로 살았다. 하지만 바다를 막는 거대한 토목 공사가 시작되면서 마을 사람들은 더 이상 어부로 살 수 없었다. 바다는 농토로 변하고 어부는 농부가 되었다. 간척이 된 이후로 마을 사람들은 농사를 주업으로 삼고 있다. 진마마을의 땅은 농사짓기에 그리 좋은 땅은 아니다. 자갈이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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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일조량과 강우량으로 복분자 재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고창군은 전국 재배 면적의 40%를 차지할 만큼 이젠 복분자 산업의 메카로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 폴리페놀 성분이 다른 지역의 복분자보다 2배 이상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고창 복분자는 하루가 다르게 그 인기를 더해 가고 있다. 고창의 복분자 산업은 2009년 현재 1300억 원[생과, 술, 한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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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면 선운리 진마마을에서는 설날이 되면 정성껏 제물을 장만하여 차례를 지낸다.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풍경이다. 하지만 많이 간소해진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진마마을에서는 차례를 지내는 데도 집안에 따라 순서가 정해져 있다. 가장 먼저 장손 집에 모두 모여 차례를 지낸 다음, 서열에 따라 순서대로 차례를 지낸다. 그러면 오전 10시경에나 모든 집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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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부안면 선운리 진마마을에는 차가 들어오고 나갈 만한 큰길이 없었다. 간척이 되기 전, 진마마을은 바닷물이 넘실대는 해안 마을이었다. 마을로 들어오거나 마을을 나가기 위해서는 좌치나루터와 질마재 고갯길을 이용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좌치나루터는 주진천[또는 인천강ㆍ장수강]과 서해가 만나는 곳에 있었다. 좌치나루터에서 나룻배를 운영했던 뱃사공 2명이 마을에 있었다고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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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은 예부터 인간이 이생에 태어나서 살다가 저승으로 갈 때가 되면 제일 먼저 그 혼이 몸과 분리된다고 믿었다. 그래서 예전에 흔하게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누구네 집에서 혼불이 나간 걸 보니 금방 초상을 치르겠더라.”는 이야기였다. 부안면 선운리 진마마을에서는 혼불의 모양을 보고 성별을 구분했다. 남자의 혼불은 기다란 모양이고, 여자의 혼불은 동글동글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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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면 선운리 진마마을이 속해 있는 선운리는 2009년 1월 이웃한 송현리와 함께 ‘사리안권역’이란 이름으로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시행하는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에 선정되었다. 이에 따라 2009년부터 2014년까지 40억 원의 예산을 지원 받아 체험 관광과 도농 교류, 주민 소득 등 다양한 분야의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사업이 완료되면 마을을 찾아오는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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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면 선운리 진마마을 사람들은 봄이 되면 모판을 준비하여 못자리를 만든다. 모가 다 자라면 모내기를 하고, 벼가 자라는 동안 간간히 병에 걸리지 않게 농약을 친다. 8월이 되면 푸르스름한 벼가 꼿꼿이 하늘을 향해 고개를 치켜드는데,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되면 푸르스름한 빛이 노란 황금빛으로 물들고, 9월이 되면 세상과 자연의 이치에 수긍하듯 고개를 숙인다. 이렇게 노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