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1022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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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朝陽閣詩文集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경상북도 영천시 창구동 1-1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종문 |
편찬|간행 시기/일시 | 1983년 - 영천시문화공보실 『조양각 시문집』편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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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사항 시기/일시 | 2004년 - 영천문화원 『조양각 시문집』 발간 |
배경 지역 | 조양각 - 경상북도 영천시 창구동 1-1 |
배경 지역 | 환벽정 - 경상북도 영천시 신녕면 화성리 525 |
발행지 | 영천문화원 - 경상북도 영천시 창구동1 |
성격 | 한시문집 |
[정의]
영천의 역사와 문화를 상징하는 건물인 조양각(朝陽閣)과 관련된 시문을 모아 번역한 시문집
[개설]
서세루(瑞世樓)라고 불리기도 하는 조양각(朝陽閣)은 1368년(고려 공민왕 17) 당시 영천부사였던 이용(李容)에 의하여 창건되었으며, 창건 당시의 이름은 명원루(明遠樓)였다. 그러나 원래 있던 건물은 임진왜란 때 불타버렸으며, 현재의 건물은 1637년(인조 15) 군수 한덕급(韓德及)이 중창한 이래 여러 차례 중수를 거친 것이다.
조양각은 진주의 촉석루, 밀양의 영남루와 함께 영남의 삼루(三樓)로 불리기도 할 정도로 규모가 크고 경관이 빼어났으므로, 예로부터 수많은 시인묵객들이 이곳을 찾아와 시문을 남겼다.
현재 조양각에는 이 건물과 관련된 시문을 새긴 현액이 무려 70여 점이나 걸려 있는데, 『조양각시문집』은 바로 이 조양각에 걸려 있는 시문들과 문헌에 기록된 조양각 관련 시문들을 함께 모아 번역한 것이다.
『조양각시문집』은 1983년에 영천시가 처음 간행했으며, 2004년 영천문화원 사무국장 전민욱이 지역 한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수정, 보완하여 영천문화원의 향토문화총서 제1권으로 다시 간행하였다.
초간본에는 조양각과 관련된 시문만 수록하였으나, 이 보완본에는 옛 신녕현(新寧縣) 지역의 대표적 정자인 환벽정(環碧亭) 관련 시문들을 부록으로 첨부하였다. 비슷한 내용이 담긴 책을 다시 간행하게 된 것은 초간본이 대부분 사라진데다, 퇴락해가고 있던 조양각과 환벽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제고하고 보수(補修)를 촉구하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하의 내용은 다시 간행된 보완본을 중심으로 하여 서술하기로 한다.
[구성]
영천문화원장 김종대(金鍾大)의 발간사·목차·조양각의 유래를 수록한 뒤에, 조양각 관련 시문들을 창작 연대순서대로 작자 소개와 함께 시문의 원문과 번역문을 수록했으며, 부록으로 환벽정 관련 시문들을 같은 방식으로 수록하였다.
조양각 관련 시문들은 다시 시(詩)와 영천조양각사우계제명도(永川朝陽閣四友契題名圖)·기문(記文)·상량문(上梁文)의 순서로 구분하여 수록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맨 마지막에 전민욱이 쓴 편집후기가 첨부되어 있다.
[내용]
『조양각시문집』의 중심을 이루는 것은 정몽주(鄭夢周) 등 112명이 쓴 120여 편의 한시와 서거정의 「명원루기(明遠樓記)」와 6편의 중수기(重修記), 2편의 상량문이다. 조양각에서 시문을 남긴 인물들 가운데는 정몽주·유방선(柳方善)·서거정(徐居正)·김종직(金宗直)·조위(曺偉)·이현보(李賢輔)·이행(李荇)·이이(李珥)·박인로(朴仁老)·이안눌(李安訥)·남공철(南公轍)·조긍섭(曺兢燮) 등 우리나라 문학사와 정신사에서 큰 위상을 차지하는 기라성 같은 인물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부록으로 첨부된 환벽정 관련 시문에는 서거정 등 37명의 한시와 송준길(宋浚吉)이 쓴 「환벽정기(環碧亭記)」가 수록되어 있는데, 환벽정에서 시문을 남긴 인물 가운데서도 서거정·이언적(李彦迪)·이황(李滉)·김상용(金尙容)·홍익한(洪翼漢)·남구만(南九萬)·송준길 등의 저명인사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 많은 시문들 가운데 영천의 한시문학을 대표하는 상징적 작품인 정몽주의 「제명원루(題明遠樓)」를 소개한다.
제명원루(題明遠樓)
청계석벽포주회(淸溪石壁抱州回) 맑은 시내 돌벼랑은 고을을 안고 도는데
갱기신루안활개(更起新樓眼豁開) 다시금 새 누각 이룩하니 눈이 활짝 트이네.
남묘황운지세숙(南畝黃雲知歲熟) 남쪽이랑 누른 벼는 풍년이 왔음을 알리고
서산상기각조래(西山爽氣覺朝來) 서산의 서늘한 기운에 아침이 되었음을 깨닫네.
풍류태수이천석(風流太守二千石) 풍류 즐기는 태수는 녹봉이 이천석인데
해후고인삼백배(邂逅故人三百杯) 옛 벗을 우연히 만났으니 술이 삼백 잔이라.
직욕야심취옥적(直欲夜深吹玉笛) 곧바로 밤이 깊어 옥피리를 불면서
고반명월공배회(高攀明月共徘徊) 밝은 달 높이 휘어잡아 함께 배회하고자 하네.
[특징]
누정시(樓亭詩)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기는 하지만 『조양각시문집』에 수록된 한시들은 형식적으로 볼 때 근체시가 중심이 되어 있고, 앞 시대에 지은 작품을 차운(次韻)한 시가 유난히 많다.
특히 조양각 관련 한시의 경우에는 정몽주의 「제명원루」에 차운한 시들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환벽정 관련 시문들의 경우에는 이황의 작품에 차운한 시들이 다수이다.
정몽주와 이황이 차지하는 역사적 위상을 고려해 본다면, 이와 같은 현상은 아주 자연스런 결과일 것이다. 첨언하고 싶은 것은 조양각이나 환벽정처럼 엄청나게 많은 시인들의 작품이 아직도 현액으로 걸려 있고, 그 시인들의 전반적 지명도가 이토록 높은 경우는 전국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것은 곧 조양각이 차지하는 역사적 위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점에서도 조양각은 영천의 드높았던 문화 수준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상징적 건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의의와 평가]
『조양각시문집』은 조양각에 아직도 걸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이 그 내용을 알 수 없었던 시문들을 번역하여 대중화했다는 점에서 일차적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아울러 이 책에 수록된 시문들은 조양각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대단히 소중한 자료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누정시를 연구하는데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