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1021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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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칭/별칭 | 밭 매는 소리,사디 소리,흥글 소리,검질 매는 소리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문화유산/무형 유산 |
유형 | 작품/민요와 무가 |
지역 | 경상북도 영천시 |
집필자 | 박영식 |
채록 시기/일시 | 1990년대 초 - 「밭 매는 노래」 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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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사항 시기/일시 | 1996년 - 「밭 매는 노래」 영천시에서 발행한 『영천의 민요』에 수록 |
채록지 | 「밭 매는 노래」 - 경상북도 영천시 화산면 효정리 |
가창권역 | 「밭 매는 노래」 - 경상북도 영천시 화산면 |
성격 | 민요|노동요 |
기능 구분 | 농업 노동요 |
형식 구분 | 독창 |
가창자/시연자 | 김병록 |
[정의]
경상북도 영천시 화산면에서 부녀자들이 밭에 김을 매면서 부르는 노동요.
[개설]
「밭 매는 노래」는 콩·팥·조·목화 따위를 심어놓은 밭에서 김을 매면서 부르는 노래이다. 강원도에서는 ‘사디 소리’, 전라도에서는 ‘흥글 소리’, 제주도에서는 ‘검질 매는 소리’라고도 한다. 「밭 매는 노래」를 부르는 곡조는 대개 지역적 특성을 띠고 있다.
강원도에서는 아라리나 메나리조로 부르는 지역이 많고, 오독떼기나 진양가로 부르는 곳도 있다. 전라북도 무주·진안·장수 등 동부 산간 지역에서는 메나리조로 부른다. 또 전라남도에서는 육자배기 가락으로 부르는 지역도 있고, 일정한 곡조 없이 자유리듬으로 읊조리며 흥얼거리는 곳도 많다.
예부터 논에서 김을 매는 일은 주로 남성들의 몫이었고, 밭에서 김을 매는 것은 대개 여성들의 몫이었다. 밭을 매는 일은 늦은 봄부터 가을까지 농촌의 밭농사를 위해서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한번에 큰 힘이 드는 일은 아니지만, 햇볕이 내리쬐는 날씨에 쪼그리고 앉은 자세로 종일토록 넓은 밭을 매는 일은 인내력을 요하는 고된 작업이다. 「밭 매는 노래」는 지겹고 고통스러운 밭일을 하면서 자연스러운 감정을 표출한 노래라고 할 수 있다.
[채록/수집 상황]
1996년 영천시에서 발행한 『영천의 민요』에 실려 있는데, 이는 MBC 라디오 ‘좋은 아침 좋은 가락’ 방송 프로를 위해 1990년대 초반에 경상북도 영천시 화산면으로 현지 조사를 나가 주민 김병록에게서 채록한 것이다.
[구성 및 형식]
「밭 매는 노래」는 주로 여성들이 맡아 하므로 여성 노동요로 분류할 수 있다. 사설의 내용은 주로 밭 매는 일의 고통과 애환이다. 이 노래는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으나, 특히 여성들이 노동을 많이 했던 영호남지방과 제주도 지방에서 널리 불려졌다. 밭 매는 작업은 한두 명이 하는 경우도 있고, 여러 명이 함께 하는 경우도 있으며, 여성들만 하는 곳도 있고, 남녀가 함께 하는 곳도 있다.
영천시 화산면에서는 여성 혼자 독창으로 밭 매는 일의 고통과 시집살이의 애환을 노래하고 있다.
[내용]
돌겉이도 지슨밭을 / 불겉이도 덥은날이 / 미겉이도 지슨밭을 / 돌겉이도 여문밭을 / 한골매고 두골매고 / 삼심골로 매고나니 / 땅이라 너라다보니 / 먹물로 품은듯이 / 하늘이라 치다보니 / 빌이총총 나였구나 / 행주치마 털쳐입고 / 집이라고 돌아오니 / 시어마님 하신말씀 / 아가아가 며늘아가 / 무슨일로 그렇기 늦게했느냐 / 친정어머님 죽었다고 부고왔다 / 그렇거러 말씀하니 / 마음이 등락하여 / 친정으로 향을해여 / 한고개라 넘어가니 / 상도꾼이 행상소리 길길라네 / 아이고답답 울엄마요 / 살아생전 몬본얼굴 / 후세상따나 볼라했디 / 하마 행상길이 가는군요 / 서른들이 행상꾼요 / 잠시조금 머물로주소 / 우리엄마 얼굴신체따나 한번봅시다 / 어이구어이구 울어매 / 들은채도 아니하고 / 상도꾼이 황천길로 가는구나 / 친정에라 들어와여 / 친정올케 하신말씀 / 시누이가 어제아래 와였시면 / 엄마신체라도 볼건데 / 무슨일리 그리많아 / 지금에라 왔느냐하니 / 형님형님 그말마소 / 시집살이 사다보니 / 귀어덥어 삼년살고 / 눈어덥어 삼년살고 / 말못히 삼년살고 / 석삼년을 시집살고 / 저물도록 밭을매고 집에오니 / 어덥가 어머님이 하신말씀을 듣고 / 왔읍니다 하니 / 동상말이 그렇거든 / 배고푸니 밥이나 요기하라카매 / 삼년묵은 보리밭을 / 식기굽에 발러주고 / 삼년묵은 등개장을 / 종지에다 발러주니 / 어안이 하도막혀 / 개야개야 껌둥개야 / 내안묵은것 너나많이 먹어라 / 개를불러 밥을주고 / 하도하도 서러워서 / 형님형님 울형님아 / 너무나도 무정쿠나 / 쌀한접시 찾었시면 / 구정물이 남았신들 / 자테있는 니소주지 / 먼데있는 내소주나 / 누룽지가 남아진들 / 자테있는 니개주지 / 먼데있는 내개주나 / 그렇거러 사탐하미 / 호천한것 통곡하니 / 어느누가 이내심정 알어주리 / 그렇거러 집으로 돌아오니 / 시어마님 하신말씀 / 어제아래 아니오고 / 저김을 누가매노 / 저밭을 누가 맬꼬하니 / 어마님요 지가 하옴시더하매 / 행주치마 털쳐입고 / 흥당호미 손에들고 / 밭에가 엎드렸으니 / 눈물은 비가되여 / 서산에 오는비를 / 부슬부슬 뿌려주고 / 한숨은 바람되어 / 오초동남 부는바람 / 쓸쓸히도 희롱하소.
[의의와 평가]
주로 여성들이 많이 부른 「밭 매는 노래」에는 남성 우위의 사회구조 속에서 여성이기에 겪어야 했던 부조리한 삶의 질곡을 노래하거나, 가족 간의 갈등에서 희생당해야 했던 여성의 한을 표출한 노래가 많다.
밭 매는 소리와 같은 노래를 통하여 특히 여성들은 부당한 현실에 항거하고 풍자함으로써 스스로 구원받는 길을 모색했다. 가슴에 서리고 맺힌 한을 노래로 토로하고 표출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평정을 얻을 수 있었으니, 「밭 매는 노래」는 대표적인 여성 구원의 음악이요 문학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