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102013 |
---|---|
한자 | 名節飮食 |
이칭/별칭 | 세시 음식,절기 음식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상북도 영천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은정 |
[정의]
경상북도 영천시에서 명절에 즐겨 먹는 음식.
[개설]
명절 음식은 세시 음식(歲時飮食), 절기 음식(節氣飮食)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해마다 돌아오는 각 절기마다 즐겨 먹었던 음식을 말한다. 과거 농업을 기반으로 하던 사회에서는 각 절기가 의미 있었지만, 오늘날과 같은 산업 사회에서는 농사력(農事曆)을 바탕으로 하는 절기의 문화적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많은 절기 가운데 설과 추석을 공휴일로 지정함에 따라 명절의 의미와 풍속은 두 절기에 집중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명절 음식도 오늘날에는 설과 추석을 중심으로 생산, 소비되고 있으나 그마저도 상품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영천시에서 생산, 소비되는 명절 음식이 있는 절기는 설과 정월 대보름, 추석, 동지 정도에 해당한다.
[내용]
1. 설 음식
음력 정월에 해당하는 설과 정월 대보름은 가정과 공동체의 안녕과 풍작을 기원하는 축원적 의미를 담고 있는 절기이다. 설은 음력 1월 1일로서 새해의 시작인 날이기 때문에 돌아가신 조상과 살아 있는 조상에게 인사를 드리는데, 명절 음식으로 떡국과 강정[엿콩]이 있다.
떡국의 경우에 떡국 떡은 쌀을 불려 떡방앗간에 갖다 주면 가래떡으로 뽑아 오고, 그것을 썰어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설날 새벽에 일어나서 집안 어르신께 먼저 떡국 대접을 차려 놓고 세배를 한다.
영천시 성내동 이세희[남, 69세] 씨에 따르면, 떡국을 끓이고 나서 고명으로는 간장 간이 되어 있는 다진 소고기, 계란은 흰자와 노른자를 구분해 따로 구워서 채 썬 것, 그리고 김가루를 올린다고 한다. 떡국 고명은 넉넉히 준비해 두는데, 그 이유는 친척들이 세배하러 오실 때마다 떡국을 꼭 대접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세희 씨 댁에서는 설 차례상에는 떡국을 올리지 않고 ‘밥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화산면 당지리 김태훈[남, 39세] 씨 댁에서는 떡국제사를 지낸다고 하는 것으로 봐서 집안마다 선택적으로 떡국이나 밥을 올리는 것을 알 수 있다.
영천 지역의 설 명절 음식인 강정[엿콩]은 쌀·찐쌀·참깨·들깨·검은콩·땅콩으로 만드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그러나 점차 종류와 양을 적게 하는 추세임을 부인할 수는 없고, 최근에는 가정에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상품으로 판매하는 강정을 구매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2. 정월 대보름 음식
영천 지역 정월 대보름의 대표적인 명절 음식은 오곡밥과 나물이라고 할 수 있다. 영천 지역에서는 보름 전날 찹쌀·서숙·콩·기장·팥·멥쌀·밤·대추 등 온갖 잡곡을 준비하여, 보름날 아침 일찍 오곡밥을 짓는다. 정월 대보름날 오곡밥을 일찍 먹어야 한 해 농사를 일찍 짓는다는 믿음이 있다. 오곡밥과 함께 취나물·고사리·미역취·삼베나물·개취 등 온갖 나물을 준비하여 오곡밥과 함께 먹었다. 오늘날로 따지자면 최고의 웰빙 영양식이라 할 수 있다.
영천시 성내동 이세희[남, 69] 씨 댁에서는 정월 대보름에는 가자미에다가 무와 파, 갖은 고춧가루 양념을 넣은 가자미찌개[가자미 찌진 것]를 꼭 먹는다고 한다. 이 외에도 정월 대보름에는 한 해 동안 좋은 소식만 들으라는 의미에서 귀밝이술을 마시는 풍속이 남아 있다.
3. 추석 음식
추석은 수확한 곡식을 조상에게 바치는 농경의례로서, 그해 수확한 쌀로 송편을 빚고 온갖 과일을 장만하여 조상을 위하는 차례를 지낸다. 추석에는 햇곡과 햇과일이 나오지만, 쌀은 햅쌀이 나지 않을 때도 있어서 이때에는 묵은 쌀을 쓰기도 했다.
송편은 떡의 한 종류로서 멥쌀가루를 반죽하고 그 안에 소를 넣어 쪄 내는 추석 명절 음식이다. 영천 지역에서는 송편 안에 팥·콩·깨와 같은 소를 넣었고, 송편 색깔을 내기 위해서 멥쌀가루에 쑥을 넣어 만들어 내기도 했다. 송편 모양은 각 지역마다 다양한데, 영천에서는 왼손은 약간 오므린 상태로 그 위에 빚은 떡을 올려 주먹 쥐듯이 감싸면서 오른손 검지로 떡을 눌러서 만들었다.
4. 동지 음식
동지는 반드시 음력 11월에 들어서 음력 11월을 동짓달이라 불렀다. 또한 동지를 작은설로 부르며 크게 축하했다. 설날 떡국을 먹으면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것처럼, 동짓날 팥죽을 먹으면 한 살 더 먹는다고 하였다. 동지 때에는 팥죽을 끓여 먹는데, 새알을 넣어 끓인다.
과거에는 동지도 큰 명절이었지만 요즘은 팥죽을 끓여 먹는 집안 풍경도 자취를 감추어가고 있다. 팥죽은 붉은 색이라서 액운을 물리칠 수 있는 기운이 담긴 음식이라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