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전기에 활동한 경상북도 영천 지역 출신의 충신.

[개설]

영일 정씨(迎日 鄭氏)는 고려 한림학사(翰林學士)이며 추밀원지주사(樞密院知奏事) 정습명(鄭襲明)을 시조로 하고 있다. 문과 급제 후 봉익대부행전공판서(奉翊大夫行典工判書)인 정인언(鄭仁彦)과 그의 아들 가선대부(嘉善大夫) 공조판서(工曹判書) 정광후(鄭光厚) 때부터 영천 전촌(錢村)에 옮겨 살았다.

[가계]

정수번(鄭守藩)의 자는 정보(貞甫)이다. 고조는 찰방(察訪) 정이휘(鄭以揮), 증조는 정차근(鄭次謹), 조부는 창릉참봉(昌陵參奉) 정윤량(鄭允良)이다. 아버지는 병조판서에 추증되고 강의(剛義)라는 시호를 받은 정세아(鄭世雅)이며, 어머니는 일직 손씨(一直 孫氏)로 현감(縣監) 손치운(孫致雲)의 딸이다.

부인은 하성 조씨(夏城 曺氏)로 생원(生員) 조희익(曺希益)의 딸이다. 슬하에 3남 1녀를 두니 아들은 정호의(鄭好義)와 정호례(鄭好禮), 정호신(鄭好信)이며 사위는 영천인(永川人) 이철견(李鐵堅)이다.

[활동 사항]

정수번은 1580년(선조 13)에 태어났다. 임진왜란이 일어나 아버지와 형들이 의병으로 출전하자 가족을 데리고 기룡산(騎龍山)으로 피신하였다.

무과에 급제한 후 1605년(선조 38) 감포만호(甘浦萬戶), 재포만호를 거쳐 무의만호에 제수되었으나 아버지 병환으로 인해 사양하고 돌아왔다. 후에 충좌위후부장(忠佐衛後部將)과 용양위부사과(龍驤衛副司果)를 거쳐 부호군(副護軍)에 올라 신무기를 만들고, 신병법을 보급하여 연마하게 하니 왕이 크게 기뻐하여 내금위장(內禁衛將)으로 발탁하였다.

후일 순찰사(巡察使)가 되어 전국 병영을 사열하였으나, 순시 중 질병으로 1621년(광해군 13) 4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묘소]

정수번의 묘소는 영천시 자양면 성곡리 하천(夏泉)에 있으며, 전삼성(全三省)이 찬(撰)한 묘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