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8401309 |
---|---|
한자 | 薛公瓚傳 |
영어공식명칭 | Seolgongchanjeon |
이칭/별칭 | 「설공찬환혼전(薛公瓚還魂傳)」,「설공찬이」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경상북도 성주군 |
시대 | 조선/조선 전기 |
집필자 | 최은주 |
[정의]
성주 출신 이문건의 『묵재일기』에 수록, 최초로 발견된 조선 전기 채수가 지은 고소설.
[개설]
묵재(默齋) 이문건(李文楗)[1494~1567]의 『묵재일기(默齋日記)』 제3책의 뒷장에 「설공찬전(薛公瓚傳)」 국문본의 일부가 전한다. 「설공찬전」은 1508년(중종 3)에서 1511년(중종 6) 사이에 나재(懶齋) 채수(蔡壽)[1449~1515]가 지은 고전 소설이다. 본래 채수가 지은 것은 한문 소설이었으나, 1511년에 왕명으로 수거되어 불태워진 후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문본은 전하지 않고 국문본은 후반부가 낙질된 채 13쪽 분량만 전한다.
[구성]
윤회화복(輪廻禍福)에 대한 이야기로, 설공찬이 죽어서 저승에 갔다가 그 혼이 다시 이승으로 돌아와 남의 몸에서 수개월 동안 머물면서 저승에서 들은 이야기를 전해 준다는 내용이다.
[내용]
순창에 살던 설충란에게는 남매가 있었는데, 딸은 시집가서 바로 죽고 아들 설공찬도 장가들기 전에 병으로 죽는다. 설공찬 누나의 혼령은 설충란의 동생인 설충수의 아들 설공침에게 들어가 병들게 만든다. 설충수가 방술사 김석산을 부르자, 혼령은 설공찬을 데려오겠다며 물러가고, 곧 설공찬의 혼령이 설공침에게 들어가 왕래하기 시작한다. 이에 설충수가 다시 김석산을 부르자 설공찬은 설공침을 극도로 괴롭게 하고, 설충수가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빌자 설공침의 모습을 회복시켜 준다.
이어서 설공찬은 저승 소식을 전해 주는데, 설공찬에 따르면 저승의 위치는 바닷가이고 이름은 단월국이며 임금의 이름은 비사문천왕이다. 저승에서는 심판할 때 책을 살펴 하는데, 설공찬은 저승에 먼저 와 있던 증조할아버지 설위의 덕으로 풀려났다. 이승에서 선하게 산 사람은 저승에서도 잘 지내나, 악한 사람은 고생을 하거나 지옥으로 떨어진다. 이승에서 왕이었더라도 반역을 하여 집권하였다면 지옥에 떨어지며, 간언하다가 죽은 충신은 저승에서 높은 벼슬을 하고, 여성도 글만 할 줄 알면 관직을 맡을 수 있다는 등의 이야기를 전해 준다.
[특징]
이문건의 『묵재일기』에 「셜공찬이」라는 제목으로 필사되어 있다. 조선조 최대의 필화 사건을 일으킨 작품으로 『중종실록(中宗實錄)』 6년조 기사에 그 사건의 전말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채수가 당시 공개적으로는 표현할 수 없던 중종반정(中宗反正) 사건에 대한 옳고 그름의 판단을 저승의 일을 빌려 우의적으로 형상화하였다. 그러나 백성을 미혹하는 이런 이야기 구성과 내용은 당대의 주류적 현실, 즉 유가적 이념이 공고화되어 가는 현실과의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당시 금서(禁書)로 지정되어 불살라졌던 것이다. 또한 당시 이 필화 사건은 유가적 의식이 철저하지 않은 사림을 공격함으로써, 밖으로는 작품을 유통시키고 있는 불미한 사회의 풍조에 경종을 울리고, 안으로는 사림 내부의 의식화를 고양시키려 한 것으로 파악하기도 한다.
[의의와 평가]
저승의 삶을 묘사함으로써 윤회화복을 주장하고, 부당한 왕권을 비판하는 등 거침없는 필력을 보여 주는 소설이다. 여타 전기(傳奇) 소설이나 설화와는 달리 주인공이 살아나지도, 그 일을 꿈속의 일로 돌리지도 않으며, 다만 주인공의 영혼이 잠시 지상에 나와 자신의 경험을 진술한다는 점에서 매우 개성적인 면모를 보인다. 또한 순창이라는 실제 지명을 배경 공간으로 삼고 순창을 관향으로 하는 설씨 집안을 등장시켰다. 등장인물도 실존 인물과 허구의 인물을 교묘히 배합해 설정하는 한편,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친숙한 원귀 관념 및 무속에서의 신의 계시를 전하는 공수 현상 등을 활용하여 대중의 인기를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