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후기 성주 출신의 문신.

[가계]

본관은 벽진(碧珍). 자는 자릉(子陵), 호는 징어당(懲魚堂). 고려 때 벽진장군(碧珍將軍) 이총언(李悤言)이 선조이다. 조선조에 들어와 이약동(李約東)은 학행이 뛰어나고 청백한 절의가 있어 선비들의 영수가 되었다. 또한 이소원(李紹元)은 문과에 급제하여 좌랑을 지냈다. 증조할아버지는 이석명(李碩明)으로 군수를 지냈고, 할아버지는 이민선(李敏善)으로 현령을 지냈다. 모두 참판에 추증되었다. 아버지는 관찰사를 지낸 이상일(李尙逸)이고, 어머니는 고성 이씨(固城李氏)로 사과(司果)를 지낸 이의(李檥) 딸이다.

[활동 사항]

이파(李坡)[1631~1708]는 약관의 나이에 사마시에 합격한 후 1665년(현종 6) 금부도사(禁府都事)를 거쳐 사헌부 감찰이 되었으나, 부모가 연로함에 봉양해야 한다는 이유로 송라찰방을 맡았다가 얼마 되지 않아 벼슬을 버리고 귀향했다. 1671년에 다시 금오랑(金吾郞)[의금부도사의 별칭]이 되었고 창녕현감에 부임하였다. 이때 흉년이 들었는데 정성을 다해 구휼한 덕에 굶어 죽은 백성이 없었다. 1680년 사헌부 감찰에 제수되었다. 1686년(숙종 12) 여산군수에 부임하였다. 이후 사직하고 성주(星州)로 돌아왔으나 1694년 조정에서 다시 순창 군수에 임명함으로써 3년 동안 직무를 맡았다. 이후 고향으로 돌아와 산림에서 지내다가 1708년에 세상을 떠났다.

관직에 올라서는, 송사가 일어났을 때 처결을 막힘없이 말끔하게 처리하고, 민간의 효자에게 봉양에 필요한 물품을 주었다. 또한 성리학에 조예가 깊었는데, 시간만 나면 주희(朱熹)의 글을 읽었다. 필법에도 뛰어났으며, 그중 초서(草書)에 능하였으나 아무에게나 써 주지 않았다. 만년에는 고향에 작은 집을 지어 ‘징어(懲魚)’라고 편액을 걸고 지냈는데, 징어는 물고기가 낚싯밥을 탐하는 데 대한 경계에서 가져다 쓴 것이다.

[묘소]

묘소는 경상북도 선산(善山) 선영에서 1717년 경상북도 성주군 소야면 기족리로 이장하였다는 기록이 있는데, 지금의 고령군 성산면 기족리이다. 부부 합장 묘로, 한수재(寒水齋) 권상하(權尙夏)가 묘갈명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