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7009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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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父母- |
영어음역 | Bumo Deullin Ttal Myeoneuri |
영어의미역 | Daughter Possessed by the Spirit of Her Parent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용담동 |
집필자 | 현승환 |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에서 영혼 들림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내용]
「부모 들린 딸 며느리」는 구연자들이 실제 경험한 일이 민담으로 정착한 이야기이다. 이러한 이야기는 민담이긴 하지만 문예성이 적은 세속담이라고 할 만한데, 신이하고 괴이한 이야기들이 주류를 이룬다.
[채록/수집상황]
「부모 들린 딸 며느리」 이야기 중 ‘어머니의 영혼이 들린 며느리’ 일화는 1968년 3월 제주시 용담2동에 사는 김창하(남, 65세)가 구연하였고, ‘아버지의 영혼이 들린 딸’ 일화는 제주시 용담2동에 사는 김모 씨(남, 30세)가 구연한 것을 채록하여 1996년에 출판한 『제주도 민담』에 실었다.
[내용]
우리(구연자 김창하) 처가 쪽 일가의 일이다. 시어머니는 이미 죽은 지 오래이고, 며느리가 있었는데, 이 며느리가 아파서 약을 써도 낫지가 않았다. 어느 날 며느리가 몸이 아프다며 누워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더니 시어머니 목소리로, “내 몸뚱이에 나무뿌리가 얽어져 몸이 아파 못 살겠으니 묘를 옮겨 주어라.” 하였다. 식구들이 “그렇게 해드릴 터이니 고이 가십시오.” 하니까 며느리가 곧 드러누워 잠이 들었다.
이윽고 며느리가 잠에서 깨어나자 “일찍 무슨 말을 했는가?” 하고 식구들이 물어 보았으나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시어머니 영혼이 며느리에게 들려서 말한 것이 분명하다고 믿게 된 식구들이 정시, 곧 지관(地官)을 청하여 구산을 하고 이묘를 하며 보니, 과연 시체에 나무뿌리가 마구 얽혀 있었다. 이묘를 하자, 며느리의 병은 씻은 듯이 나았다.
제보자(구연자 김모 씨)가 고등학교에 다니던 때였는데, 어느 날 여동생이 갑자기 열이 나서 누웠다가 일어나더니 아버지 목소리로 어머니를 마구 불러댔다. 그러고는 어머니가 달려오자, “내가 돈 못 벌어 재산도 모으지 못하고, 저 아들놈은 대학지 시켜 성공게 허여사 건디, 이거 어떵민 뒐 건고?” 하는 것이 아닌가.
어머니가 아버지를 위로하듯, “내 어떻게 던지 대학지 공부시킬 테니 염려 말앙 어서 갑서. 남도 부끄럽지 아니우까? 이거 무슨 일이우까? 걱정 말앙 어서 갑서.” 하였다. 그 말에 누이동생이 “그러면 술이나 잔 주민 먹엉 가겠다.” 한다.
어머니가 곧 술을 가지고 와서 한 컵 부어 누이동생에게 주니, 술 한 모금 먹지 못하는 누이동생이 술을 벌컥벌컥 먹고는 드러누워 잠들고 말았다. 한잠 자고 일어난 누이동생은 아픈 것이 다 나았는데, 자기가 한 일은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모티프 분석]
예부터 제주 지역에는 죽은 사람의 영혼이 근친인 여자에게 들려서 소원이나 심회를 말했다는 일화들이 민담의 형태를 띠고 많이 전해 내려온다. ‘넋들임’이라고도 하는 이러한 빙의 현상은 주로 여자에게 나타나며, 여자에게 남자 영혼이 들리면 비록 여자일지라도 남자 영혼으로 인격 전환이 이루어지는데, 몸속에 들어온 영혼이 떠나는 순간 그 동안의 일을 조금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