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7113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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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음역 | San Dochaebi |
영어의미역 | Mountain Elf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
집필자 | 현길언 |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에서 잘 섬기면 복을 받고 잘못 모시면 화를 당하게 된다는 도채비 귀신 이야기.
[개설]
도채비[도깨비]와 관련한 이야기들은 제주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형태로 전해 온다. 육지의 도깨비와 달리 제주의 도채비들은 잘 모시면 복을 받지만 조금이라도 잘못 모시면 하루아침에 집안을 망하게 한다. 이 때문에 많은 집안에서 도채비를 가신으로 모시고 제를 올리기도 했다고 한다.
[채록/수집상황]
1979년 4월 구좌읍 한동리에 사는 안용인(남, 74세)이 구연한 것을 현용준과 김영돈이 채록하여, 1980년에 출판한 『한국구비문학대계』9-1(제주도 북제주군편)에 수록하였다.
[내용]
옛날 어등개[괴위리]에 살던 어부가 고기가 안 잡혀 살기가 힘이 들자 도채비를 모실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도채비를 모시되 그리 오래 모실 것은 못 된다 하고는, 한 밑천 거두어들이기만 하면 쫓아내기로 마음먹었다. 어느 날 밤, 어부는 동네에서 도채비가 잘 나타나는 곳에 가서 언약을 하였다.
"영감, 영감이 나를 재수 좋게 해주면 수수범벅 해주지." 하고 수수범벅을 올리고 돌아왔다. 그랬더니 의외로 고기가 많이 잡혔다. 그 후로 항상 수수범벅을 만들어서 올려서 큰 부자가 되었다.
어부는 '이제는 도채비 힘을 빌 필요가 없다.' 하고는 수수범벅을 올리지 않았다. 그랬더니 얼마 후 꿈에 도채비가 나타났다. “나는 너를 도와줬는데, 수수범벅 해준다고 약속해 놓고 왜 아니 하여 오느나?”
어부는 이제 요 도채비를 딱 끊어 놓아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튿날 아침, 버드나무 막대기를 들고 도채비가 산다는 언덕으로 가서는, "이놈, 너 왜 간밤에 우리 집에 갔다 왔느냐 ! 다시 출입을 하다간 살려 두지 않을 테다." 하면서 버드나무 막대기로 언덕을 여기저기 막 후려 갈겼다. 그러고는 "이놈 똥이나 먹어라." 하면서 똥을 누어 놓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벌써 집 네 귀에서 불이 벌겋게 타오르고 있었다. 도채비가 붙여 놓은 것이었다.
[모티프 분석]
「산도채비」는 도채비를 섬기면서 얻은 복과 잘못 섬겨서 당한 화를 주 내용으로 한다. 이야기에서 도채비는 뱀신의 변종처럼 잘 섬기면 복을 내려 주지만, 조금이라도 섬기는 일을 소홀히 하면 큰 화를 당한다. 가난할 때는 부자가 되도록 도와주는 도깨비를 잘 모시다가, 부자가 된 후에는 도깨비를 떼어 낼 궁리를 하는 어부의 모습은 보통 사람들의 얄팍한 심사와 다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