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7024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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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先生 |
영어음역 | Ttokki Seonsaeng |
영어의미역 | Master Rabbit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
집필자 | 현승환 |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에서 전해 내려오는 초자연적 힘을 가진 사람 이야기.
[개설]
「토끼선생」은 천기에 통달하여 세상일을 손바닥 보듯 했다는 사람의 이야기로 민담의 본격담에 속하는 이야기이다. 본격담은 초자연적인 인물이 초자연적인 힘을 사용하여 어려운 일을 해결한다는 이야기로, 우스개이야기인 소화의 과장담과 구별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채록/수집상황]
1959년 10월 제주시 삼도2동에 사는 김호준(남, 30세)이 구연한 것을 현용준이 채록하여 1996년 출판한 『제주도 민담』에 실었다.
[내용]
옛날 어느 곳에 하늘에서 내려와 사람의 몸으로 다시 태어난 이가 있었다. 자라면서 천하의 이치에 통달하였으나 얼굴이 토끼와 비슷하여 사람들이 토끼선생이라 불렀다. 토끼선생이 어렸을 때 어머니가 죽자 아버지는 의붓어머니를 들였는데, 이 의붓어머니는 토끼선생을 몹시 미워하여 죽이려고 갖은 계략을 다 부렸다.
어느 날 아버지는 토끼선생의 행동이 이상하여 팽나무 아래에 숨어서 아들을 몰래 보고 있었다. 그런데 어떤 백발노인이 아들 앞에 와서 절을 공손히 하더니, 이 마을 아무개 아들이 오늘로 명이 다 되어 잡아먹으려고 한다면서 승낙을 받으러 왔다고 하였다. 아버지는 깜짝 놀라 토끼선생한테 달려갔다. 그 아무개는 아버지와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였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토끼선생에게 친구의 아들을 살려 달라고 간청했다.
토끼선생은 송아지를 먼 밭에 매어 놓은 다음, 주문(呪文)을 한 장 써서 하인에게 주면서, “아무개(죽을 아이)네 울타리 밑에 가서 세 번만 읽고 와라.”고 말하였다. 하인은 명령대로 주문을 세 번 읽었는데, 그 주문의 힘으로 아버지 친구 아들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그 일 이후 아버지는 토끼선생이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더욱 극진히 사랑했으나, 의붓어머니는 이마저도 시기하여 더욱 토끼선생을 미워하며 밥과 반찬에까지 독약을 넣어 죽이려 하였다.
어느 해 가뭄이 심하게 들자 토끼선생이 농부들에게 콩농사 짓는 법을 가르쳐 주는데, 비도 안 내리는데 콩농사를 짓는다고 하늘의 나쁜 용이 비웃었다. 토끼선생은 하늘의 나쁜 용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는 옥황상제의 마음을 읽고는, 나쁜 용을 징치하고 비가 오게 하였다.
걱정이 사라진 옥황상제는 토끼선생을 하늘로 불러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들어 줄 테니 소원을 말하라고 하였다. 토끼선생은 얼마 전에 죽어서 뱀으로 환생한 의붓어머니를 도와달라고 하였다.
다시 세상으로 내려온 토끼선생은 육갑(六甲)을 짚어 보다 서쪽에서 난리가 날 것 같아 동쪽을 향하여 걸어갔다. 그런데 한 곳에 다다르니 어떤 농부가 밭을 갈면서, “토끼같이 어리석은 놈아, 밭이나 당기거라, 식!” 하고 소를 욕했다.
아무래도 무슨 뜻이 있구나 싶어서 농부에게 그 뜻을 물으니 농부가, “삼 년밖에 명이 없는 놈이 십 년 후의 난리를 피하여 동쪽으로 가니 어리석지 않느냐.” 하고 대답한다. 다시 육갑을 짚어 보니 과연 자기 목숨이 삼 년밖에 남지 않은지라, 토끼선생은 농부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하늘로 올라갔단다.
[모티프 분석]
「토끼선생」은 하늘의 자손이 땅으로 내려와 초자연적인 힘으로 초자연적인 사건을 해결한다는 천강 신화를 모티프로 하고 있다. 천기에 통달하여 옥황상제가 해결하지 못하는 일까지 처리하는 토끼선생도 자신이 죽을 날은 모르는데, 언뜻 평범한 인물로 보이는 농부가 토끼선생이 죽을 날을 안다고 하여 마지막까지 흥미를 자아낸다. 이러한 이야기 구조는 흥미성을 강조하는 본격담의 특징 때문으로, 계모형 설화 모티프가 섞이면서 하늘에서 내려온 토끼선생의 신이함을 도드라져 보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