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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702008
한자 濟州方言
영어음역 Jejubangeon
영어의미역 Jeju Dialects
이칭/별칭 방언,제주어,제주사투리,제주도방언,제주지역어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집필자 강영봉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에서 예부터 고유하게 사용하고 있는 토박이 언어.

[개설]

제주방언은 추자도를 제외한 제주시 전 지역에서 독특하게 사용하는 언어이다. 지역에 따라 ‘방언’, ‘제주어’, ‘제주사투리’, ‘제주도방언’, ‘제주지역어’ 등으로 불리는 제주방언은 9개의 단모음과 20개의 자음 체계를 갖고 있다.

특히 접사가 다양하고 특이한 처격과 여격의 발달, 주체 높임법이 없는 점, 3등급의 상대 높임 체계, 질서 정연한 동작상 등의 문법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많은 중세 어휘의 쓰임과 한자어와 몽골 차용어 등은 제주방언에서만 두드러지는 어휘적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음운 체계]

제주방언은 9개의 단모음과 20개의 자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모음은 ‘아래아()’를 포함하여 ‘ㅣ, ㅔ, ㅐ, ㅡ, ㅓ, ㅏ, ㅜ, ㅗ’ 등 9개의 단모음 체계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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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표 1〉

젊은층에서는 후설모음의 ‘아래아’가 표준어에서와 같이 소실되었기 때문에 ‘ㅗ’에 가깝게 발음하고, 이와 같은 논리에 따라 전설모음의 ‘ㅐ’와 ‘ㅔ’도 구별하지 못해 결국은 전설모음 2, 중설모음 3, 후설모음 2개의 7모음 체계로 변이되었다.

『훈민정음(訓民正音)』 ‘합자해’에서 언급되고 있는 ‘ㅣ’와 ‘ ’가 합한 ‘(쌍아래아)’ 음도 ‘라이(여럿이)’, ‘답(여덟)’ 따위에 남아 있으며, 복모음 ‘ㅚ’는 단모음 [ø]로 발음되지 않고 항상 복모음 [we]로 발음된다.

한편, 자음도 표준어보다 1개가 많은 20개의 자음 체계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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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표 2〉

표에서 보듯, 마지막 후음 계열에 ‘ㅎ’ 외에 후두 유성음 ‘ㅇ[ɦ]’ 하나가 더 있다. 이는 ‘산포도’를 뜻하는 ‘머루’를 ‘머뤼’라고 발음하지 않고 ‘멀위’라고 발음하는 데서 확인할 수 있다.

‘ㅆ’은 초성에서는 쓰이나 종성에서는 쓰이지 않는다. 이는 ‘있다’를 ‘이시다, 싯다, 잇다’ 등으로 말하는 데서 확인할 수 있다.

반치음()’의 흔적은 ‘아시(동생)’·‘새(가위)’·‘구시(구이)’·‘난시(냉이)’ 등의 어휘에서 발견할 수 있고, ‘허위다(허비다)’·‘따울리다(다둘리다, 다불리다)’·‘이다(유울다)’ 등에서는 순경음인 ‘ㅸ’이 확인된다.

이른바 어두 자음군 어휘들은 표준어처럼 된소리로 변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거센소리로 변한다. ‘지다〉꺼지다’, ‘다〉꿰다’, ‘리다〉리다’ 등은 표준어와 같은 변화 양상을 보이지만 다음의 예들은 거센소리로 변하여 표준어와 차이를 보인다.

o〉착(신착 어서졋저=신짝 없어졌다)

o다〉다(웩웩 다=웩웩 짜다)

o다〉털다(박박 털엄저=발발 떨고 있다)

o다〉체다(기여, 나 베 체라=그래, 내 배 째라)

o다〉초다(이디서 불 초라=여기서 불 쪼아라)

[문법적 특징]

1) 접사의 발달

‘갈-(갈중이)’, ‘겁-(겁비)’, ‘난-(난드르)’, ‘돗-(돗자라)’, ‘도-(도나다)’, ‘생이-(생이벨망)’, ‘아끈-(아끈다랑쉬)’, ‘먹-(먹돌)’, ‘땅-(땅개)’ 들은 제주방언의 특징이 드러나는 접두사들이다.

‘갈-’은 대개 “갈물을 들인”이란 뜻으로 쓰이는데, ‘갈물’은 떡갈나무의 잎과 뿌리에서 얻는 물감의 하나로, 실로 만든 낚싯줄이나 옷 따위에 물들여 사용하였다.

‘겁-’은 ‘무서워하는 마음’을 뜻하는 겁(怯)과 관련이 있고, ‘난-’은 ‘나다〔進·出〕’, ‘돗’은 ‘돼지〔豚〕’, ‘도-’는 ‘돌다〔回〕’, ‘똥-’은 ‘똥〔屎〕’, ‘생이-’는 ‘새〔鳥〕’, ‘먹-’은 ‘먹〔墨〕’, ‘땅-’은 ‘땅〔地〕’과 관련이 깊다.

일부의 접두사는 어휘에서 온 것이 확인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가족 관계를 나타내는 어휘와 연결되는 ‘셋-’, ‘말잣(말젯·말짓)-’, ‘다슴(다심)-’ 등이다.

‘셋아방’이 표준어로 ‘둘째 작은아버지’를 가리키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 제주 지역에서 ‘셋-’은 둘째를 뜻하는 접두사로 쓰인다.

또 ‘말잣-(말젯-·말짓-)’은 셋째를 뜻하는 접두사로 쓰인다. 따라서 ‘말잣아방(말젯아방)’은 표준어로 ‘셋째 작은아버지’를 나타낸다.

‘다슴-(다심-)’은 어멍이나 아방 앞에 붙어서 ‘다심어멍’, ‘다심아방’ 등으로 쓰이는데, 이는 표준어로 의붓어머니‘, ’의붓아버지‘를 뜻한다. ’다슴-‘이 붙어서 의부의 관계를 나타내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기(나기, 곱을내기)’, ‘-대기(데기, 손데기)’, ‘-바치(침바치)’, ‘-애다(도왜다)’, ‘-배기(고른배기)’, ‘-암지(목암지)’, ‘-뎅이(끗뎅이, 임뎅이)’, ‘-생이(잎생이)’, ‘-쉬(걱대쉬, 귀막쉬)’ 등은 주요한 접미사들이다.

‘-내기(나기)’가 쓰이는 자리에 ‘-락’이 와서 쓰이기도 한다. ‘곱을내기’와 ‘곱을락’ 모두 숨바꼭질을 뜻하는 제주방언이다. ‘-바치’는 ‘아치·와치’로도 나타난다.

‘-애다’는 ‘없다→없애다’에서 발견되는데, 제주방언에서는 생산적으로 쓰이는 접미사이다. ‘돕다-도왜다’, ‘덜다-덜래다’ 따위가 그것들이다.

‘고른배기’는 서로 힘이 같아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비기거나, 비긴 양쪽 모두를 뜻하는데, 달리 ‘고른베기·골레기·골래기’라고도 한다.

‘-뎅이(-댕이)’는 ‘덩이’라는 명사와 관련이 깊다. ‘-쉬’는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로, 제주어에서는 생산적으로 쓰인다.

2) 2인칭·3인칭 대명사

제주방언에서 쓰이는 2인칭 대명사로서 독특한 예는 ‘이녁·지녁’이며, 3인칭 대명사는 ‘일미·글미·절미’와 ‘야의(야이)·가의(가이)·자의(자이)’가 있다.

‘이녁’을 사전식으로 풀이하면 “듣는 이를 조금 낮추어 이르는” 2인칭 대명사로, 관형사 ‘이’와 쪽이나 방향을 뜻하는 ‘녁’이 합하여 형성된 대명사이다.

마찬가지로 ‘지녁’도 관형사 ‘저’에 해당하는 제주어 ‘지’와 ‘녁’이 결합한 형태이다. “게믄 이녁도 왕 일자(그러면 자네도 와서 일하게).”, “그 사름이 지녁이라(그 사람이 너이냐)?” 등에서 ‘이녁’과 ‘지녁’이 확인된다.

“상 던 사름이 일미주(항상 이야기하던 사람이 이이지).”, “어떵느니게, 글미도 오랜 허라게(어떻겠니, 그이도 오라고 해라).”, “절미신디 번 부탁이나 여 보카(그이한테 한번 부탁이나 해 볼까)?” 등에서 보듯 3인칭으로 쓰이는 ‘일미’, ‘글미’, ‘절미’는 ‘이+ㄹ+미, 그+ㄹ+미, 저+ㄹ+미’로 분석할 수 있다.

‘미’는 어미〔母〕·새미(농악에서, 중으로 꾸미고 춤을 추는 사람)·그미(소설 등에서 ‘그녀’를 멋스럽게 이르는 말)·오무래미(이가 다 빠진 입으로 늘 오물거리는 늙은이를 낮잡아 이르는 말)·중노미(음식점, 여관 따위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남자)라든가, 제주어 소미(쉬운 굿밖에 할 수 없는 정도의 기능이 떨어진 무당)’ 등에 나타나는 ‘미’와 관련이 깊어 보인다.

한편, ‘야의’, ‘가의’, ‘자의’도 각각 이 아이, 그 아이, 저 아이의 줄임말이다.

3) 주격·처격·여격·비교격

주격의 ‘-레’와 처격 ‘-디(듸)·-더레·-터레·-레’, 여격 ‘-안티·-아피·라,·신디’, 비교격 ‘-왕·-광’ 형태가 있다.

“아시레 이 집의 살암서(아우가 이 집에 살고 있는가)?”에서 쓰이는 주격 ‘-레’는 함경도 방언과 그 형태가 같다.

처격 ‘-디(듸)’는 ‘솟〔鼎〕·밧〔田〕·우〔上〕·밋〔低〕·두〔後〕’ 등의 어휘와 연결된다. 이 형태들은 “이제랑 솟디 앚지라(이제는 솥에 앉혀라).”, “밧디 글라(밭에 가자).”, “낭 우티 올라가지 말라(나무 위에 올라가지 말아라).”, 궤 밋디 보라 그디나 털어져시냐(궤 밑에나 보아라, 거기나 떨어졌는지)?“, ”그 두티 가지 말라(그 뒤에 가지 말아라).” 등의 문장에서 확인된다.

처격 ‘-레’는 ‘루〔一日〕·루〔粉〕·화리〔爐〕·시리〔甑〕·찰리〔袋〕’ 등과 연결된다.

여격으로 쓰이는 ‘-안티·-아피·-라·-신디’ 등은 실질 형태소 ‘안〔內〕·앞〔前〕·다〔曰〕·신 디〔有處〕’가 문법소로 그 기능이 변한 것이다. 그 쓰임은 “나안티도 싯저(나한테도 있어).”, “저 성아피 주어시라(먼저 형한테 주었어라).”, “아이 아방라랑 지 맙서(아이 아버지한테랑 말하지 마십시오).”, “나신디 주믄 전해 주주(나한테 주면 전해 주지).” 등에서 확인된다.

4) 다양한 시간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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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표 3〉

과거는 ‘-ㄴ’, ‘-ㅇ’ 그리고 회상의 선어말 어미 ‘-데’로 표현된다. “아까 먹언 가수다(아까 먹고 갔습니다).”라는 발화에서 ‘먹언’의 ‘-ㄴ’이 과거를 나타낸다.

‘-ㄴ’은 동사의 어간에 붙어서 과거의 사실을 나타내거나, 둘 이상의 동작이나 상태를 말할 때 앞에 오는 용언 어간에 붙은 ‘-아·-어·-여·-라’ 등에 연결되어 이미 지난 동작을 나타내는 기능을 지닌 어미이다.

한편 “떡도 먹엉 이시라(떡도 먹고서 있거라).”의 ‘-ㅇ’은 어떤 둘 이상의 동작이나 상태를 말할 때 앞에 나오는 용언 어간에 붙은 ‘-아·-어·-여·-라’에 연결되어 이미 지난 동작을 나타낸다.

현재는 ‘-ㄴ’, ‘-ㅁ’, ‘ø’로 나타낸다. “막 곤 예청이로고(아주 고운 여성이로군).”라는 발화 가운데 ‘고운’의 ‘-ㄴ’이 형용사 어간에 붙어서 현재의 사실을 나타낸다면, ‘-ㅁ-’은 진행의 뜻을 지니고 있으면서 현재의 사실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는 “어듸 감이니(어데 가니)?”에서 확인된다.

미래는 ‘-ㄹ’과 ‘-ㅇ’으로 나타내는데, ‘-ㄹ’은 받침 없는 용언 어간에 붙어서 그 말의 일반적인 사실 또는 장차 할 동작을 나타낸다.

“강 아뒁 오라(가서 말하고 오너라).”라는 발화에서 ‘아뒁’의 ‘-ㅇ’은 어떤 둘 이상의 동작이나 상태를 말할 때 앞에 나오는 용언의 어간에 붙은 ‘-아·-어·-여·-라’에 연결되어서 장차 할 동작을, 또는 어말 어미 ‘-데·-레·-제·-예·-게·-녜·-니·-디·-고’ 등에 붙어서 다음에 오는 ‘다·말다·생각다’ 등의 어휘와 연결되어 장차 할 일을 나타낸다.

5) 질서 정연한 동작상

동작상이란 ‘동사가 가지는 동작의 양태나 특질 따위를 나타내는 문법의 범주’를 말한다. 동작의 완료를 나타내는 완료상(일이 끝나서 그 결과가 지속됨), 동작의 진행을 나타내는 진행상(움직임이 진행 중임) 따위가 있다.

완료상은 ‘-아시(앗)-’나 ‘-어시(엇)-’로 나타난다. “이제사 오랏구나(이제야 왔구나)”, “일 다 여신가(일 다 했을까)?”에서의 ‘오랏구나’나 ‘여신가’는 동작의 완료를 나타낸다.

진행상은 ‘-암시(암ㅅ)-·-엄시(엄ㅅ)-’로 나타나는데, 표준어 ‘-고 있-’에 해당한다. “나 저레 감시키여(나 저리로 가고 있겠다).”, “어디 감수까(어데 가고 있습니까)?” 등에서 ‘감시키여’와 ‘감수까’는 진행의 동작상을 나타낸다.

한편, 어느 시점에서 상황이나 상태가 그렇게 전개될 것이나 동작이 예정되어 있음을 나타내는 전망상은 ‘-게 뒈다·-게 허다’로 나타난다. “그 일 후젠 그디 강 살게 뒈엇주(그 일 후에는 거기 가 살게 되었지).”, “손지덜랑 잘 먹게 라(손자들이랑 잘 먹게 하라).”의 ‘살게 뒈엇주’와 ‘먹게 라’ 등은 앞으로의 일에 속한다.

6) 3등급으로 나누어진 상대 높임

제주방언의 경어 표현은 ‘시’에 의한 주체 높임이 없는 반면, 일정한 종결 어미를 선택하여 상대방을 높인다. 이 상대 높임은 ‘라체’, ‘여체’, ‘서체’ 등 3개의 체계로 되어 있다.

o진술문: 밥 먹엇저.(라체), 밥 먹엄서.(여체), 밥 먹엄수다.(서체)

o의문문: 밥 먹언가?(라체), 밥 먹어서?(여체), 밥 먹엄수강.(서체)

o명령문: 밥 먹으라.(라체), 밥 먹어.(여체), 밥 먹읍서.(서체)

o감탄문: 밥 먹네.(라체)

o청유문: 밥 먹자.(라체) 밥 먹주.(여체), 밥 먹읍주.(서체)

또한 상대방을 높이기 위하여 선어말 어미 ‘우’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하영 먹어수다.”의 ‘먹어수다’가 이에 해당한다. 한편 ‘마씀’ 등에 의한 경어법도 발달한 편인데, 이는 “가카 마씀, 먹으카 마씀.” 등의 발화에서 확인된다.

[어휘적 특징]

1) 중세 어휘의 사용

〔제주어〕 〔중세어〕 〔표준어〕

궤다 괴다 사랑하다

레기 오기 쌍둥이

설르다 설다 걷다/치우다

보미다 보다 녹슬다

는젱이 느저이 나깨

시락 라기 까끄라기

마기 마기 개씹단추

잣 잣 성(城)

고장 곶 꽃

올레 오라 문

통시 통 변소

제주방언에서 아직까지 중세 어휘가 많이 존재하는 데는 아래아와 쌍아래아의 쓰임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馬〕’, ‘리〔橋〕’, ‘세〔剪〕’, ‘루〔一日〕’, ‘라이〔諸〕’, ‘섯〔六〕’, ‘답〔八〕’ 등은 『훈민정음』에 등장하는 어휘 그대로이다.

2) 한자어의 쓰임

‘쓸모없는 문서’, 또는 ‘필요 없는 문서’라는 뜻으로 쓰이는 “허멩이 문서”라는 표현이 있다. 허명(許溟)이란 제주목사가 어려운 잠녀(해녀)들을 대신하여 수세를 내주어 세금을 내고 받는 ‘페지(증서)’가 쓸모없어지면서, 그후 필요 없는 증서나 쓸모없는 문서 따위를 일컬을 때 “허멩이 문서”라고 하는 것이다.

제주방언에서는 이렇듯 한자어가 생활화된 조선 시대 선비 문화가 많이 반영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다음과 같은 예에서도 이를 입증할 수 있다.

o골총←고총(古塚)(사름 어시믄 골총뒈는 겁주=사람 없으면 고총되는 거지요)

o구기←구구(九九)(게난 구기가 그거라=그러니까 구구가 그거라)

o구늉←궁흉(窮凶)(그 사름, 구늉이 지깍헌 사름이라=그 사람, 궁흉이 꽉 찬 사람이야)

o서답←세답(洗踏)(큰물에 강 서답영 오라=큰물에 가 세답하고 오너라)

o숭시←흉사(凶事)(헤여 댕기는 게 꼭 숭시 남직허다=해 다니는 게 꼭 흉사 날 것 같다)

o숭악←흉악(凶惡)(어떵사 숭악헌지=어찌나 흉악한지)

o식게←식가(式暇)(웨가에 식게 먹으레 갓다 와수다=외가에 제사 먹으러 갔다 왔습니다)

o테물←퇴물(退物)(이 식게 테물이라도 먹읍서=이 제사 퇴물이라도 드십시오)

3) 몽골어 차용 어휘

제주도와 몽골은 사신을 파견할 때 제주 성주를 동행하게 한 1266년부터 고려에 귀속되는 1367년까지 약 1백 년 동안 관계를 맺는다. 3대에 해당하는 기간이기 때문에 몽골어가 제주어의 한 켜를 이루고 있음은 분명하다.

제주도는 지리적으로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바다는 그야말로 자연적인 철책이 되고, 목초는 마치 계단처럼 봄에는 해안 쪽에서부터 산 쪽으로 자라고, 겨울로 접어들면 중산간에서 해안으로 말라서 내려오므로, 마소들을 내버려 두어도 문제될 게 없는 일종의 종년 목장이다.

제주도 목장이 얼마나 중요했으면 원나라가 설치한 14개의 목장 가운데 제주도 목장을 제일로 쳤겠는가. 원나라에서는 1276년에 말 160필을 가지고 수산평에 와서 방목하고, 1288년에는 ‘마축자장별감’을 두었으며, 1300년에는 궁중용 마필을 방목하기도 했다. 이 때 말이나 목장과 관련한 목축 어휘가 주축이 되어 국경을 넘어 제주도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o가달석: 고삐 줄

o가라(): 털빛이 까만 말

o고들게친: 껑거리막대의 양 끝에 매어 길마의 뒷가지와 연결하는 줄(=껑거리끈)

o고라(): 털빛이 누런 말

o고렴: 조상하는 일(=조문)

o고적: 일가에 장사가 난 때에 친척끼리 만들어 가는 부조떡

o구렁(): 털빛이 밤색인 말

o녹대쉬염: 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구레나룻)

o다간: 두 살된 소(몽골에서는 어린 말을 뜻함)

o도곰: 안장 밑에 까는, 짚방석 같은 물건(=떰치)

o마: 손에 가지고 있는 것을 건넬 때 하는 말

o복닥: 물건에 씌워진 껍질 또는 물건 위에 덧씌워진 모자 따위

o부루(): 털빛이 하얀 말

o수룩: 떼, 무리

o우룩: 친척, 인척

o적다(): 털빛이 붉은 말

o주레(주네): 피리. 취주용 악기의 한 가지

o지달(다): 마소의 발을 자유로이 움직이지 못하게 몸에 동여 묶는 일

4) 반복되는 표현 사용

제주 4·3사건 이야기를 듣다 보면 “사난 살앗주.”라든가 “넘으난 넘엇주.”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는 “살다 보니까 살 수 있더라.”, “넘었으니까 넘었지.”라는 한숨과 회한이 담긴 제주 지역 사람들만의 독특한 표현법으로, 묘한 여운과 함께 이상야릇한 말맛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반복 표현에는 소리나 모양을 흉내 낸 첩어가 있고, “사난 살앗주.”나 “넘으난 넘엇주.”처럼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경우도 있다.

“한한다(많고 많다)”, “존존다(잘디 잘다)”, “헌헌다(헐디 헐다)” 등을 비롯하여, 일종의 동족 목적어가 거푸 나타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좋으믄 좋다 고 궂이믄 궂다 음네께(좋으면 좋다 말하고 궂으면 궂다라 말합니다).”, “훼걸음 걷다(바삐 걷는 걸음을 걷다).”, “놀음 놀단 보난(놀음 놀다 보니까).”과 같은 경우이다.

5) 특이한 어휘 사용

o감저·지실(지슬): 표준어 고구마와 감자를 뜻한다. 고구마가 우리 나라에 들어온 것은 1760년경이고, 감자는 그보다 60년이 늦은 1824~1825년경이다.

‘감저’는 ‘감져’, 또는 ‘감’로도 나타나는데, 이는 한자어 감저(甘藷)의 반영이다. 뜻도 지금과는 다른 ‘고구마’라는 뜻이다.

우리 나라의 기록에 ‘고금아’라는 어휘가 처음 보이는 것은 『물명고(物名攷)』의 “감져 馬鈴薯 고금아 蕃藷”라는 구절이다. 이후 ‘감져’는 고구마와 감자로 의미가 분화된다.

반면 제주어에서는 지금까지 고구마를 ‘감저’라고 부르는데, 새로 ‘감자’가 들어오면서 ‘지실·지슬’이라는 명칭이 붙은 것이다.

o강알: 표준어 ‘샅’에 해당한다. ‘각(脚)+알(下)’의 구성으로, 다리를 뜻하는 ‘각’의 ‘ㄱ’이 ‘ㅇ’으로 변하여 ‘강알’이 되었다.

강알의 ‘강’이 ‘각’(다리)에서 왔음은 어린아이를 놀릴 때, “저 아이 다리 아래서 봉가 온 아이여.”라고 말하는 데서 확인할 수 있다. ‘개구멍바지’를 ‘강알터진바지’, ‘사타구니’를 ‘강알트멍’, ‘솥밑’을 ‘솟강알’이라 한다.

o삐: 사전식으로 풀이하면 첫째는 ‘무의 뿌리만을 일컫는 말’을 뜻하고, 둘째는 ‘무’를 의미한다. 지금은 두 번째 의미로만 널리 쓰이고 있다.

가끔 몽골어에서 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삐’가 특이한 어형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제주에서는 무의 잎과 줄기, 곧 무청은 그다지 즐겨 먹지 않는다. 땅 속에 묻혔던 부분만을 즐겨 먹는데, 이 부분이 마치 나무뿌리처럼 땅에 박혀 있어서 나무를 의미하는 ‘’에 접사 ‘-삐’가 결합하여 이루어진 어휘이다.

o도새기(돗+애기): 돼지의 뜻으로 쓰이는 어휘다. 중세 어휘로는 ‘돗, 돝, 돋’ 등으로 나타난다. 결국 ‘도새기’는 돼지를 나타내는 ‘돗’에 동물 따위를 작게 만드는 축소가 연결되어 이루어진 어휘로, 새끼 돼지가 원래의 뜻이나 지금은 돼지라는 일반적인 명칭으로 확대되어 쓰인다.

제주 지역에서는 어린 돼지를 ‘자릿도새기’라 하는데, ‘아직은 두 마리를 같은 우리에 넣고 길러야 할 정도로 어린 돼지’를 뜻한다.

o배똥: 배꼽의 뜻이다. ‘배또롱’이라고 한다. 표준어 ‘배꼽’은 ‘〔腹〕+ㅅ+복〔中〕’으로 구성된다. ‘복〉곱〉〉배꼽’으로 발달한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제주어의 ‘배똥’은 ‘+ㅅ+동’으로 형성된 어휘이다. 여기서 ‘동’은 ‘식물의 줄기에서 꽃이 피는 줄기’로, 꽃맺이를 ‘동멘 것, 동인 것’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여기서는 ‘탯줄’를 의미한다. ‘동〉〉배똥’으로, 배설물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o봉덕: 안방과 건넌방 사이의 마루를 놓을 자리에 마루를 놓지 않고 그대로 있는 곳을 말한다. 부엌이나 마루 가운데 불을 피우기 위하여 만든 화로의 한 가지로, 달리 ‘부섶’·‘봉덥’이라 하기도 한다.

‘봉덕’은 ‘봉+덕’의 구성으로 보이는데, ‘봉’은 한자 어휘 烽에 해당하며(봉화·봉홧불), ‘덕’은 ‘언덕·둔덕’의 ‘덕’이다. 의미상으로 ‘덕’은 ‘높은 곳’이라는 뜻을 지닌다.

o산·산담: 산은 ‘무덤, 산소’의 뜻이다. ‘뫼 쓰다’를 ‘산 씨다’, ‘묏자리’를 ‘산터’, 좋은 묏자리를 찾아 나서는 것을 ‘구산다’라 하는 데서 알 수 있다.

한편, ‘산담’은 무덤에 소나 말의 출입을 방지하고, 화입(火入)에 따른 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하여 무덤 주위로 네모지게 둘러싼 돌담을 말한다. 사전에 따라 ‘사성(莎城)’으로 설명하고 있으나 두 어휘 사이에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곧 쌓는 재료가 ‘흙’이냐 ‘돌’이냐 하는 것과, 무덤 뒤만 쌓느냐 아니면 무덤 전체를 둘러쌓느냐 하는 점이다. 신(神)의 출입을 위하여 시문(神門)을 마련하기도 하고 무덤에 따라 동자석을 세우기도 한다.

o상삐: 행주의 뜻으로 쓰이는 어휘다. ‘상(床)+비〔帚〕’로 이루어진 어휘로, 직역하면 ‘상을 쓰는 비’가 된다. 비로 상을 쓸 수가 없는 일이니 그 일을 행주가 담당하는 것이다.

행주와 비의 차이는 닦고 쓸고 하는 차이는 있지만 깨끗하게 하는 기능은 같다고 생각한 결과이다. ‘상삐’는 질+방〉질방(질빵), 멜+방〉멜방(멜빵), 푼+방〉푼방(푼빵)처럼 발음을 표기법으로 채택한 결과이다.

o속다(석다): 제주도 인사말 가운데 “속암수다.”가 있는데, 표준어 ‘속다’와 형태가 같아서 “남의 거짓이나 꾀에 넘어가다.”는 의미로 오해를 받는 말이기도 하다.

“수고하다”, 또는 “고생하다”를 뜻하는 제주어 ‘속다’는 중세 어휘 ‘석다〔腐)〕’에서 온 말로, “수고하고, 고생하려면” 속이 썩을 수밖에 없는 일이다.

o오름: 기생화산을 말한다. 기생화산이 큰 화산의 중턱이나 기슭에 새로 분출해서 생긴 화산이란 뜻이니, 제주에서 말하는 산이나 봉은 모두 ‘오름’인 셈이다.

‘오름’이 몽골어나 만주어에서 왔다는 주장을 펴는 사람도 있으나, 이 어휘가 신라 향가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면 꼭 그렇게만 고집할 수는 없다.

『삼국유사(三國遺事)』에 따르면, 진평왕 때 세 화랑이 풍악이라는 산에 놀러 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혜성이 나타나 삼태성(三台星)을 범하려 하므로 이상히 여겨 떠나기를 중지하려 하였다. 이 때 융천사(融天師)란 스님이 「혜성가(彗星歌)」를 지어 부르니 괴변이 사라지는 한편, 침입했던 왜구가 물러갔다고 한다.

바로 이 「혜성가」 제5구절에 ‘岳音’이란 어휘가 보이는데, 이것이 곧 ‘오름’을 뜻한다. 또 김상헌『남사록(南笑錄)』에서는 ‘吾老音’이라 표기하고, 특이한 제주어의 예로 들고 있다. ‘岳音’·‘吾老音’·‘兀音’들은 제주어 ‘오름’을 한자의 뜻과 소리를 빌려 표기한 것으로, 고유어 ‘오르다’에서 온 말이다.

o와·왕: 표준어 ‘우아’로, 표준어에서는 ‘소나 말을 멈추게 하거나 가만히 있으라는 뜻으로 가볍게 달래는 소리’로 소나 말을 구분하지 않는다. 그러나 제주어 ‘와’는 말을 세울 때 사용하는 말이고, 소를 세울 때는 ‘왕’이라고 한다.

또한 소나 돼지 따위를 몰 때는 “식식”이라 하고, 소를 몰거나 끌어당길 때는 “머식게 머식 이식게” 하는 반면, 말을 몰거나 끌어당길 때는 “이러”라고 하며, 닭이나 참새 따위를 쫓을 때는 “수워·쉬·주워·수어·똑·쪽·주어(숴)”라는 말을 사용한다.

o호미·겡이: 각각 표준어 낫과 호미를 뜻한다. 호믜〉호〉호미의 과정을 거치며 이루어진 어휘임을 알 수 있다.

‘호미’는 김(잡초)을 매거나 감자나 고구마 따위를 캐는 데 쓴다. ‘겡이’는 날카롭고 뾰족한 끝으로 바닥이나 거죽 따위를 문지르다는 뜻을 지닌 중세 어휘 ‘다(갉다)’의 어간 ‘-’에 접미사 ‘-엥이’가 연결되어 이루어진 어휘이다.

사마귀를 ‘쥐애기·주애기’라든가, ‘손톱으로 할퀴기를 잘하는 사람’을 ‘주와기·저배기·배기·쥐왜기·주지’라고 하는 데서도 알 수 있다.

한편, 갈퀴나 글겅이의 제주어는 ‘글겡이’인데, 이 어휘는 ‘긁-+-엥이’로 구성되어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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