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1995년 제주 출신 김동만이 제주 4·3사건을 민중 항쟁의 시각으로 다룬 기록 영화.

[개설]

「잠들지 않는 함성, 4·3항쟁」은 제주 4·3사건의 원인과 성격, 피해의 참혹성을 민중 항쟁의 시각에서 그려내고 있는 기록 영화이다. 제주 4·3사건의 정당성과 군경 토벌대의 대량 학살 문제를 인권과 국가 폭력의 입장에서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데, 영화가 끝나고 무려 16분에 걸쳐 스크롤되는 1만 5천 명의 4·3희생자 명단은 이 영화의 압권이다.

1997년 10월 감독이며 제작자이기도 한 김동만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오랜 법정 투쟁 끝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각계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잠들지 않는 함성, 4·3항쟁」은 물론이고 제주 4·3사건을 사회 전반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공연상황]

「잠들지 않는 함성, 4·3항쟁」은 1993년에 만들어진「다랑쉬의 슬픈 노래」와 함께 주로 대학가 등지에서 상영되며 제주 4·3사건의 진실을 보여 주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또한 일본어와 중국어 자막이 들어간 비디오로 출시되면서 일본과 대만 등지에서 상영되어 4·3항쟁을 전 세계로 알리는 가교 역할도 담당하였다.

[구성]

「잠들지 않는 함성, 4·3항쟁」은 제주의 아름다운 모습과 혜은이의 「감수광」이라는 경쾌한 음악으로 시작한다. 먼저 제주의 저항의 역사를 보여 주고, 일제강점기의 제주도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어서 해방 정국에서 일어난 제주 4·3사건의 원인과 전개 과정, 피해와 후유증의 정도를 말한다. 마지막으로 제주 4·3사건에서 희생된 1만 5천여 명의 이름이 스크롤되며 「잠들지 않는 함성, 4·3항쟁」은 끝이 난다.

[내용]

「잠들지 않는 함성, 4·3항쟁」은 군경 토별대의 대량 학살 등, 그동안 철저하게 감추어진 제주 4·3사건을 전국에 알리고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록 영화이다.

웅장한 한라산과 기암 절벽의 폭포수, 눈부신 백사장, 용암 활동으로 만들어진 동굴의 아름다운 풍광 뒤에는 아직도 잠들지 못하는 4·3항쟁의 수많은 원혼들이 깃들어 있음을 강조하며, 제주 4·3사건을 민중 항쟁이자 반미 자주화 투쟁으로 평가하고 있다.

「잠들지 않는 함성, 4·3항쟁」은 제주 4·3사건의 배경이 되는 5·10단독선거에 대한 해설로 시작한다.

“……분단을 영구화하는 5·10선거를 기필코 파탄시키기 위한 투쟁을 전개했다. 선거 사무소와 투표장을 폐쇄하는 한편 입후보자와 선거위원을 설득해 자진 사임토록 했다. 이러한 투쟁은 일반 민중 투쟁으로 이어져 민중들은 마을 단위의 결의를 통해 5·10선거일 당시 집단적으로 한라산으로 피해 단독 선거를 원천적으로 거부해 버렸다.

결국 5월 10일 전국적으로 실시된 총선거 결과 제주도 내 3개구 선거 중 북제주군 갑·을구 등 2개 선거구가 과반수 이상 선거 보이콧으로 선거 무효처리되었다. 이는 명백히 조국의 분단을 거부하는 제주 민중의, 더 나아가 남한 민중의 승리였다. 또한 경찰과 백색 테러에 민중들 스스로 보호한다는 민중 자치 투쟁의 승리이자, 최초로 승리한 반미 자주화 투쟁이었다.”

더불어 정부는 제주도민들을 탄압하고 민간인 대량 학살을 자행했다고 폭로한다.

“……강력한 토끼몰이식 수색 작전과 모두 불사르고 모두 죽이고 모두 약탈하는 그리하여 불태워 없애고, 죽여 없애고, 굶겨 없애는 이른바 ‘삼광·삼진 작전’이라는 전률할 대량 학살 작전이 전개되면서 민중들은 삶의 벼랑 끝에 몰려야 했다.

군경 토벌대는 유격대와 중산간 마을 주민과의 연계를 차단한다는 명목으로 중산간 마을을 불지르는 등 소개·방화·처형으로 이어지는 민간인 대량 학살을 자행했다. 미군정과 이승만은 사건의 원인에는 처음부터 관심이 없었다.

토벌 수뇌부는 말했다. “제주도에 휘발유를 뿌려서 전부 죽여 버려라. 제주도민들이 없어도 대한민국 수립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그들은 미제와 더불어 동족 살육에 나선 것이다.”

[의의와 평가]

「잠들지 않는 함성, 4·3항쟁」은 제주 4·3사건을 최초로 해외 무대에 알리는 가교 역할을 하였으며, 제주 4·3사건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점 외에도 영상의 불모지인 제주에서 만들어진 독립 기록 영화라는 점에서도 그 의의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