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7011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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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小說 |
영어음역 | soseol |
영어의미역 | novel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동윤 |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에서 만들어진, 사실 또는 작가의 상상력에 바탕을 두고 허구적으로 이야기를 꾸민 산문체 문학 양식.
[개설]
‘한국 작가’가 쓴 소설을 ‘한국 소설’이라 하듯이, ‘제주 소설’이란 ‘제주 작가’들에 의해 창작된 소설이다. 여기서 제주 작가란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에 살고 있는 작가들, 제주에서 태어나 유소년 시절 이상을 제주에서 보내고 외지에 나아가 살고 있는 작가들, 외지에서 태어났지만 제주에 정착해서 오랜 기일이 지나도록 살면서 활동하는 작가들을 말한다.
말하자면 현 시점에서 제주에 거주하고 있느냐의 여부보다는 정서적 측면에서 제주인이라 할 수 있느냐에 비중을 두어 제주 작가를 규정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제주에서 이루어진 작단의 활동이라는 개념이 부가적으로 포함될 수 있다.
[일제강점기 제주 소설]
제주인들에 의해 현대소설이 발표된 것은 1940년대에 이르러서이다. 1940년대에 접어들면서 이시형의 「이여도(イヨ島)」(1944)·「신임교사(新任敎師)」(1945), 이영복(이영구)의 「밭당님(畑堂任)」(1942), 오본독언(吳本篤彦)의 「귀착지(歸着地)」(1941)·「양지바른 집(日向の家)」·「한춘(寒春)」·「긍지(矜持)」(1943)·「기반(羈絆)」(1943)·「휴월(虧月)」(1944)·「애(崖)」(1944)·「바다 멀리(冲遠く)」(1944)·「해녀(海女)」(1944)·「맥적(麥笛)」(1944)·「쌍엽(雙葉)」(1944)·「금선(琴線)」(1945) 등이 발표되었다.
이 작품들은 모두 일본어로 된 것들이다. 친일적인 요소가 나타나는 작품들도 있지만, 일제 말기 제주도의 상황과 제주 사람들의 의식·정서를 보여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해방 이후 제주 소설]
해방 후부터 1960년대까지는 4·3과 한국전쟁 등 전란을 겪으면서 몇몇 작가들이 일정한 구심점 없이 나름의 영역에서 활동한 시기였다. 이영복의 「야로(夜路)」(1946), 강금종의 『해방의 날』(1946)·『어린 천사』(1948)·『난류』(1956)·『미움의 세월』(1966) 등을 비롯해서 신춘문예에 당선된 최현식과 오성찬의 활동이 주목된다.
함경도 출신으로 한국전쟁 때 제주에 온 최현식은 195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노루」가 당선되면서 단편 위주로 창작을 하여 창작집 『홍상』(1973)을 간행했다. 오성찬은 1969년에 『신아일보』 신춘문예에 「별을 따려는 사람들」로 당선됐는데, 그의 활동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이다. 독자나 비평가들로부터 특별한 주목을 받지는 못하였고, 문학적 성과도 소박한 수준에 머물고 있었다.
[1970년대 이후 제주 소설]
제주 소설이 사회적으로 관심을 끌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된 것은 1970년대부터이다.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까지는 4·3 등 제주의 역사에 대한 관심을 보인 작품이 비교적 많았다.
산업화가 본격화되던 1970년대에 오성찬은 『탐라인』(1976)과 『한라산』(1979)에 수록된 「어부들」·「돌챙이」·「돌하르방」·「한라산」 등을 통해 제주 서민들의 삶을 형상화했고, 「흐르는 고향」(1973) 등 일련의 고향 연작 소설을 통해 제주 사회의 변동기에 종래의 공동체적 삶이 붕괴되는 과정을 그렸다.
「사포에서」(1982)·「크는 산」(1984)·「단추와 허리띠」(1986)·「덫에 치인 세월」(1986)·『한 공산주의자를 위하여』(1989) 등에서는 4·3을 소설화한 작품도 많이 발표했다.
그런데 4·3소설에서는 현기영의 작업이 가장 두드러졌다. 현기영의 「순이 삼촌」은 억울한 양민 학살을 문제 삼음으로써 잊혀지기를 강요당해왔던 4·3의 비극적 역사를 사회적으로 인식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현기영은 『순이 삼촌』(1979)·『아스팔트』(1986)·『마지막 테우리』(1994) 등의 창작집에 수록된 일련의 중·단편을 통해 4·3의 문학화에 큰 족적을 남겼다.
그는 제주의 근대사를 다룬 『변방에 우짖는 새』(1983)와 『바람 타는 섬』(1989) 등의 장편소설을 통해서도 저항하는 제주도 민중상을 제시했다. 한편 자전적 장편소설인 『지상에 숟가락 하나』(1999)에서는 대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제주인들의 삶을 잘 복원해냈다.
현길언은 제주와 관련하여 4·3과 설화에 주목하였다. 『용마의 꿈』(1984)·『우리들의 스승님』(1985)·『닳아지는 세월』(1987)·『우리 시대의 열전』(1988) 등에 실린 단편과, 『여자의 강』·『한라산』 등의 장편에서 4·3과 관련된 개인의 진실을 추적하였다.
또 「용마의 꿈」·「김녕사굴본풀이」·「광정당기」·「그믐밤의 제의」 등에서는 제주 설화를 재해석·재창조하는 데 힘쓰기도 했다.
이들 작가 외에도 1980년대 중반을 전후하여 등단한 작가들도 주목할 만한 행보를 보였다. 고시홍의 『대통령의 손수건』·『계명의 도시』, 오경훈의 『유배지』·『날개의 꿈』·『제주항』, 한림화의 『꽃 한 송이 숨겨놓고』·『한라산의 노을』·『풀잎이 바다에 눕기를』을 들 수 있다.
또 고원정의 『최후의 계엄령』(1991)·『대권』(1992)·『사랑하는 나의 연사들』(1993)·『마지막 대권』(1997), 이석범의 『갈라의 분필』(1992)·『윈터스쿨』(1996)·『권두수 선생의 낙법』, 김석희의 『이상의 날개』 등도 대표적인 작품이다.
1990년대의 제주 소설은 1980년대까지 등단한 다양한 경향의 제주 작가들이 각기 역량을 발휘함으로써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볼 수 있다. 사회적 호소력은 1970~80년대의 4·3소설에 비해 미약했지만, 문학적 성취라는 면에서는 의미를 갖는 작품들이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