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에서 신년을 맞아 멩감[冥官]을 청하여 모시고 한 해 동안 무사안녕과 생업풍요를 기원하던 무속 의례.

[연원 및 변천]

멩감, 즉 명관(冥官)이란 지옥에서 중생의 죄를 재판하는 관리를 이르며, 멩감 고사는 멩감을 청해 기원하는 무속 의례로 신년가제(新年家祭)라고 할 수 있다. 제주 사람들은 방위에 따라 동·서·남·북·중앙의 멩감이 각각 따로 있다고 생각하였다.

또한 각 집안의 생업에 따라 농가에서는 제석멩감, 사냥을 업으로 삼는 집안에서는 산신멩감, 어가에서는 요왕멩감, 배를 부리는 집안에서는 선왕멩감 등이 각각 따로 있다고 생각하였다.

[절차]

멩감 고사에서 심방은 농사와 수렵 등의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 「세경 본풀이」를 부르고, 동시에 집안 식구들의 무사안녕과 관련하여 「사만이 본풀이」를 함께 구송한다.

「사만이 본풀이」는 ‘세 멩감’이 저승에서 ‘사만이’를 잡으러 왔다가 오히려 사만이에게 잘 대접 받고, 그의 정명(定命) 30년을 3,000년으로 바꾸어 장수하게 해 주었다는 내용으로, 「사만이 본풀이」의 신화적 내용에 근거하여 집안 식구들의 수복(壽福)을 비는 것이다.

멩감 고사 중 특히 산신멩감을 청하여 수렵의 풍요를 비는 고사를 ‘산신멩감 고사’라고 하며, 한밤중에 집이나 산에 가서 행한다. 산신멩감 고사를 집에서 큰굿으로 행할 때는 도진(굿을 끝맺는 마지막 거리에서 굿을 노는 일) 직전에 심방이 닭의 코를 꿰어 이끌고 담 위를 돌아다니면 소미가 총을 들어 쏘는 시늉을 한참 한 후, 닭을 잡아서 칼끝에 꿰어 산신군졸을 사귀는 절차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