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7003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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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金蓋板- |
영어음역 | Geumgaepan Iyagi |
영어의미역 | Story of a Gold Top Panel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
집필자 | 허남춘 |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에서 변씨(邊氏) 일가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금개판 이야기」는 500여 년 전 제주에 들어와 뿌리를 내린 원주변씨의 입도조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이다. 원주변씨의 시조 변안렬은 요동 지방에서 이성계를 따라 귀화한 장수이다.
역성혁명을 꿈꾸는 이성계의 회유에 불응하여 죽음을 당하였다. 변안렬의 죽음 이후 제주로 유배 온 변씨 집안사람들이 입도조의 이야기를 신성하게 꾸미는 과정에서 이런 이야기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내용]
약 5백여 년 전 변씨가 처음 제주에 들어와서 제주시 노형동의 베릿가름이란 곳에 터를 잡고 살았다. 베릿가름이란 곳이 원래 사람이 살지 않던 곳이라 변씨는 새로 집을 짓고 황무지를 갈아 농사를 짓느라 고생이 심했다. 결국 변씨는 얼마 못 가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났다.
변씨에게는 나이 어린 아들들이 세 명 있었다. 삼형제는 집이 너무 가난하여 지관을 불러 구산(求山)하는 것은 물론이고 안장을 할 일꾼도 빌릴 수 없자, 아버지를 보리짚으로 싸서 지게에 짊어지고 적당한 자리가 있으면 묻으려고 집을 나섰다.
삼형제가 ‘함박굴’이란 곳에 이르러 잠시 쉬려고 지게를 내려놓을 때였다. 갑자기 지게끈이 끊어지면서 아버지 시체가 툭 땅으로 떨어져 버렸다. 삼형제는 “ 아, 우리 아버지가 이곳에 묻히고 싶어하는구나. 여기에다 무덤을 만드는 게 좋겠다.” 하고는 땅을 팠다. 그때 마침 근처를 지나던 지관이 이 광경을 보고는, “땅은 좋은 땅인데 금개판을 해야 크게 발복할 터이니 그것이 안타깝구나.” 하고 한탄하였다.
삼형제는 아버지 시체가 들어갈 만큼 구덩이가 파이자 아버지 시체를 구덩이에 넣고 흙을 덮으려고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마음이 아팠다. 그리하여 아버지 시체를 쌌던 보릿대를 골고루 아버지 몸 위에 덮었다. 그때 햇볕이 비치자 보릿대가 빛을 받아 번쩍번쩍 황금빛을 낸다.
멀리서 이 모습을 보던 지관은, “인연이 닿은 땅은 어쩔 수 없는 거로구나!” 하면서 무릎을 쳤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보릿대가 곧 금개판과 다를 바가 없었던 것이다. 이 묘가 바로 변씨 집안의 입도시조묘로, 과연 지관이 말한 것처럼 그후 변씨 일가는 크게 번성했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금개판 이야기」는 묏자리 하나 마련할 수 없을 만큼 가난한 집 사람들이 우연히 묏자리를 잘 써서 복을 받았다는 내용으로, 우리나라 여러 지역에서 전해 내려오는 풍수 설화의 일종이다.
제주 지역에서 전해 내려오는 풍수담에는 「금개판 이야기」와 비슷한 이야기들이 많은데, 그 중에는 후손이 중국 황제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런 이야기는 신성한 인물의 탄생을 예고하는 고려 왕실의 ‘설명 신화’와도 상통한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