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86013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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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元斗杓-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기도 화성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원영 |
채록|수집|조사 시기/일시 | 1980년 2월 11일 - 「원두표 이야기」 강성진으로부터 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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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간행 시기/일시 | 1981년 6월 30일 - 「용수동 제방 전설」 『한국구비문학대계 1-5: 경기도 수원시·화성군편』에 수록 |
채록지 | 경기도 화성시 정남면 괘랑3리 |
성격 | 설화 |
주요 등장 인물 | 원두표|박상인[박상의] |
모티프 유형 | 풍수담|인물담 |
[정의]
경기도 화성시 정남면에서 전승되는, 원두표가 명풍수 박상의를 납치하는 지략을 써서 명당자리를 얻고 정승에 올랐다는 이야기.
[개설]
원두표(元斗杓)[1593~1664]는 1623년 인조반정에 가담하여 세운 공으로 정사공신(靖社功臣) 2등에 책록되고, 원평부원군(原平府院君)에 봉하여졌다. 이후 1656년 우의정을 거쳐 1662년에는 좌의정에 올라 내의원과 군기시의 도제조(都提調)를 겸직하였다. 시호는 충익(忠翼)이다.
[채록/수집 상황]
1981년 6월 30일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발행한 『한국구비문학대계 1-5: 경기도 수원시·화성군편』에 「원두표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284~289쪽에 걸쳐 수록되어 있다. 「원두표 이야기」는 1980년 2월 11일 경기도 화성시 정남면 괘랑3리에서 채록되었으며, 구연자는 강성진[남, 71세], 조사자는 성기열, 김응식, 최명동, 김용범이다. 제보자는 경기도 평택시 송탄동 원주 원씨 집성촌에서 들은 이야기라고 하였다.
[내용]
평택의 송탄동 일대에 많이 사는 원씨의 조상인 원두표 장군은 인조반정 때 서울 도성 사소문(四小門)의 하나인 창의문(彰義門)을 도끼로 부수고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인물이다. 인조반정에서 공을 세워 정승까지 했던 원두표는 워낙 가난했던 탓에 배움이 적어 낫을 놓고 기역자도 모를 정도로 지식이 부족했다고 한다. 원두표는 떠꺼머리총각으로 나이 서른이 되도록 장가를 들지 못하고 있었지만 힘은 천하장사였다. 어느 날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유일한 가족이었던 형과 함께 어머니 산소를 마련하기 위해 의논을 하였다. 형에게 영의정 박상인[조선 시대 풍수지리학의 대가 박상의(朴尙義)로 보임]이 용한 지관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원두표는 형에게 박상인을 잡아 산 속 소나무에 매달아 놓을 테니 형은 밥을 들고 찾아가서 구해주라고 일러두었다. 어머니의 시신을 체봉[초봉(草封)의 와음으로 보임. 초분(草墳)은 땅에 매장하기 시신을 평상 위에 놓고 나무와 이엉으로 덮어 임시로 모셔두는 것]해 놓고서 원두표는 박상인을 데리고 오기위해 서울로 출발하였다. 서울을 돌아다니며 다짜고짜 영의정 박상인 집을 묻고 다니던 원두표는 고관대작들이 노는 곳을 찾아 아랫목에 앉은 박상인을 발견하였다. 천하장사 원두표는 박상인을 어린 애 마냥 업고서 눈을 감으라 하고는 훌쩍 날아 약속한 산 속 나무 꼭대기에 매달았다. 박상인이 살려달라고 외치자 원두표의 형이 박상인을 내려주고 보리밥을 주었다. 구해준 인연으로 원두표의 형과 의형제를 맺은 박상인은 형이 건을 쓴 것을 보고 상제(喪制)임을 알고 누구의 장사를 지내느냐 물었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산소 자리를 마련 못해 초분을 해놓은 것을 들었다. 이에 자신이 구해주겠다 하고서는, 정승이 날 자리를 찾았다. 그런데 원두표의 형을 보고서는 “정승이 날 자리인데, 당신이 자격이 안 되어 산소를 못 쓴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원두표가 숲에서 튀어나와 “이만하면 나는 정승을 못 하겠소?”하고 물었다. 박상인이 보니 아주 정승 자격인데, 자세히 보니 자기를 납치한 사람이었다. 박상인은 “할 수 없다. 이건 아주 너를 위해 하늘이 내린 자리이다. 그런데 너는 살인을 해야만 정승을 할 수 있다. 살인을 안하면 정승을 못 한다.”라고 하였다. 이에 동작동에서 사람을 죽여 물에 빠뜨리고는, 한강으로 숨어 압구정 마루 밑창에 숨어 있었다. 압구정에서 반정을 준비하던 신하들이 “육조는 다 짜놓았는데 창의문을 부술 사람이 없구나.”라고 하는 말을 듣고 원두표가 마루를 번쩍 들어올리고서는 “저만하면 못하겠소?”하였다. 이에 원두표는 천하장사의 힘으로 창의문을 부수는 역할을 맡았고, 도끼로 창의문을 깨부수고 도성에 입성했다.
[모티프 분석]
「원두표 이야기」는 조선 시대 실존 인물 원두표에 대한 인물 전설로, 명풍수 박상의를 통해 명당자리를 얻게 되는 풍수담이기도 하다. 이야기의 주요 모티프는 천하장사의 힘을 가진 원두표가 명풍수를 납치하는 지략을 써서 명당자리를 얻고 정승이 되는 것이다. 명풍수 박상의가 원두표의 형은 명당자리에 적합하지 않지만 원두표는 정승 자격이라 발복하는 길지에 묘를 쓸 수 있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설화 전승자들이 원두표의 장사로서의 풍채와 역량을 높이 평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명당자리를 얻는 것과 정승이 되기 위한 조건에 납치와 살인이라는 부정한 행위가 있음에도 이를 자행하여 정승이 되었다는 것에서 정승이 된 원두표에 대한 민중의 부정적인 평판을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