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1834년 김정호(金正浩)가 제작한 대지도로, 경기도 광명의 옛 지명인 시흥의 역사 지리를 이해할 수 있는 지도.

[구성/내용]

『청구도(靑邱圖)』는 전국 8도 주현을 가로 22판, 세로 29층으로 나누어 그린 첩(帖) 지도이며, 1판 1단의 길이를 동서 70리, 남북 100리로 계산해서 그린 획정지도(劃井地圖)이다. 이는 동서의 길이를 약 1,500리, 남북의 길이를 약 3,000리로 계산한 것이다. 각 판의 1에서 29까지 중 홀수 층은 건책(乾冊)에, 짝수 층은 곤책(坤冊)에 수록하였다.

앞머리에 최한기(崔漢綺)가 쓴 「청구도제(靑邱圖題)」가 있고, 다음에 김정호가 쓴 범례(凡例)와 「지도식(地圖式)」·「도성도(都城圖)」·「팔도주현도(八道州縣圖)」, 그리고 부록으로 「신라구주군현총도(新羅九州郡縣總圖)」·「고려양계지도(高麗兩界地圖)」·「본조팔도성경합도(本朝八道盛京合圖)」 등으로 되어 있다.

청구도(2008-3)의 시흥 부분을 살펴보면 동면·북면·상면·서면·남면의 표기가 선명하고, 안양천을 따라 남쪽에 안양교(安養橋)와 행궁(行宮)이 표기되어 있다. 한강 쪽에 방학호(放鶴湖)와 선유진(仙遊津)·철곶진(鐵串津)이 있고, 동면 쪽에 충현서원(忠賢書院)과 반유역(盤游驛)이 선명하게 표기되어 있다. 산으로는 금지산(衿之山)과 삼성산(三聖山)이 보이고, 고개인 수유현(水踰峴)이 있으며, 관악산은 과천 쪽에 떨어져 별도의 산처럼 표시하였다. 삼성산 남쪽 아래에는 호계서원(虎溪書院)이 표시되어 있다. 시흥 읍치를 중심으로 서울과 30리 거리라는 정보와 함께 감(監)이라고 표기하여 현감이 다스리는 곳임을 나타냈다.

호(戶)가 2,000, 전(田)이 11결, 곡(穀)이 6,100, 군(軍)이 1,000이 된다는 지역 정보를 수록하였다. 아울러 고구려 때의 지명인 잉벌노(仍伐奴), 신라 때는 곡양(穀壤)이라 불렀다는 지지적인 정보도 기재하였다. 도로는 노량에서 반유역을 거쳐 중림역을 지나 인천으로 가는 길과, 노량에서 읍치로 와서 안산으로 가는 길, 안양교를 지나 사근평(肆覲坪)으로 연결되어 과천을 넘어오는 길과 만나게 되는 길이 표시되어 있다.

[의의와 평가]

청구도(2008-3)는 정조 때 천문 관측에 의해 정해진 8도의 경위도(經緯度)에 근거하고, 유클리드 기하학의 원리를 참고하여 확대 및 축소의 정확성을 기하였다는 점에서 이전의 지도와 차별된다. 또한 현존하는 고지도 중에서 가장 큰, 세로 870㎝, 가로 462㎝인데, 이는 축척이 약 21만 6000분의 1에 해당한다. 아울러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보다 2,297개의 주기(註記) 내용을 더 많이 담고 있다. 이러한 까닭으로 19세기 전반 경기도 광명 일대의 역사 지리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2009년 4월 22일 보물 제1594-3호로 지정되었고,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문화재 지정번호가 폐지되어 보물로 재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