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18세기 후반에 제작된 『해동지도(海東地圖)』 중 경기도 광명시의 옛 지역인 금천현이 그려진 지도.

[형태]

채색 필사본으로, 가로는 47.5㎝, 세로는 30.0㎝이다.

[구성/내용]

『해동지도』「금천현」은 남쪽을 지도의 상단에 배치하여 그렸다. 산지는 회화식 기법을 가미하여 환포형으로 그렸다. 읍치에는 고을 이름과 향교만이 글자로 표기되어 특별히 부각되지는 않았다. 주변 지역에는 면이나 마을 이름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왕자와 빈의 묘도 표시되어 있는데, 연령군(延齡君)과 기빈(祺嬪), 양녕대군(讓寧大君)의 묘(墓)가 북쪽 한강변 근처에 있고, 서쪽 귀룡산에는 민회(愍懷) 묘가 표시되어 있다. 연령군 묘는 숙종의 셋째 아들 이훤(李昍)의 무덤이고, 민회묘는 인조의 첫째 아들인 소현세자(昭顯世子)[1612~1645]빈 강씨의 무덤이다.

무엇보다 도로망이 세밀하게 그려져 있는데, 각각의 도로에는 향하는 방면과 소로·대로의 구분도 표기되어 있다. 지도 외곽 둘레의 주기문(注記文)에는 환곡 총수(還穀總數), 군병 총수(軍兵總數), 산천(山川), 고적(古跡), 역원(驛院), 군명(郡名) 등 군현의 기본 정보를 정리하였다. 한편 기빈의 묘는 명빈(䄙嬪) 묘의 오기로, 『여지도서』에 따르면 숙종의 후궁 박씨의 무덤으로 관아에서 북쪽으로 15리 떨어진 번당리(樊塘里)에 있다고 하였다.

광명 지역 서면 일대의 지리 정보를 중심으로 서술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서울 방면에서 금천으로 연결된 길은 4개가 있다. 첫째는 과천과 연결되는 사당현로(社堂縣路)로 현재의 까치고개로 이어지는 곳으로 추정되며, 둘째는 역시 과천과 연결되는 곳으로 노량대로와 통하는 장생현로(長牲峴路)로 지금의 장승배기와 연결되는 곳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세 번째는 방하곶진(方下串津)과 통하는 소로(小路)이고, 네 번째는 양화진(楊花津)과 통하는 길이다. 방하곶진은 현재 여의도에서 영등포로 이어지는 곳에 있었던 방학호진(放鶴湖津)의 다른 이름이다.

현재 안양천으로 알려진 하천은 대천(大川)으로 명기되어 있고, 그 지류를 포함하여 5개의 다리가 놓여 있다. 먼저 양화진과 통하는 길에 세 개의 다리가 있는데, 앞쪽으로 양천현(陽川縣)과 통하는 철관교(鐵串橋) 및 기탄교(歧灘橋)가 있고, 도림천으로 보이는 물길에 소기탄교(小歧灘橋)가 그려져 있다. 남쪽의 덕암(德岩) 근처에는 검암교(黔岩橋)가 있고, 그 아래로 수원대로와 통하는 안양교(安養橋)가 그려져 있다. 산으로는 도덕산(道德山), 고산(孤山), 귀룡산(歸龍山)이라고 표기되어 있고, 귀룡산에 민회(愍懷) 묘가 표시되어 있다.

북쪽 고산 부근에는 인천부(仁川府)와 통하는 한치현(漢雉峴)이 있고, 남쪽에는 안산군과 통하는 오리현(梧里峴)이 표기되어 있다. 귀룡산은 구름산의 음차인 것으로 보이며, 한치현은 지금의 한치고개를 말하며, 오리현은 말년에 이곳 부근에서 여생을 보낸 오리(梧里) 이원익(李元翼)의 호와 연관된 지명으로 추정된다.

한편, 산천 조에는 현 서쪽에 있는 대택(大澤)에서 가뭄 때 기우제를 지낸다고 하였다. 전주이씨 익녕군파의 족보인 『소강공내외자손보(昭剛公內外子孫譜)』의 「군부인조씨이하십삼세족장분산도(郡夫人趙氏以下十三世族葬墳山圖)」에 현재의 기아자동차 부지 일대에 방축(防築)이 표현되어 있고, 현재의 하안동 일대로 추정되는 곳에 택(澤)이라고 표기하고 2개의 큰 연못을 묘사하였는데, 대택은 바로 이 택에 해당하는 곳으로 보인다.

[의의와 평가]

『해동지도』「금천현」은 18세기 중반 광명과 관련된 다리, 산, 도로망 등을 이해하는 데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