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30C010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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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서울특별시 구로구 수궁동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윤정 |
1980년대 빌라 단지가 들어서기 전까지 두 마을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예부터 더운 물이 나왔다는 ‘온수동’의 옛 지명을 따라 길을 나선다.
[온수골 길을 따라 가는 한옥 여행]
온수동 옛 지명을 찾아가는 여행은 온수역 5번 출구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온수역 5번 출구에서 나와 온수버스종점이 있는 온수삼거리로 향한다. 이곳에서 북쪽으로 난 온수골길을 따라 걷는 것이 시작점이다.
온수교차로와 온수동 새마을금고를 지나 온수골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드문드문 오래된 빌라 건물이 눈에 띈다. 이곳에서 한옥이 오롯이 남아 있는 온수골을 만날 수 있다.
온수골은 제주고씨와 진주유씨가 집성촌을 이루고 살던 곳이다.
현재 온수골길 60-6번지 일대에 한옥 10여 채가 남아 있다.
온수골에서 온수현대힐스테이트아파트로 넘어가는 고개는 ‘도당제고개’라 일컬었다.
196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도당산 당집에서 정월 대보름마다 잡귀를 물리치고 마을의 평안을 비는 도당제를 지냈다. 몇 십 년 전까지도 주변 마을 사람들이 도당제고개를 영험하게 여겨 상여나 가마는 넘을 수 없었다고 한다.
온수골 뒷산에 오르면 약수터가 나온다. 능안이라 불리던 곳이다. 이곳에서 부천시 오정면 작리로 통하는 고개는 ‘화개고개’라 일컫는다. 2000년 초까지 사람들이 이 인근에서 온천수를 찾으려는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학교로 변한 삭새고개]
길을 내려와 다시 온수역 8번 출구 쪽으로 걷는다. 온수초등학교와 우신중학교·우신고등학교가 차례로 보인다. 원래 이 일대는 ‘터골’이라 불리던 곳이었다.
터골은 1640년경 전주이씨 이양(李暘)이 낙향해서 터를 잡은 곳으로, 터골 뒷산에는 전주이씨 선영이 있다. 이양은 세종의 열세 번째 아들인 밀성군(密城君)의 둘째 아들 춘성군(春城君)의 5세손이다.
우신중학교·우신고등학교 길을 따라 언덕을 오른다. 여기서 지금의 세종과학고등학교 자리까지 긴 골짜기를 ‘삭새고개’라고 불렀다. 삭새고개는 온수동과 궁동을 넘나드는 경계이기도 했다.
현재는 고개의 흔적을 찾기 힘들다. 우신중고등학교의 동쪽 산은 ‘건너짝산’이다. 궁동 산18번지 21호 일대다. 봉우리 높이는 57.9m, 산 동쪽은 앞골이라 불린다.
길을 더 올라 서울정진학교까지 걷다 보면 서남쪽으로는 온수현대힐스테이트아파트가 보인다.
이 일대는 ‘갈골’ 또는 ‘갈매’로 불리던 곳으로, 2009년 온수현대힐스테이트아파트로 재개발되기 전까지 온수연립단지가 있던 곳이다.
온수연립단지가 들어서기 전인 19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이곳은 골짜기가 습하고 갈대가 많았다 하여 ‘갈매’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북쪽 산은 ‘갈마산’이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