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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0A030301
지역 서울특별시 구로구 구로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다일

김흥수[1956년생] 씨는 2010년 현재 구로동에 있는 해피랜드F&C에서 총무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해피랜드F&C는 원래 강남구 신사동에 사무실이 있었는데 1995년 12월 18일 구로동에 사옥을 짓고 이사를 왔다.

15년 전, 처음 구로동으로 출근하던 날을 김흥수 씨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동네가 황량했어요. 공장들이 있던 자리는 비어 있는 곳이 많았어요. 대부분 중국이나 지방으로 빠져나갔다고 하더라구요. 앞에는 학고방이라고 불리는 작은 집들이 가득했고. 강남에 있다가 여기로 오니 주변 환경이 천지차이였어요.”

[강남에서 구로동으로 이사 온 회사]

김흥수 씨의 집은 도봉구 방학동이다. 서울의 북동쪽 끝이다. 회사가 강남구 신사동에 있을 때도 출퇴근 거리는 가깝지 않았다. 도봉구 방학동에서 회사가 있는 강남구 신사동까지 꼬박 1시간이 걸렸다.

1990년대 초반은 지하철 7호선도 개통되기 전이라 교통이 불편했다. 지하철 1호선을 타고 구로역에서 다시 버스를 갈아타거나 중간에 지하철 2호선으로 갈아타야 하는 불편한 출근길이었다. 차로 출퇴근하기도 만만치 않은 거리였다.

김흥수 씨가 다니는 해피랜드F&C는 주로 유아복을 만드는 의류 업체다.

신사동에서는 건물을 임대해서 사용하고 있었다. 좁은 건물에서 북적거리며 일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구로동에 부지를 마련하고 사옥을 지어 1995년 입주하면서 전 직원이 강남 생활권에서 구로동 생활권으로 이전해 온 것이다.

구로동까지 첫 출근하는 날은 말 그대로 여행이었다. 처음에는 늦지 않으려고 아침 일찍 나왔다. 퇴근도 빨리하게 됐다. 집이 있는 도봉구 방학동까지 꼬박 1시간 반이 걸린다. 이전보다 30분 차이지만 소중한 아침 시간에는 큰 차이다.

[식당조차 모자라던 구로동]

강남 한복판에서 서울의 외곽 지역 구로동으로 회사가 이사 오니 직원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출퇴근 시간이 늘어난 것은 물론, 주변에 마땅한 식사 장소조차 없다는 것이다. 해피랜드F&C는 직원이 250명이나 되지만 사내에 식당을 만들지 않았다. 옷을 만드는 곳에서 음식을 조리하면 조금이라도 옷에 냄새가 밴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직원들은 인근 식당을 이용하는 수밖에 없었다.

김흥수 씨의 말에 따르면 회사가 처음 이전해 온 1995년에는 회사 근처에 식당이 단 두 개밖에 없었다. 그것도 작은 분식집 수준이었다. 지금의 두산아파트 자리에는 ‘소공식당’이라는 찌개집이 있었고 그 옆에는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순대국밥집이 있었다.

당시 회사 인근 지역들은 황량한 빈 공장 건물들이 대부분이었고 구로공단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이후였기 때문에 식당도 많을 리가 없었다. 그나마 지금의 남구로역 근처로 나가면 몇몇 음식점들이 있어서 점심시간이면 식당을 찾아 가깝지 않은 길을 걸어 다녔다.

[15년 다니고 나니 맘도 편안해요]

김흥수 씨는 첫 출근 때의 길었던 출근길을 생각하면 힘들었지만 지금은 요령이 생겼다고 한다. 아침에는 새벽 시간부터 집을 나선다. 출근길 정체가 시작되기 전에 차를 달리기 위해서다. 막히지 않으면 방학동 집에서 구로동 회사까지 대략 50분 정도 걸린다. 하지만 퇴근길은 방법이 없다. 늦게 퇴근하자니 매일 귀가 시간이 늦어져 가족들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여름철에는 8시에 출근하고 5시에 퇴근한다. 그래도 집에 가면 7~8시가 되니 늦은 저녁을 먹어야 한다.

김흥수 씨는 “출퇴근이 힘드셨겠어요?”라는 필자의 질문에 이제는 뭐 어려운 것도 잊어버렸다고 말했다. 15년을 다니니 자연스럽게 그리 되더라는 대답이다. 구로동도 초창기에나 밥 먹을 데도 없고 황량했지, 지금은 강남 못지않게 번화가가 되었다고도 말했다.

[정보제공]

  • •  김흥수(남, 1956년생, 구로동 해피랜드F&C 총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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