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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에게」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001642
영어음역 Dongsaengege
영어의미역 To Sister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서울특별시 구로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박사문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단편 서사시
작가 정명자
창작연도/발표연도 1985년연표보기

[정의]

1985년 시인 정명자가 동생을 소재로 구로공단의 노동 체험을 노래한 현대시.

[개설]

「동생에게」는 정명자가 ‘노동에 질리고 가난에 질린’ 시적 자아가 동생에게 쓴 편지글 형식의 단편서사시이다. 정명자는 30여 년 전 국가의 호칭으로는 ‘산업역군’, 일상적으로는 ‘공순이’로 불리던 ‘여공’이었다. 서울특별시 가리봉동구로공단에서, 평화시장에서 그리고 마산공단, 창원공단에서 밤을 낮처럼 밝혔던 여공들은 가난한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동생의 학비를 대기 위해 꽃다운 나이에 자기 인생을 기계에 저당 잡혔던 시대의 희생자이자 사회적 차별의 대명사였으며, 오늘날의 한국을 만든 현대사의 거룩한 이름이기도 했다. 「동생에게」는 시인이 직접 경험한 노동자의 고통스러운 현실과 동생이 노동자의 길을 걷게 될까 두려워하는 언니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

[구성]

행 구분 없는 단연의 시이다. ‘동생에 대한 염려’ → ‘자신의 어릴 적 노동 체험’ → ‘동생에 대한 연민과 염려’ → ‘동생을 꾸짖은 것에 대한 자책’으로 시상이 전개된다.

[내용]

말을 않는 아이/ 무엇 때문일까/ 초조한 표정으로 너는/ 언니를 항상 불안하게 한다./ 나는 너만 할 때/ 십리 길 마다 않고 학교에 다녔고/ 학비를 보태기 위해/ 낮에는 공부하고/ 밤에는 조개 품앗이로 밤을 새웠단다./ 나는/ 그 애로점 많고 힘들었을 때를 생각하며/ 지금에 너를 이해하려 한다./ 항상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하는 듯한/ 말이 없는 너는 아마도/ 과외수업 받고/ 에이비씨 영어 잘 읽고/ 수학 문제 잘 풀고/ 용돈도 풍성한 모든 면이 너보다 월등한 네 짝꿍을 생각하고/ 그렇지 못한 너를 비관하는지 모르겠구나./ 그리고/ 생각대로 얘기치 못하는/ 더듬말 때문에 더욱 고민하는지 모르겠구나./ 말을 안 해 답답하다고 꾸짖는 이 언니가/ 너에게 어떤 아픔을 주었을까./ 어떤 식으로든지 학비를 보탤 테니까/ 언니처럼/ 언니처럼/ 12시간 14시간 일만 하는 공순이 되지 않으려면/ 열심히 공부하라던/ 언니의 뼈저린 한 마디가/ 어떻게 너를 자극시켰을까./ 동생아 그건 푸념이었다./ 공부 좀 못하면 어떻고 실력이 좀 뒤지면 어떠니/ 남들처럼 뒷바라지도 제대로 못해주면서······/ 그러나 언니는 / 너만은 지겨운 노동자 되지 말라고/ 공부를 들먹이고 너를 꾸짖지만/ 그건 결국 언니의 푸념이다./ 노동에 질리고 가난에 질린 하소연이었다./ 사랑하는 동생아.

[특징]

자전적 체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는 데에서 「동생에게」의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엄마 따라 수산조합에 나가 생선을 다듬고 밤에는 조개를 깠어요. 1965년 당시는 한일협정이 체결돼 일본과 무역이 막 시작되던 때였어요. 지금 중국 농수산물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듯 그때는 우리의 값싸고 풍부한 해산 자원을 막 일본에 수출하던 때였어요. 20㎏짜리 미군 부대 밀가루 포대에 담긴 조개를 머리에 이고 날라서, 새벽 3~4시까지 까면 한 포대에 50원 하는 조개를 네 포대 깔 수 있었어요. 그걸로 우리 식구가 먹고 살았어요.” 위의 인터뷰 내용에서 보듯 「동생에게」는 시의 육체를 가꾸기보다는 내용의 진정성에 더욱 치중함으로써 노동 문학의 한 특징을 구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의의와 평가]

「동생에게」는 노동자가 주체가 되어 노동의 경험을 시적으로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1980년대 대표적인 노동 문학의 한 사례라 할 수 있다. 또한 문학사적으로는 오빠에게 보내는 편지글 형식의 시인 임화의 「우리 오빠와 화로」와 형식적 유사함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오빠와 화로」와는 달리 「동생에게」는 계급적 각성 혹은 계급투쟁에의 의지가 드러나 있지 않다. 언니는 동생에게 그저 ‘푸념’, ‘하소연’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이 지점에서 「동생에게」는 일정한 한계를 노출한다고 할 수 있겠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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