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30015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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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鬼神- |
영어음역 | Gwisinnal |
이칭/별칭 | 귀신 닭날,귀신 단지 날,귀신 달기 날,까치 날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서울특별시 구로구 |
집필자 | 김영순 |
[정의]
서울특별시 구로구에서 음력 1월 16일에 귀신이 돌아다닌다는 날.
[개설]
귀신날은 음력 정월 대보름 다음 날인 정월 16일을 지칭하는데, 이 날을 귀신 닭날, 귀신 단지 날, 귀신 달기 날, 까치 날 등으로도 부른다. 이 날은 닭 귀신이 사람을 쪼면 병이 든다하여 나다니지 못하고 집에서 쉬었다. 옛 구로에서는 이 날 외출을 하면 귀신이 붙는다고 해서 나들이를 삼가 했다.
[연원 및 변천]
귀신날의 근원은 중국 역사상 독부(毒婦)로 유명한 달기(妲己)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원래 달기는 은(殷)나라 주왕의 비(妃)로 왕의 총애를 받았지만 온갖 음탕하고 포악한 짓을 도맡아 했다. 후에 주(周)나라 무왕에 의해 죽임을 당해 귀신이 되었는데 정월 열엿새 날이면 집집마다 찾아온다는 것이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귀신이 돌아다니는 날이며, 이 날은 일을 하거나 남의 집에 가면 귀신이 붙어 우환이 생기므로 일하지 않고 쉬는 날이라고 적고 있다. 그래서 그 액막이로 여러 가지 풍속이 지방에 따라 전해지고 있다.
[절차]
옛 구로에서는 이 날 귀신이 싫어한다는 명씨[목화씨]와 고추씨를 화로 불에 태워 연기를 대문 밖에다 피우는 등 갖은 방법을 사용하였다. 또한 대문에 구멍이 가는 명씨와 고추씨를 걸어두면 귀신이 들어오다 체 구멍을 세느라 정신이 없어지며, 신발을 엎어 놓으면 절대로 신고 가지 못한다고 하여 신발을 방에 들여 놓지 않은 사람들은 봉당에 신발을 엎어 놓고 그 날 밤을 보내곤 하였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구로에서는 귀신 전날인 정월 보름날에 어린아이들은 논두렁 밭두렁에 불을 놓았으며, 하루 종일 불을 넣은 깡통을 돌려서 귀신이 얼씬도 못하게 하였다. 달 밝은 보름밤에 깡통 불 돌리기로 들녘은 장관이었다. 마을에서는 널뛰기, 윷놀이, 달집태우기 등의 놀이를 소란스럽게 하여 귀신을 쫓아냈다. 조복순[여, 82]에 의하면, 이날 구로 지역의 부녀자들이 널을 뛰고 또 윷을 던져 노는 것은 귀신대가리를 때려 부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불을 놓아 귀신을 소멸시키거나 놀이를 통해 파괴시키는 방법은 모두 농업 문화의 주술적인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팥죽을 쑤어서 집안 여기 저기 뿌리고, 붉은 흙을 골목길에 군데군데 놓아 두어 아예 귀신이 접근도 못하게 하였다. 이는 자연과 가깝게 교감을 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농경문화의 유산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