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30014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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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四月初八日 |
영어음역 | Sawolchopail |
영어의미역 | Buddha's Birthday |
이칭/별칭 | 부처님 오신날,연등회,등석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서울특별시 구로구 |
집필자 | 김영순 |
[정의]
서울특별시 구로구에서 음력 4월 8일 석가모니가 탄생한 날에 지내는 민속 명절.
[개설]
사월초파일은 석가모니의 탄생일을 말하며, 이날을 ‘부처님 오신 날’, ‘연등회’ 등이라고도 부른다. 또한 이 날에는 등불을 켜기 때문에 ‘등석’이라고도 불린다. 사월초파일 며칠 전부터 옛 구로의 민가에서는 각기 등대를 세우고 위쪽에 꿩의 꼬리를 장식하고 채색 비단으로 깃발을 만들어 단다. 작은 집에서는 깃대 꼭대기에 대개 노송을 붙들어 맨다. 그리고 각 집에서는 집안의 자녀들 수대로 등을 매달고 그 밝은 것을 길하게 여긴다.
[연원 및 변천]
『고려사』에 “왕궁이 있는 국도로부터 시골 마을에 이르기까지 정월 보름에 이틀 저녁을 연등(燃燈)하던 것을 최이[1356~1426]가 4월 8일로 연등을 옮겨 갔다.”고 했다. 그러므로 정월 보름 연등 행사는 본디 중국의 제도요, 고려 풍속에는 이미 없어졌다. 또한『고려사』에 “우리나라 풍속에 4월 8일은 석가의 탄생일이므로 집집에서 연등을 한다. 이 날이 되기 수십 일 전부터 여러 아이들은 종이를 잘라 등대에 매달아 깃발을 만들고 성 안의 거리를 두루 돌아다니면서 쌀이나 돈을 구하여 비용으로 쓰니 이를 호기라 한다.”고 했다. 그러므로 지금 풍속에 등대에 기를 다는 것은 ‘호기’의 유풍인 것이다. 그러나 이를 반드시 4월 8일에 행하는 것은 최이가 시작했다고 한다.
[절차]
등을 만들 때 종이를 바르거나 붉고 푸른 비단을 바르기도 한다. 운모를 끼워 비선과 화조를 그리고, 평평한 면과 모가 진 곳마다 삼색의 돌돌만 종이나 길쭉한 쪽지 종이를 붙이기도 한다. 그리하여 펄럭이는 모습이 매우 멋이 있다. 등은 마늘 같이 생긴 것, 참외 모양의 것, 꽃잎 같은 것, 새나 짐승 모양의 것, 누대 모양 등 가지각색이 있다.
등대는 대나무를 쭉 끼워 만들므로 높이가 여남은 길이나 된다. 그 깃발 아래에다 가로 막대기를 대어 갈고리를 만든다. 그 갈고리에다 줄을 얹어 그 줄의 양 끝이 땅까지 내려오게 한다. 그런 다음 밤이 되면 등에다 불을 붙이는데 많이 달 때는 십여 개 적게 달 때는 식구 수대로 다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면 이 등을 단 모양이 층층으로 이어져 마치 구슬을 꿴 것 같다. 먼저 줄의 한 끝을 맨 위에 있는 등의 머리 쪽에 붙들어 매고, 다음 한 끝을 맨 아래에 있는 등의 꼬리에다 붙들어 매어 서서히 잡아 올리면 그 등을 매단 줄이 갈고리까지 올라가 멈춘다. 높은 곳에 올라가 그것을 보면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온 하늘에 가득 찬 별들과 같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등의 이름에는 등의 모양새에 따라 수박등·마늘등·연꽃등·칠성등·오행등·일월등·공등·배등·종등·북등·부각등·난간등·화분등·가마등·머루등·병등·항아리등·방울등·알등·용등·봉등·학등·잉어등·거북등·자라등·수복등·태평등·만세등·남산등 등이 있다. 예를 들면, 북등에는 장군이 말을 탄 모양이나 삼국의 고사를 그렸다. 또 연등 안에는 선기[갈이틀]를 만들어 놓고 종이를 잘라 말 타고 사냥하는 모습이나, 매·개·호랑이·이리·사슴·노루·꿩·토끼 모양을 그려 그 선기에 붙인다. 그러면 바람에 의하여 빙빙 도는데 밖에서 거기에서 비쳐 나오는 그림자를 본다.
시내의 등 파는 집에서 파는 등은 천태만상으로 오색이 찬란하고 값이 비싸며 기이함을 자랑한다. 종가[종로]에는 이 등을 보려고 사람들이 담벼락 같이 몰려선다. 또 난조·학·사자·잉어·자라 모양의 등과 선관 선녀가 말 탄 형상의 등을 만들어 팔면, 여러 아이들은 다투어 사가지고 장난하며 논다.
옛 구로에서 연등회 날 저녁에 전례에 따라 야간 통행금지[1945년 9월부터 37년간 계속되다가 1982년에 없어졌음]가 해제된다. 온 집안의 남녀들은 초저녁에 남북의 산기슭에 올라가 등을 달아 놓은 광경을 구경한다. 혹 어떤 이는 악기를 들고 거리를 쏘다니며 논다. 그리하여 구로의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거리나 골목은 사람의 바다를 이루고 떠들썩하기가 밤새도록 이어졌다고 한다.
아이들은 각각 등대 밑에 석남의 잎을 넣어서 만든 증편과 볶은 검은 콩과 삶은 미나리나물을 벌여 놓는다. 이것은 부처님오신날에 간소한 음식으로 손님을 맞이하여 즐긴다는 뜻이라고 한다. 또 물동이에다 바가지를 엎어 놓고 빗자루로 두드리면서 진실하고 솔직한 소리를 내는 것을 ‘수부회[물장구]’라 한다. 손님을 청해 음식을 대접하는데, 느티떡·볶은 콩·삶은 미나리 등을 내놓는다. 이를 ‘부처 생신날 소밥[고기반찬이 없는 밥]’이라 한다. 또한 어린이들은 동이에 물을 길어 등대 아래에 떠다 놓는다. 그리고 바가지를 엎어 놓고 빗자루로 그 바가지를 두드려 소박한 소리를 낸다. 이를 ‘수고[물장구]’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