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서울특별시 구로구에 분포하고 있는 조선시대 무덤.

[개설]

고분(古墳)’이란 글자 그대로 옛 무덤을 뜻하기도 하지만 고고학에서는 개념적으로 엄격히 한정해 특정 시기의 무덤 양식을 지칭하는 경우도 있다. 넓은 의미에서 고분이란 과거 사회에서 죽은 이를 위해 수행된 매장 의례가 물질적인 증거로 남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구로 지역에 분포하는 고분은 여계 묘역(呂稽墓域), 정선옹주 묘역(貞 善翁主墓域), 진주유씨 문중묘, 노숭 묘 , 경주정씨 문중묘, 사천목씨 묘역,전의이씨 묘역, 평산신씨 묘역, 순흥안씨 양도공파 묘역 등이 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묘소 몇 곳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여계 묘역]

조선 초기의 묘역으로 총 넓이는 1,025㎡이며 묘 2기, 묘비 1개, 상석 2개, 문인석 4개가 있다. 구로구 고척2동 산6-3번지에 있으며, 1991년 12월 24일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80호로 지정되었다.

[정선옹주 묘역]

정선옹주(貞善翁主)는 조선 제14대 임금인 선조의 7녀로 권대임(權大任)과 결혼하여 지금의 구로구 궁동 67번지 일대에서 살았다고 한다. 궁동이라는 명칭도 여기에서 유래되었다. 묘역에는 정선옹주와 남편 권대임의 묘를 비롯하여 여러 기의 안동권씨 무덤이 자리 잡고 있다.

정선옹주 묘역이 있는 안동권씨 문중묘는 궁동에서 명당 혈로 꼽히는 곳으로 10m 폭에 약 150m 가량 길게 남북으로 뻗어 내린 언덕에 위로부터 아래까지 모두 8기의 무덤이 있다. 맨 위의 묘는 권대임의 할아버지인 길창군(吉昌君) 충정공(忠貞公) 권협과 정경부인 전주최씨(全州崔氏) 무덤이며, 그 아래는 부마도위(駙馬都尉) 길성군(吉成君) 권대임과 정선옹주의 무덤으로 권협의 무덤보다 규모는 크지만 비석이 작고 비문도 간략하다.

권대임의 무덤 아래는 아버지인 길흥군(吉興君) 권신중과 부인 전주이씨(全州李氏)의 무덤, 그 아래는 권대임의 아들 권진과 부인 남양홍씨(南陽洪氏) 무덤이다. 권대임과 아버지 권신중의 무덤 순서가 바뀌었음이 눈에 띤다. 그 이유는 권대임이 왕의 사위라는 특례를 인정하여 부자간의 순서를 바꾸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구로구 궁동 54-2번지에 있다.

[진주유씨 문중묘]

진주유씨 문중묘는 총 면적 26,531㎡에 이르는 야산에 조성되어 있다. 중종반정(中宗反正) 3대 공신 가운데 한 명인 유순정(柳順汀)과 부인 안동권씨(安東權氏) 부부 묘를 비롯하여 유순정의 아들 유홍, 그 후손인 유사필·유준·유중광·유식·유순의 묘 등 7대 8기의 묘가 있다. 원래 이 묘역은 영의정 유순정이 1512년(중종 7) 53세로 세상을 떠나자 중종이 박원종이 세상을 떠났을 때의 예에 따라 3일간 조정의 정사를 폐하고 장생전(長生殿)의 관곽(棺槨)을 내어 줌과 동시에 현재의 구로구 오류동(梧柳洞)과 온수동(溫水洞) 일대 및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여월동(如月洞)·작동(鵲洞)에 이르는 약 9.92㎢[약 300만 평]의 땅을 사여(賜與)하면서 조성되었다.

유순정 묘에서 서남쪽으로 약 80m 떨어진 곳에 유홍 묘가 있고, 유홍 묘 동쪽 아래에는 다른 곳에서 이장된 후손들의 묘 5기가 자리하고 있다. 구로구 오류동 산43-31번지, 구로구 오류동 산43-32번지[오리로13가길 42]에 있으며, 2004년 8월 20일 서울특별시 기념물 제22호로 지정되었다.

[노숭 묘]

천왕골과 항동의 경계인 삼각산 줄기가 동쪽으로 뻗어 내린 산등성이 자락에 있다. 예전에는 신도비만 있고 비석이 없었으므로 누구의 무덤인지 몰라 다만 노정승묘라고 불러 오다가 그 뒤 노숭의 무덤임이 밝혀졌는데 2009년 6월 6일에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동문리 산211번지로 새로운 묘역을 조성하여 안장하였다. 노숭 묘뿐 아니라 그 아래에 있던 다섯째 아들인 노상신(盧尙信)의 묘와 비, 석물도 그대로 이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