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9A0103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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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상북도 고령군 고령읍 연조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창언 |
[고령읍에서 제일 먼저 세워진 가야아파트]
농촌 지역의 소도시 대가야읍에는 농촌형 주거 공간과 도시형 주거 공간이 혼재해 있다. 특히 대가야읍 시가지를 남북으로 가로 지르는 국도 33호선과 인접한 연조리와 쾌빈리에는 아파트나 빌라와 같은 공동 주택과 단독 주택이 혼재해 있다. 대가야읍에서는 1970년대 후반부터 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했는데, 연조리의 경우 1990년대 이후 도시 지역에서 흔한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동화맨션, 수정맨션, 가야아파트, 가야빌라, 한빛빌라 등 공동 주택이 전체 주택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수정맨션이 위치한 연조3리의 경우 전체 327가구 가운데 아파트 거주 가구가 절반이 넘는 173가구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고령읍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공동 주택 가운데 가장 먼저 들어선 것이 1983년에 준공된 가야아파트다. 가야아파트는 연조1리 마을회관에서 북서쪽으로 약 150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가야아파트에는 누가 살까?]
두 개의 동으로 구성된 가야아파트에는 모두 50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한 세대당 넓이는 15평[49.59㎡], 20평[66.12㎡], 22평[72.72㎡]으로 다소 차이가 난다. 내부 공간은 15평형이 두 개의 방·부엌·화장실로 구성되어 있고, 그 이상의 평형에는 세 개의 방과 거실이 갖추어져 있다. 아파트를 처음 건설할 당시에는 핵가족은 물론 3세대 가족이 거주할 수 있도록 설계했으나, 현재는 혼자 사는 노인 가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나동의 한 라인 8가구 중에는 단 1가구만 부부로 구성된 핵가족을 이루고 있고 나머지는 한 명이 거주하는 단독 가구인데, 대부분이 노인들이다.
이처럼 가야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60세 이상의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매매 가격과 전세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할 뿐만 아니라, 단독 주택에 비해 생활하는 데 편리하기 때문에 노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군청과 농촌지도소 등의 관공서와 인근 공단에 근무하는 젊은 연령의 직장인 가족도 몇 가구 거주하고 있다.
[가야아파트 사람들의 공동생활]
가야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매년 연말에 거주민 모임을 가지고 있다. 이곳 사람들이 ‘반상회’라고 부르는 거주민 모임은 반장이 주관하여 연간 모은 관리비의 결산 보고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관리비는 2010년 현재 모든 가구에서 매월 2만 3000원을 납부하고 있다. 이 중에서 3000원은 계단 청소 비용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지하 창고의 습기를 제거하는 데 충당하고 있는데, 아파트 사람들은 지하실에 습기가 차는 것을 놓고 본래 논이었던 곳에 아파트를 건립했기 때문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저층에 사는 사람들은 하절기 장마철 동안에 나는 악취와 모기떼의 극성으로 불편을 겪는다고 한다. 이처럼 지하실의 습기 제거가 현재 가야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의 최대 현안이다.
과거에 아파트 대청소는 매월 1일 아침에 직장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출근하기 전 한 시간 정도 아파트 주변을 빗자루로 쓸거나 쓰레기를 정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으나 2009년에 고령군청에서 아파트 공터에 아스팔트 포장 사업을 한 이후 중단하였다.
[고령읍에서 제일 시원한 곳]
가야아파트 나동의 1호와 2호 라인 현관에는 양편으로 여러 개의 간이 의자가 놓여 있다. 혼자 사는 노인이 많지만 별도의 노인정이 없는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임시로 꾸며 놓은 노인들만의 공간이다. 가야아파트에 사는 노인들은 실외 공간에서 만나기 어려운 동절기에는 인근의 마을 회관을 다니지만, 봄과 가을에는 아파트 입구 현관에 간의 의자를 놓고 임시 노인정을 꾸민다. 한여름에는 그늘진 아파트 공간에 평상을 놓으면 그곳이 노인정이 된다. 가야아파트는 주산 아래 위치한 첫 건물이기 때문에 산바람이 잘 든다. 그래서 가야아파트 사람들은 이곳이 고령읍에서 가장 시원한 곳이라서 여름철 노인들의 좋은 휴식 공간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정보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