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9A0102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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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상북도 고령군 고령읍 연조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창언 |
[세 개의 리로 구성된 연조리]
대가야읍의 시가지에 위치한 연조리는 세 개의 리[연조1리·연조2리·연조3리]로 구성되어 있다. 연조리를 구성하는 이 세 개의 리에는 동네를 대표하는 기구인 이장이 주관하는 동회가 있다. 연조리에는 아파트와 빌라 등의 주택가, 관공서와 교육 기관 그리고 상가가 형성되어 외견상 도시 지역의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의 제반사를 이장과 반장이 동회를 통해 주관한다는 점에서 행정 체계는 농어촌 지역과 동일한 형태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조리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연조3리에는 2010년 4월 현재 327가구에 937명이 거주하고 있다. 10년째 이장직을 맡고 있는 양만수[1939년생] 씨에 의하면, 연조3리는 도시와 농촌의 특성이 고루 갖추어진 곳이다. 주거 형태를 놓고 볼 때, 연조3리에는 아파트 거주자와 일반 주택 거주자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 매년 연말에는 시골 마을처럼 마을의 대표 기구인 동회가 주관하여 대동회를 개최하는데, 이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과 호응도 양분되어 표출되고 있다.
[연조3리 동회에서 하는 일]
일반적으로 동회는 촌락 사회의 1년간의 공동생활에 관한 규범이나 규제라고 할 만한 거의 대부분의 문제를 토의하고 결정하는 촌락을 대표하는 기구다. 동회는 한 해를 시작하는 정월 대보름을 전후해 개최되는데, 동회에서 논의되고 결정되는 문제는 행정, 풍기와 제재, 공동 작업, 임금, 부조, 동제, 친목과 오락, 계몽, 모곡과 구휼 등으로 마을의 제반사 가운데 관여하지 않는 부분이 없다. 이처럼 동회에서 결정되는 사안은 농업에 기초한 공동체 사회의 특성과 관련된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점에서 도시 지역의 특성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는 연조리의 동회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과 호응도 양분되기 마련이다. 공동 주택 거주민과 단독 주택 거주민이 균형을 이루는 연조3리의 경우 이러한 양상이 뚜렷하다.
연조3리 동회가 주관하는 행사로는 대동회, 대보름 행사, 경로잔치, 지역민 체육 대회 등이 있다. 연조3리의 대동회는 원래는 대보름을 전후한 시기에 개최됐으나 행정 기관과 일정을 맞추는 과정에서 연말로 변경해 개최되고 있다.
대보름에는 윷놀이를 하는데, 농업에 종사하는 지역민이 다수를 차지하는 것을 고려하여 비료를 상품으로 하고 있다. 5월에는 어버이날을 전후하여 경로잔치를 개최하며, 음식을 장만하여 지역의 노인에게 대접하거나 행정 기관의 지원과 각계의 찬조금을 모아 경로 여행을 다니기도 한다. 2010년에는 관광버스 두 대를 대절해 부산과 남해로 여행을 다녀왔다. 매년 가을에는 고령군청과 대가야읍사무소에서 번갈아 주최하는 군민 체육 대회와 읍민 체육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현재 연조리 동회가 주관하는 행사를 놓고 볼 때, 전통 사회의 동회에 비해서 기능과 의미가 크게 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동회가 수행한 여러 가지 기능 가운데 일부 행정과 친목 및 오락 정도만 지속되고 있다. 그나마 이러한 사업도 행정 기관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동회가 전통 사회에 비해 기능이 크게 위축된 만큼 운영에도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지역민의 동회에 대한 관심과 호응이 낮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이다. 따라서 동네의 행사나 의사 결정에서 단결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지역민들은 이것을 지역민의 연령, 직업, 주거 형태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연조3리의 주거 형태에서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아파트 거주민들은 일반 주택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 비하여 연령이 낮고, 공공 기관이나 인근 공단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다수다. 반면 일반 주택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농업에 종사하거나 혼자 사는 노인이 많다. 연조3리에서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거주한 토착민들은 전체의 20% 정도에 불과하다. 이처럼 연조3리는 지역민 구성에서의 복합성에 기초한 다양한 이해관계와 관심을 수렴하여 이웃 간의 정이 넘치는 활기찬 동네를 조성하는 것이 과제인 듯 보였다.
[정보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