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9014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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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說話 |
영어의미역 | Folk Tale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상북도 고령군 |
집필자 | 이동월 |
[정의]
경상북도 고령 지역에서 옛날부터 구전되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설화(說話)는 일정한 구조를 가진 꾸며낸 이야기이다. 설화 중에는 사실을 가장하는 이야기가 얼마든지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사실이 아닌 사실적인 이야기이며, 사실 여부보다는 문학적인 흥미와 교훈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설화를 신화, 전설, 민담으로 3분하는 것은 세계적인 통례이다. 이 셋 사이에 확연한 선을 긋는 것은 곤란하다. 서로 넘나드는 경우도 있고, 하나가 다른 것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신화]
후기 가야의 수도였던 고령에는 대가야의 건국 신화인 「정견모주설(正見母主說)」이 있다. 「정견모주설」은 가야산의 산신(山神)인 정견모주(正見母主)라는 여신이 천신(天神) 이비가(夷毘訶)에게 감응되어 두 아들을 낳았는데 첫째 아들 뇌질주일(惱窒朱日)은 후에 대가야의 이진아시왕(伊珍阿豉王)이 되고, 둘째 아들 뇌질청예(惱窒靑裔)는 김해로 가서 금관가야의 수로왕이 되었다. 대가야를 건국한 뇌질주일, 즉 이진아시왕의 설화야말로 대가야국의 독특한 건국 신화라고 할 수 있다. 또 일본의 건국과 관련된 「고천원(高天原)」 신화는 일본을 건국한 천왕이 고령에서 건너갔다는 이야기이다.
[전설]
고령 지역의 설화 중 전설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구체적 증거물을 상정하는 지역 전설이나 역사적 인물의 행적과 관련된 인물 전설의 경우 매우 강한 지역성을 띤다.
1. 자연 전설
고령 지역에 전하는 전설 중에서 자연 전설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자연 전설은 마을, 산, 물, 나무, 바위 등 자연물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고령 지역은 가야산, 미숭산, 만대산 등의 큰 산에 둘러싸여 있고, 대부분의 마을이 조그마한 봉우리를 거느리고 있으며, 소가천, 대가천, 안림천, 회천 등 하천이 많다. 이러한 자연 환경을 가진 마을이 많기에 자연 전설이 많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신동의 비녀」, 「나대리」, 「옥계」, 「이실고개」, 「무당바위」, 「거북바위」, 「장수바우」, 「소학산의 전설」, 「당수나무에 얽힌 이야기」, 「수양버들에 얽힌 이야기」, 「도르뱅이와 용담골 유래」, 「두려움의 담밑재」 등을 들 수 있다.
2. 인물 전설
고령 지역에서 인물 전설은 자연 전설 다음으로 많다. 인물 전설은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인물에 관한 전설이다. 여기에는 이인, 영웅, 장수, 고승, 효자, 열녀 등을 포함시킬 수 있다. 이성계에 저항한 고려 미숭 장군, 임진왜란 때 왜적에 맞서 싸운 송암 김면 장군의 이야기도 많이 전하며, 대가야 사람인 우륵에 관한 이야기도 고령에서만 전한다. 효자·열녀 전설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가운데도 효행을 실천해 복을 받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아기를 희생하거나 신체 일부를 잘라 부모를 공양하는 이야기로 극단적 희생을 강조하고 이념성을 강하게 드러내기도 한다.
「미숭산과 미숭장군」, 「송암 김면 장군의 호 송자에 얽힌 이야기」, 「송암 선생 부인과 박」, 「정정골과 우륵의 가야금」, 「쾌빈동 정정골 전설과 동구뱅이 전설」, 「호랑이도 감동한 효자 성풍세 이야기」, 「허벅지 살을 떼어낸 효자」, 「효성이 지극한 부부」, 「열부 이야기」, 「성산 배씨 효열문 설화」 등을 들 수 있다.
3. 풍속·신앙 전설
풍속의 유래나 신앙에 관련되는 이야기로, 고령 지역에서는 묘 자리, 명당, 절 터 등에 관련된 신앙 전설이 많다. 신앙 전설에는 억울하게 죽은 사람의 원혼을 달래거나 노한 산신을 달래는 제사를 통해 마을이나 개인의 안녕을 얻게 되는 이야기도 포함된다. 「개진면 오사동 산신제 전설」, 「옥산동 당산제의 유래」, 「박 부자와 팔리산 용마등」, 「잃어버린 마을」, 「가뭄도 비껴가는 미숭산과 기우천」, 「미숭산의 천제당」 등을 들 수 있다.
[민담]
설화의 한 갈래로서의 민담은 흥미 위주로 전승되는 옛날이야기로 규정될 수 있다. 고령 지역에서 전하는 민담은 많지 않다. 대가야의 고도로서 유교적 분위기 속에 보수적인 미풍양속을 선호한 지역 정서가 흥미 위주의 민담을 선호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꼬부랑 할머니」, 「얼숙이와 까불이」, 「맹꽁이 학자 이야기」 등은 별 뜻 없이 우스개 이야기들을 소재로 하면서 어리석음을 조롱하거나 유식한 체하는 선비를 비꼬는 풍자적 기능을 보여 준다.
[의의와 평가]
고령은 대가야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신화를 포함하여 다른 지역보다 풍부한 설화 자료가 전승되어 왔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구비문학대계 조사 사업’에 고령 지역이 포함되지 않아 현장 채록 작업이 그리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채록된 자료를 바탕으로 했을 때 고령 지역의 설화는 지역의 자연 환경이나 역사적 사건을 반영하여 지역 주민들의 정서적 공감과 지역에 대한 애정을 고취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있다. 하지만 이야기를 구성하는 서사적 요소가 약한 탓에 문학적 가치는 풍성하지 못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