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상북도 고령군 쌍림면 하거리에서 선산배씨 가문의 열부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열부 이야기」는 불에 휩싸여 죽게 된 시아버지를 불길에 뛰어들어 살린 선산배씨 가문의 며느리가 열부상을 받게 된 효행담이자 열녀담이다.

[채록/수집상황]

2006년 김광순이 집필하고 도서출판 박이정에서 발행한 『한국구비문학』-경북 고령군편에 실려 있다. 이는 2000년 11월 25일 경상북도 고령군 쌍림면 송림리 주민 오주호[남, 73]에게서 채록한 것이다.

[내용]

옛날 고령군 쌍림면 하거리에 선산배씨가 살고 있었다. 선산배씨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아들이 혼기가 차자 울산 땅의 이기춘의 누이가 그 사람됨이 단정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며 동기간에 우애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에 선산배씨는 그녀를 며느리로 맞아들이게 되었다. 이씨 부인은 시집을 와서 시아버지와 시어머니를 정성을 다해 모시고, 몸이 약한 남편 또한 잘 섬겼다.

이씨 부인이 시집을 온 그 해 겨울에 선산배씨 집에 큰 불이 나서 집 전체가 불길에 휩싸이게 되었다. 그런데 별채에 있던 시아버지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채 연기에 질식해 방에 쓰러져 있었다. 불길이 워낙 세서 누구 하나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때 며느리가 불길 속을 뚫고 시아버지가 있는 방으로 뛰어들었다. 불길 속에 뛰어든 며느리는 불길 안쪽에 쓰러져 있는 시아버지를 발견하여 업고 불길 속을 헤쳐 나왔다.

시아버지의 몸을 불에서 보호하려고 자신의 몸을 불쪽으로 향해 나왔기 때문에 며느리의 몸은 불에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자신의 온몸에 화상을 입으면서도 시아버지를 구하려고 했던 며느리 덕분에 시아버지는 미미한 화상만 있었을 뿐 별다른 탈은 없었다. 이 소식을 들은 조정에서는 며느리인 이씨 부인에게 큰 상을 내려 치하하였고, 동네 주민들은 열부라 칭송하였다고 한다. 현재도 고령군 쌍림면 하거리에는 이씨 부인이 살던 집이 전해 내려온다.

[모티프 분석]

「열부 이야기」의 주요 모티프는 ‘불속에서 위기에 처한 시아버지를 살린 며느리’이다. 이 이야기는 시부모를 지극 정성으로 모시고 허약한 남편을 잘 섬기던 며느리가 집에 큰 불이 나자 자신의 목숨을 마다하지 않고 시부를 구했다는 열녀의 효행담이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가부장적 사회에서는 충·효·열은 국가, 사회, 가정의 질서를 지키는 윤리 가치로서 존중되어 왔다.

조선시대 이래로는 유교의 실천적 규범으로 인식되었지만, 그 이전부터 충·효·열은 인간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였다. 이러한 윤리적 가치가 인간의 기본적 덕목으로 추앙되었기에 충, 효, 열과 관련된 설화도 대량으로 형성·전승되어 오고 있다. 「열부 이야기」도 우리나라 전역에서 내려오는 전형적인 열녀 주제의 설화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