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9013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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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勞動謠 |
영어음역 | Nodongyeo |
영어의미역 | Agricultural Labor Songs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상북도 고령군 |
집필자 | 박영식 |
[정의]
경상북도 고령 지역에서 노동을 하면서 부르는 민요.
[개설]
노동요는 민중들이 일을 즐겁게 하고 공동체 의식을 높여서 일의 능률을 높이기 위하여 부르는 노래이다. 고령 지역 민요는 「모찌기 노래」, 「모심기 노래」, 「논 매기 노래」 등 논농사와 관련된 노동요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논농사는 물이 풍부한 지역이라야 농사를 지을 수 있다. 고령 지역은 낙동강과 크고 작은 내[川]를 끼고 있어서 수자원이 풍부한 고장이다. 모내기 작업은 못자리에서 모를 치워서 어느 정도 자라면 다른 논에 옮겨 심는 작업이다. 여기서 노래를 부르는 것은 많은 사람이 손발을 맞추어야 할 필요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노동의 고통을 잊기 위하여 부른 것이다.
[모찌기 노래]
논농사를 짓는 지역에서는 모판을 만들어서 씨를 뿌리고 정성껏 기른다. 모판에서 모가 싱싱하게 자라면 농사의 풍년을 예감할 수 있다. 「모찌기 노래」는 모판에서 자란 모를 찌면서 부르는 노래이다. 모찌기 작업은 움직임이 적고 단순 반복이 많아서 쉽게 피로해지고 따분하게 된다. 이러한 작업에 알맞은 노래가 바로 「모찌기 노래」이다.
가) 들어들어 저들에들어 이모밭을 들어내자/ 이모밭을 들어들어 저모밭에 들어내자
나) 열리세 열리세 열려보세/ 세사슬 모를 열려보세
다) 한강에다 모를부어 모쪄내기가 난감일세/ 하늘에다 목화를심어 목화따기가 난감일쎄
라) 이어내자 이어내자 오모자리를 이어내자/ 들어내자 들어내자 이모자리를 들어내자
마) 저루라 저루라 큰애기뒷집을 조루세/ 조루자 조루자 아들빼미를 조루세/ 조루자 조루자 큰애기뒷집을 조루자/ 조루자 조루자 이논빼미를 조루세/ 조루자 조루자 큰애기뒷집을 조루세/ 조루자 조루자 세마지기를 조루세
고령 지역의 「모찌기 노래」는 모두 5편이다. 그 가운데서 가)~라)는 모찌기 과정에 대한 짧은 면모만 보여준 것이라면, 마)는 그래도 많은 내용이 담겨 있다. 가)와 라)는 모판에서 찐 모를 다른 논에 옮기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나)는 모를 찌면서 풍요를 기대하고 있다. 다)와 마)는 「모심기 노래」와 함께 불리고 있어서 「모찌기 노래」와 「모심기 노래」는 서로 넘나들면서 불린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마)는 선후창의 가창 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며, 모판에 있는 모를 ‘아들빼기, 이논빼미, 세마지기’ 등으로 확대하면서 부른다. 이 노래 속에는 모찌기 과정보다는 모내기를 빨리 끝내려는 심정이 배어 있다. 「모찌기 노래」는 가사와 리듬이 단순할 뿐만 아니라 모내기 노래와 함께 불리고 있다. 모찌기 작업이 끝나면 모내기 과정이 이어진다.
[모심기 노래]
「모심기 노래」는 모내기 과정에서 불려진다. 모심기는 농사를 짓는 농민들에게 매우 귀중한 것이다. 해마다 풍년의 시작이 바로 모심기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모내기 작업은 마을의 공동 작업으로 실시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 과정에서 힘든 고통과 작업의 능률을 위해 「모심기 노래」를 불렀다. 「모심기 노래」는 가장 많은 분포를 보이고 있어서 이 지역이 논농사 우세 지역임을 증명하고 있다. 고령 지역의 「모심기 노래」 가운데 몇 가지만 예를 들어보고자 한다.
가) 서마지기 요놈빼미 반달같이 떠나가네/ 지가 무슨 반달인고 초승달이 반달이지/ 능청휘청 저벼륵끝에 무정하다 저오르바/ 난도죽어 후승가서 낭군님한번 섬겨볼레/ 물고는어절철 허러놓고 주인양반 어디갔소/ 우리야전부 손에들고 첩호방에 놀러갔소.
나) 모야모야 노랑모야 니언제커서 열매열래/ 이달커고 훗달커서 칠팔월에 열매열지/ 능청휘청 저벼륵 끝에 무정하다 저오르바/ 나도죽어 후승가서 낭군님부터 슴기볼래/ 서마지기 이놈빼미 반달같이 떠나가네/ 니가무슨 반달인고 초승달이 반달이지/ 이물고저물고 와장창허러놓고 주인네양반 어디로갔소/ 무네야손수건 손에들고 첩호방에 놀러갔소/ 모시야적삼 반소반에 분통같은 이젖보소/ 많이나보면 병날터이오 손텁만치만 보고가소.
다) 서마지기 이논빼미 반달같이 떠나간다/ 니가무슨 반달이나 초생달이 반달이지/ 능청휘청 저비륵 끝에 무정하다 저오르바/ 난도죽어 후승가서 낭군한번 심기볼래/ [점심 때]풍당풍당 수지비 사우상에 다올랐네/ 저누무할마이 어디가고 딸의동자 시키는고/ [저녁 때]해다지고 저문날에 인물행상 떠나간다/ 오늘해는 다저문데 골골마다 연기나네.
라) 서마지기 이논빼미 반달같이 떠나가네/ 네가무슨 반달인가 초생달이 반달이제/ 능청능청 저비록끝에 무정하다 저오라비/ 나도죽어 저승가서 낭군부터 섬길라네/ 물꼬를 철철 다헐어놓고 주인할량 어디갔나/ 문어전복 손에들고 첩의집에 놀러갔네/ 산아산아 미승산아 얼굴고아 미승이냐/ 우리마을 아가씨 네닮아서 예쁘다네/ 물아물아 가야물아 이논빼미에 채워다오/ 우리어미 젖줄같은 이은공에 모자란다/ 무럭무럭 잘도자라 이달크고 저달커서/ 서마지기 이논빼미 천석만석 부어주소/ 산아산아 가야산아 이비가라 가야산아/ 산아산아 가야산아 정견모주 가야산아/ 이들판을 살피고 우리논을 보살피사/ 물고물은 가득하고 모진바람 막아주소.
고령 지역의 「모심기 노래」는 모두 41편으로 논농사요 중에서 가장 많은 분포를 보이고 있다. 그 가운데 4편만 예로 들어서 설명하고자 한다. 「모심기 노래」는 먼저 ㈀모심기 하는 과정에 대한 것, ㈁남녀의 사랑과 성에 관한 것, ㈂오빠와 누이간의 가족 문제가 나타나는 것, ㈃양반에 대한 비판이 나타나는 것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보면 「모심기 노래」는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과 희로애락을 모두 담고 있는 것이다. 모심기 과정은 오랜 동안 작업이 계속되기 때문에 짧은 가사의 노래로는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모내기 작업 동안 같은 가락을 반복하며 새로운 가사를 넣어 가면서 바꿔 불렀을 것이다.
가)의 「모심기 노래」는 ㈀, ㈂, ㈃ 등이 포함되어 있고, 나)는 ㈂, ㈀, ㈃, ㈁ 순으로 진행되고 있다. 다)는 ㈀과 ㈂으로 구성되고 있으며, 모내기 과정이 아침과 점심, 저녁 순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 특이하다. 라)는 ㈀, ㈂, ㈃ 순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가야의 산과 물에게 농사의 풍요를 비는 의식을 담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이 노래는 고령 지역의 산수를 통해서 농사의 풍요와 안녕을 기대하는 농민들의 심정을 표현하고 있다. 이 노래와 비슷한 점이 아래에서도 나타난다.
“물아물아 가야물아 이논빼미 채워다오/ 우리아기 젖줄같은 비온논에 모자란다/ 서마지기 이논뱀이 천석만석 부라주소/ 산아산아 가야산아 우리겨리 가야산아/ 산아산아 가야산아 정럭모두 가야산아/ 이들판을 살찌우고 우리논을 보살피소.”
이 노래는 앞의 것과 마찬가지로 대가야의 물과 산에 의지해서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는 의식이 내포되어 있다. 이 노래는 ‘가야물’이 논에 들어가서 모를 잘 자라게 하고 ‘천석만석’의 곡식을 수확하게 해달라고 기원하고 있다. 그리고 ‘가야산’이 이 들판과 논을 보살펴서 살찌우기를 바란다. 이것은 대가야의 지리적 환경이 가야산을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이 산과 물에 기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모심기 노래」는 “모야모야 노랑모야~”에서부터 계속 이어지면서 모내기를 실시한다. 그런데 제보자들이 가장 많이 알고 있으며,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앞에서 인용한 가)~라)이다. 모내기 노래의 특징은 이런 부분에 녹아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제보자들이 이 부분을 기억하고 있으며, 또 즐겨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모심기 노래」는 모내기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는 민요이기에 노동의 고통을 잊고 노동의 동작을 통일하기 위해서 사용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에서 든 4가지가 「모심기 노래」의 특징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가)는 모심기 작업과 현장의 진행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 사실적인 소리이고, 나)는 홍수가 나서 여동생과 아내가 물에 떠내려가는데 남편이 아내를 건지고 여동생을 건지지 않은 것에 대한 한탄의 소리이다. 이는 삶을 살면서 인간이 처한 상황에서 어떠한 판단과 행동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여동생이 오빠를 원망하는 면도 있지만 오히려 자신에겐 없는 남편을 죽어서도 섬기려는 의지가 강하게 나타난다.
다)는 바쁜 모심기에도 불구하고 주인 양반은 문어와 전복을 들고 첩의 집에 놀러가는 모습을 통해서 상층으로 대표될 수 있는 양반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민요의 비판적 기능이 나타나고 있다. 라)는 모심기 과정에서 여인의 분통같은 젖을 보고서 손톱만큼만 보라는 익살스러운 내용이다. 「모심기 노래」에는 남녀의 성적인 내용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것은 노동의 고통을 잊을 수 있는 기능을 하고 있다. 또한 모심기가 생산을 위한 행동이므로 남녀의 성도 생산과 관계가 있는 것이다.
「모심기 노래」의 사설은 모심기 작업 과정의 현장 묘사, 인간의 판단과 낭군에 대한 그리움, 양반에 대한 비판, 성적인 부분을 통한 고통 잊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창 방식은 선후창과 교환창이 각각 5편으로 비슷한 분포를 보인다. 이것은 선후창과 교환창 때로는 선후창의 방식으로 불렀음을 보여 준다.
[논매기 노래]
모심기가 끝나고 모가 자라는 동안에 논매기 작업을 실시한다. 이 논매기 작업은 보통 세 벌 매기까지 실시하는데, 이 때 부르는 노래가 「논매기 노래」이다. 이 노래는 동네 사람들이 한 줄로 서서 논매기를 실시하며, 때로는 풍물을 치면서 작업을 하기도 한다. 고령 지역의 「논매기 노래」는 모두 16편이다. 이 지역 주민들은 「논매기 노래」에 대해서 「상사 소리」, 「방아 소리」, 「장승백이 방아 타령」, 「칭칭이 소리」 등으로 다양하게 부르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제목으로 불리고 있는 것은 노래의 후렴구를 명칭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논매기 노래」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가) 얼씨구나 절씨구나/ 에이어 오-오-해/ 우리일꾼 잘도한다/ 에이 후 오-오해여/ 한잔을묵고 두잔을먹어/ 에이어 오-오-해/ 이논빼미가 잘나간다/ 에이어-오-해아.
나) 예상사소리는 듣기도좋다/ 어여로 상사디어/ 먼데사람은 소리를듣고/ 어여로 상사디어/ 곁에사람은 구셩을하소/ 어여로 상사디어.
다) 오호호 방아야 오호호 방아야/ 가자가자 어서가자 오호호 방아야/ 장승방에 풍등방아 오호호 방아야/ 올해도 풍년들어 오호호 방아야.
라) [오전]불같이라 더운날에 에이여 우 상사디여/ 주야장차 땀흘리며 에이여 우 상사디여/ 여름한철 농사지어 에이여 우 상사디여/ [점심]오뉴월에 삼복더위 에엘화사호노 잘도하네/ 무태산에 무태산에 에엘화사호노 잘도하네/ 그럭저럭 다메간다 에엘하사호노 잘도하네.
마) 칭-칭-칭 나-네 칭-칭-칭 나-네/ 이태백이는 고개를타고 칭-칭-칭 나-네/ 적송자는 학을타고 칭-칭-칭 나-네.
「논매기 노래」는 후렴구가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고령 지역에 가창되는 후렴구는 가) “에이어 오오해”, 나) “어여로 상사디어”, 다) “오호호 방아야”, 라) “에이여우 상사디여[오전], 에엘화사호노 잘도하네[점심]”, 마) “칭칭나네” 등이다. 다)와 같은 「논매기 노래」는 이 지역의 전설인 「주인 딸과 결혼한 풍등골과 장승백이」와 관련이 있다. 이 노래가 논매기 작업에서 불리는 의미는 좀 더 깊이 따져 봐야 할 것이다. 「논매기 노래」의 가창 방식은 대부분 선후창으로 불리고 있다. 때로는 풍물과 함께 논매기 작업을 실시한다. 논매기는 모내기가 끝난 다음에 보통 세 벌 매기를 하는데 주로 남자들만 작업을 한다. 이때 선소리꾼이 앞소리를 매기면 나머지 사람들이 후렴구를 반복하다.
이러한 소리의 특징은 곧 논매기 작업과 관련을 갖고 있다. 논을 매면서 앞소리를 하면 나머지는 뒤에서 동시에 논을 매게 된다. 이렇게 보면 모내기와 논매기는 작업 방식 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즉 모내기는 남녀가 공동으로 실시하지만 논매기는 남자들만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 또 「모심기 노래」는 남녀 교환창과 선후창이 함께 나타나지만, 「논매기 노래」는 남자들의 선후창으로만 남아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이밖에도 「보리타작 노래」는 사설도 재미있거니와 가락도 흥겨워서 도리깨타작이 아닐 때라도 흔히 불린다. 목도리깨꾼이 사설로 메기면 종도리깨꾼이 여음으로 받는데, 목도리깨꾼은 노래를 부르면서 도리깨로 두드릴 곳을 지시하거나 뒤집거나 흩뜨리라는 뜻을 행동으로 나타낸다. 이 「보리타작 노래」는 부녀자들도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로 널리 전승되고 있다. “시작한다. 응헤야. 잘때린다. 응헤야. 있는힘을. 응헤야. 다하여서. 응헤야. 얼씨구나. 응헤야. 잘때린다. 응헤야. 넘어간다. 응헤야. 또때린다. 응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