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9000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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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食生活 |
영어의미역 | Dietary Customs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경상북도 고령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창언 |
[정의]
경상북도 고령 지역에서 행해지는 식품과 음식에 관련된 모든 활동.
[개설]
인간은 동물과 달리 음식을 조리하여 먹는다. 모든 문화권에서 인간은 자연 환경에서 수렵, 채집의 방법으로 음식 재료를 확보하면 이를 가공하는 조리의 과정을 거쳐 음식을 만들게 된다. 특정 문화 집단의 식생활 형태는 음식 재료를 확보하는 고유한 자연 환경과 긴밀히 결합되어 있어, 대부분의 문화권 식생활은 고유한 특성을 지닐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민속학 및 인류학에서 특정 문화권의 식생활은 중요한 연구 대상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대대로 농경 생활을 이어 오며 특이한 식생활 습관을 이어 왔다. 특히 장·술·젓갈 같은 발효 저장 음식이 일반화되었고, 잡곡과 쌀을 주식으로 한 상차림이 주류를 이루었다. 또한 불교의 유입과 유교의 국교화가 이루어진 시대를 거치면서 종교적 색채가 느껴지는 음식들이 많이 등장했으며, 조선 후기를 전후해서는 외래 식품인 고추·호박·감자·고구마 등의 유입으로 음식의 종류가 상당히 늘어나게 되었다.
[일상음식]
고령군은 경상북도 남부 지역의 평야와 산간 복합 지역으로서 잡곡과 쌀을 주식으로 하여 된장찌개, 김치, 우엉 잎, 삶은 호박잎, 상추, 나물국 등을 반찬으로 섭취하였다. 한국의 다른 지역과 같이 고령군에서도 된장은 주민들이 가장 즐겨 먹는 음식 중의 하나이다. 주민들은 정월에 날을 받아 장을 담갔는데, 주로 그 날짜가 말일이었다. 주민들은 콩을 직접 키우기도 하고 장에서 구매하기도 하여 메주를 발효시켰다. 메주는 겨울 내내 사랑방에서 발효시킨 후 장을 담그는 말일에 장독에 담갔다. 주민들은 이 날을 ‘장 담그는 날’이라고 불렀다.
고령군은 평야 지대가 있었지만 쌀밥이 주식으로 등장한 것은 오래되지 않아서, 6·25전쟁을 전후해 많은 주민들의 주식은 보리밥이었다. 남자들이 쌀밥을 주식으로 먹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이후부터이고,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늦은 1980년대가 되어서야 쌀밥을 주식으로 먹을 수 있었다. 또한 고령군 주민들이 주로 먹었던 반찬은 된장찌개·김치·우엉 잎 등이며, 고추는 된장에 찍어 생으로 먹기도 하지만 고추에 밀가루를 묻혀 쪄서 먹기도 했다. 현재는 대구광역시와의 인접성이 좋고 비닐하우스와 냉장고 등이 발달해 사시사철 모든 음식을 먹을 수 있지만, 예전에는 겨울에 채소가 나지 않기 때문에 겨울 반찬은 김장 김치가 전부였다.
[시절음식]
시절음식이란 중요한 절기 및 계절에 평소와는 다르게 섭취하는 음식을 말한다. 고령군에서는 절기 별로 주로 떡을 해 먹었는데, 음력 2월 초하루가 되면 1월을 명절로 보낸 후 본격적인 농사를 앞두고 동네 사람들이 조금씩 쌀을 모아 ‘모듬떡’을 쪄 먹었다. 모듬떡은 검은콩과 팥을 섞은 후 떡실개에 쪄서 만들었다. 이외에도 고령군에서는 겨울에 주로 팥을 넣은 시루떡을 먹었고, 봄에서 추석까지는 송편을 만들어 먹었으며, 가을에도 콩을 넣어 만든 백설기를 먹었는데. 이 떡은 ‘망염떡’이라고 불렀다.
또한 고령군에서는 봄에 ‘약단술’이라는 음식을 해 먹는데, 이것은 굴피나무·음나무·골당초·인동초·오슬뿌리 등 5가지 약초를 넣어 만든 것이다. 약단술은 수족이나 허리가 아플 때 효과가 있다고 해서 봄에 풀잎이 자랄 때쯤 집집마다 만들어 먹었다. 현재는 약단술을 냉동실에 얼렸다가 농사지을 때 새참으로 먹기도 한다. 약단술은 질금[엿기름]을 만들어 약초와 혼합해 만드는데, 밥알이 까만 것이 특징이다.
[명절음식]
명절이 되면 고령군에서도 일상과 다른 음식을 섭취하였다. 먼저 설 차례에서는 제물로 청어·조기·문어·명태·홍합·오징어 등의 건어물을 준비했고, 꽁치·갈치·멸치 등의 생선류도 제사상에 올렸다. 또한 설에는 떡국을 만들어 제사를 지내고 음복을 했고, 시루떡을 만들기도 하였다. 추석에는 송편을 빚어서 제사를 지내는데, 송편 외에 시루떡이나 다른 여러 가지 종류의 떡도 준비했다.
[절기음식]
정월 대보름에는 동제를 지낸 후 보리, 좁쌀, 수수, 기장 등을 넣고 오곡밥[잡곡밥 또는 보름밥]을 만들어 성주상을 차려서 바친 후 집안 식구들이 나누어 먹었다. 그리고 호두, 강정, 땅콩, 엿 같이 딱딱한 것을 깨물어 먹는 ‘부럼 깨기’를 하였다. 6월 유두에는 밀 수확이 끝난 시기이므로, 새로 수확한 밀을 이용하여 밀개떡을 만들어 먹었다. 유두에 밀개떡을 하면 모심기가 끝난 논의 물꼬에 밀개떡을 꽂아 두는 집도 있었다.
11월 동지에는 팥죽을 쑤어 먹었는데, 이때 잡귀의 접근을 막기 위해 성주와 조상, 대문 앞과 벽에도 팥죽을 퍼다 놓거나 뿌렸다. 12월 중에는 ‘납평일’이라고 하여 참새를 잡아먹으면 감기에 걸리지 않고 기관지도 좋아져 건강하다는 말이 있어, 반드시 참새를 잡아먹었다.
[고령군의 술 - 막걸리와 관동스무주]
고령군 주민들이 즐겨 먹던 술은 막걸리이다. 주민들은 마을에 잔치가 있거나 상을 당하는 큰 일이 생겼을 때뿐만 아니라 농사를 지을 때 새참 술로 주로 막걸리를 마셨다. 고령군 주민들은 새참으로 국수·수제비·삶은 감자 등을 먹었는데, 이때 곁들이는 술이 막걸리였다. 막걸리는 주로 먹기 3일 전에 담갔으며, 한 번 담글 때 4~5되 분량이 나오도록 만들었다.
이외에도 고령군 주민들이 주로 먹는 술 중에 ‘관동스무주’라는 것이 있다. 관동스무주는 조선 전기 이사징이란 선비가 고령군의 한 마을을 개척해 살면서 벼슬을 많이 하는 마을이 되라는 의미로 관동방을 세웠는데, 이 관동방에서 손님 접대용으로 빚은 전통주라고 한다. 관동스무주는 연한 갈색의 청주로 시기성을 지닌 술이다.
관동스무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쌀 20㎏과 찹쌀 2㎏, 누룩 8되가 필요하다. 우선 찹쌀로 죽을 묽게 끓여 완전히 식히고, 죽이 식으면 누룩을 빻아 버무려 3일간 두어 밑술을 만든다. 쌀로 고두밥을 쪄서 완전히 식히고, 식힌 고두밥을 만들어 둔 밑술에 치댄다.
항아리에 용시를 넣고 밑술에 치댄 고두밥을 주먹밥 모양으로 뭉쳐 용시 주위로 넣어 20일간 숙성시키는데, 10일 정도 되어 용시에 술이 고이면 술을 떠서 용시 밖으로 돌려내는 것을 반복한다. 20일 후에 용시 안에 고인 맑은 술[청주]을 떠서 먹는다. 이 첫술을 다 떠내면 물을 팔팔 끓여 식힌 후 용시 밖으로 돌려내면 1주일 후 다시 술이 고이는데, 3~4차례 반복해서 우려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