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몰
-
홍산리 내촌마을을 찾아가려면 먼저 김제시에서 부안 방면으로 국도 23호선을 따라 약 6㎞를 따라가다 보면 나오는 죽산면을 찾아가야 한다. 또 다른 길도 있다. 김제시 남서쪽 외곽의 후신 교차로에서 국도 29호선으로 들어서서 벽골제를 향해 2㎞ 정도 가면 월촌우체국 사거리에 ‘죽산’이란 이정표가 보인다. 이 길을 따라 다시 4㎞ 정도를 가다 보면 홍산리 삼거리가 나온다....
-
내촌마을회관 앞에 가면 노인회, 청년회, 부녀회 등 여러 개의 현판이 함께 걸려 있다. 많지 않은 수의 마을 사람들이지만 마을 내에서 각각 속해 있는 조직이 다르기 때문이다. 60세 이상이 되면 노인회 회원이 된다. 정회원과 준회원이 나누어져 있지만 큰 의미는 없다. 남녀를 막론하고 노인회에 참여하게 되는데, 내촌 주민의 평균 연령이 높다 보니 마을 차원에서는...
-
마을이 워낙 크다 보니 내촌마을에는 고개고개 넘어 공동 우물이 여러 개 있었다. 우물은 각각 너머뜸, 재너머, 큰뜸, 웃몰[웃멀], 구석뜸에 있었는데, 유추해 보면 마을 주민들의 마을 내 구분은 우물을 중심으로 한 생활 밀집 단위를 기초한 것으로도 여겨진다. 공동 우물은 마을 아낙들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형편이 넉넉한 집에서야 집 안 마당에 우물을 만들었지만 그렇지 않은...
-
내촌마을은 여느 동네처럼 집들이 한곳에 모여 있지 않고 흩어져 자리를 잡고 있다. 그래서인지 마을 곳곳을 부르는 이름들이 있다. 듣기만 해도 정다운 ‘큰뜸’, ‘구석뜸’, ‘너머뜸’, ‘재너머’ 등이 그것들로, 오랜 옛날부터 부르던 이름 그대로이다. 김분순[1933년생] 할머니는 시집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지명 때문에 당황스러웠던 이야기를 재미있게 해 주었다....
-
바쁜 농사철의 농촌에서는 마을에 들어서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어렵다. 마을길에서 마주치는 사람이 없어 이집 저집을 방문하다 보니 마침 한 할머니가 손수레에 뭔가를 싣고 있었다. 밭에 가야 한다며 서두르는 모습에 이야기를 청하기가 어려웠다. “암만히도 오늘 아니먼 낼 비가 올 것 같아서, 비오기 전에 깨를 털어야 흥게.” 그래서 손수레를 끌고 바삐 움직이는 할머니의 뒤를 따라 홍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