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6A0302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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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전라북도 김제시 광활면 옥포리 화양마을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한천수 |
화양마을에는 홀로 사는 할머니들이 많은데, 대다수가 농사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고령이다. 이분들의 경제는 자녀가 보내 주는 돈이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더러는 노령 연금이나 정부 지원금으로 충당하는 경우도 있다. 평소 생활은 집안에서 TV를 시청하거나 마을길을 산책하며, 집 근처에 위치한 텃밭을 가꾼다. 그리고 가끔 가까이 사는 친척집을 방문하기도 하고, 자녀의 집을 다녀오기도 한다. 겨울철은 점심식사 후 마을회관에 나가 주민들과 담소를 나누다가 저녁식사 시간이 되면 각자의 집으로 돌아온다.
[혼자 사는 게 편해]
“여기가 [2009년 현재] 호수(戶數)론 43호, [그중] 혼자 사시는 분들이 9가구여. 혼자 사는 분들은 거의 집에만 계시지. [대부분] 활동 못하는 분들여, 나이가 다 있어 가지고. 여기서 편허게 사시니까 [자식들 집에 잘 안 가].”[조용환, 1935년생]
“[나는] 한 10년 전에 뇌졸중으로 떨어졌어요.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그래 갖고 일을 못해요. [농번기에는] 회관에 안 간게 [따로] 놀러는 안 가요. 여기 혼자 사는 할머니들이 많이 있죠. [혼자 사는 할머니들끼리는] 친하게 지내죠. [그분들 대부분] 집에가 다 있지, [겨울철에] 회관 열면 자주 가요. 아직 안 연게 그러지.
[여기서] 혼자 사는 게 편해요. [자녀 집에] 가야 며느리 눈치 보이고, 며느리가 잘 못 혀서 그런 것이 아니고. 여기 있으면 심관(心管) 편허지. 먹고 싶으면 먹고 자고 싶으면 자고, 심관 편허게 있지 뭣허게 아들 따라가요. [겨울철] 회관에 남자들은 아침부터 나가서 노는디, 여자들은 점심부터 놀아요. [평소엔] 걸어서 동네 한 바쿠 살살 돌아오고, 뭣허러 근천시럽게 넘의 집 다녀요.
김장은 이제 동네서도 조금썩 주지. 작년에 독거노인이라고 혀서 [김제]시에서 [김치] 담아가지고 가져왔어요. [텃밭에는] 콩 심었어요, 애들 줄라고.
[자녀들 집에는] 가끔 갔다 와요. [자녀 집에서는] 나도 거기 못 있겠고. 거기 가면 밥만 먹고, 오독허니 TV만 보고 가만히 앉아 있죠. 가끔 [가까이 사는] 친척 집에 놀러가고, [친척에게] 많이 의지하고 있죠. 아무래도 뭔 일 있으면 가[친척]한테 먼저 가고. [자녀들은] 명절 때 오고, 생일 때 와요.
[이제] 모든 거 다 잊어버리고 편허게 살라고요. [건강은] 지금은 많이 좋아졌는디, [약] 안 먹으면 안 된다고 혀서 보건소 가서 약 타먹어요. 한 달에 한 번씩 보건소 가요.”[이금옥, 1937년생]
농촌에서는 점점 1인 가족이 늘어나고 있다. 노인 부부가 고향집을 지키면서 살다가 어느 한쪽이 먼저 세상을 떠나면, 혼자 남게 된다. 도시에 사는 자녀들이 외롭게 사는 부모를 모시려고 해도 선뜻 따라나서지 않는다. 도시 생활이 익숙지도 않고, 자녀들에게 새삼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이다. 그리고 마을에는 “이웃도 있고, 같은 처지의 독거노인들이 많아서 서로 의지가 되어서 차라리 마음은 더 편하다.”고 종종 할머니들은 말한다.
“[자녀 집에는] 차멀미해서 차타고 멀리 안 갈라 그려. 영감 살았을 때는 아들네 집을 잘 갔어. 이제는 겁이 나고 무서서 안 가. 겨울 되면 회관 가서 놀아. 김장만 하먼 회관으로 싹 갈 거여. 집이서는 저녁에 밥만 먹고 잠만 자지.”[황길례, 1926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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