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6A010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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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전라북도 김제시 광활면 옥포리 화양마을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문예은 |
우리나라 농촌의 일반적인 경관은 고불고불 외길을 따라 들어가면 산등성이를 병풍처럼 뒤로하고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이 펼쳐진다. 이런 풍광(風光)을 기대하고 오는 사람들은 광활면 입구에서부터 어리둥절해진다. 그뿐만 아니라 자칫 하면 길을 잃는다.
산과 구릉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지평선을 보기 힘들다. 그러나 김제평야에서는 하늘과 지평선이 맞닿은 곳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다는 말을 한다. 그 말이 그대로 눈앞에 펼쳐지는 곳이 바로 광활면이다. 땅 끝으로 하늘이 닿아 있고, 넓디넓은 들 위에는 점이 박혀 있는 듯 농가가 띄엄띄엄 보일 뿐이다. 좀 더 가까이 다가서면, 경지 정리가 잘된 논들이 단정한 모습으로 끝없이 펼쳐져 있다.
[김제 만경 너른 들이 끝없이 펼쳐지고]
옥포리 화양마을은 구릉조차 없어서 그 흔한 동산도 찾아보기 힘들다. 넓은 평야에 바둑판 같은 논들이 끝없이 이어질 뿐이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이런 경관을 두고 ‘징개 맹개 외얏밋 들’이라고 부른다. ‘김제 만경 너른 들’이라는 뜻의 사투리다.
광활면 창제리에서 성덕면 남포리까지 논과 논 사이에는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긴 도로인 ‘지평선로’가 펼쳐져 있다.
장장 14.5㎞에 달하는 이 직선 도로는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광활면의 한가운데를 관통하고 있다. 핸들에서 양손을 놓고 한참을 달려도 거뜬하다. 이 길은 광활면의 자랑거리로 가을에는 양옆으로 코스모스가 한들한들 피어나서 자전거 하이킹이나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하다.
이름 그대로의 광활한 토지 위에는 씩씩하게 자라나는 벼들이 여름에는 푸른빛으로, 가을에는 금빛으로 장관을 이룬다. 겨울에는 추수하고 남은 볏단들이 하얀 마시멜로처럼 논두렁 위에 동글동글 말려 있는 모습도 진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