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6017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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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義犬碑 |
영어의미역 | The Monument for Righteous Dog |
이칭/별칭 | 「술 취한 주인을 구한 의견」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전라북도 김제시 순동 |
집필자 | 이윤애 |
[정의]
전라북도 김제시 순동에서 의견비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의견비(義犬碑)」는 주인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 개에 관한 진화구주형(鎭火救主型) 의구전설(義狗傳說)이자 의견비 유래담이다. 이를 「술 취한 주인을 구한 의견」이라고도 한다. 의견비는 주인[김득추]을 구하고 대신 죽은 살신성인의 개의 넋을 위로하기 위하여 순동 마을을 가로 지르는 호남선 철로변의 올림픽 기념 숲에 세운 비석이다. 이 비는 높이 58㎝, 너비 40㎝, 두께 15㎝의 화강암으로 만들어져 있고, ‘의견비(義犬碑)’라고 음각 한문으로 새겨져 있다. 의견(義犬)이라는 글자는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지만 비(碑)자는 많이 마모된 상태이다. 주변에는 김이제(金伊堤)[개방죽]가 있다.
[채록/수집상황]
김제 지역의 향토학자 정진형이 채록한 이야기이다. 그 내용은 전라북도 문화관광정보[http://www.gojb.net]의 전통문화 항목에 실려 있는데, 이는 김제시 문화관광과에서 제공한 정보이다.
[내용]
옛날 김제군 옥산리에 김득추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개를 몹시 좋아했다. 어느 날 개를 데리고 친구 집에 놀러갔다. 그는 친구네 집에서 술상을 마주 대하고 서로 정담을 나누었다. 그런데 자꾸만 술을 마시고 취하는 주인이 안타까웠는지 계속 끙끙거리던 개 덕분에 김득추는 자리를 털고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개를 앞세우고 집으로 향하는데 술에 취한 김득추는 나지막한 야산을 지날 때 그만 풀밭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때가 이른 봄이라 따스한 햇살 덕에 김득추는 맥을 못 추게 되었던 것이다.
김득추는 마침내 자리에 누워 코를 골면서 깊은 잠에 빠지고 말았다. 앞장서 가던 개는 다시 돌아와 잠이 든 주인 곁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불이 일어났다. 불은 봄바람을 타고 미친 듯이 번져왔기 때문에 개는 김득추를 깨우려고 발버둥을 쳤다. 그런데 한번 술에 곯아떨어진 김득추는 좀처럼 깨어나지 않았다.
김득추를 깨울 수 없는 것을 깨달은 개는 가까이에 있는 방죽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온몸에 물을 적셔서 잠이 든 김득추 옆 풀밭 위를 사정없이 나뒹굴었다. 이렇게 개가 온몸에 물을 묻히고 몸부림을 쳐서 지켜준 덕에 김득추가 누워 있는 풀밭 근처에는 불길이 번지지 못했다. 곤한 잠에 들어 꿈속을 헤매던 김득추는 해가 서산에 질 무렵에야 겨우 잠에서 깨었다. 그런데 옆을 보니 자기가 그렇게 사랑하던 개가 불에 타서 흉한 모습으로 누워 있는 것이 보였다.
김득추는 개가 잠이 든 자기를 살리려고 불에 타서 이렇게 죽어간 사실을 깨닫고 자신이 취하도록 술을 마신 일을 후회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김득추는 자기 목숨을 구하고 불에 타서 숨진 개를 그 자리에 고이 묻어 주고, 얼마 후 개 무덤 앞에 조그맣게 비석을 세웠다. 지금도 김득추가 세운 의견비 옆에는 조그마한 방죽이 있는데 이 방죽을 ‘개방죽’이라 하며, 개가 몸에 물을 적셔 주인을 살렸다고 하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모티프 분석]
「의견비」의 주요 모티프는 ‘산불의 발생’, ‘술에 취해 잠든 김득추’, ‘주인을 구하고 죽은 개’ 등이다. 「의견비」는 주인을 살리기 위해서 자신의 몸을 희생한 개의 이야기이다. 「의견비」는 의견설화 중 전라북도 임실군에 있는 오수형(獒樹型) 설화와 유사한 진화구주형 설화라고 할 수 있다. 실명으로 김득추가 등장하고 의견비가 세워진 옆에 실제 방죽이 있는 등 사실성이 좀 더 구체화된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