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6016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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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음역 | Homi |
영어의미역 | Hoe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물품·도구/물품·도구 |
지역 | 전라북도 김제시 |
집필자 | 이정주 |
[정의]
전라북도 김제시에서 논이나 밭의 김을 매는 데 쓰는 연장.
[개설]
호미를 예전에는 ‘호매’·‘호미’·‘흐미’로 부르다가 19세기에 들어서 ‘호미’라고 했다. 지금의 호미는 지역에 따라 호맹이·호메이·호무·홈미·호마니·허메·허미·희미 등 여러 가지로 불린다. 또 호미의 모양에 따라 경지기·막지기·곧지기·귀호미·날호미·평호미·동자호미·부패호미·볏쇠호미·수수잎호미·깻잎호미·용강호미·벼루개·각쟁이·골갱이·벽채 따위가 있다.
옛날에는 호미가 자루가 긴 호미와 짧은 호미가 있었는데, 짧은 호미라 하더라도 지금의 호미보다는 훨씬 긴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예전의 긴 자루 호미는 서서 김을 매는 호미로써 뒤에 ‘가지잎괭이’나 ‘수수잎괭이’와 같이 ‘괭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우리나라의 호미는 그 기능과 모양에 따라 논호미와 밭호미로 나뉜다.
[연원 및 변천]
호미는 이미 통일신라시대의 안압지 출토 유물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고려시대의 호미도 오늘날의 호미와 꼭 같다. 일제강점기에 이르러 논에서 사용하는 인력 제초기가 보급되고, 밭 중경 제초기가 보급되면서 호미의 사용은 점점 줄어들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도 작은 텃밭이나 화단의 김을 맬 때는 사용하고 있다.
[형태]
호미는 부등변 삼각형인 날의 한쪽 모서리에 목을 이어대고 거기에 자루를 박은 독특한 형태의 연장이다. 논호미는 날 끝이 뾰족하고, 날의 위쪽 나비가 약 10㎝, 날 길이가 20~25㎝로 날이 크고 넓적하다. 그리고 날의 가운데가 불룩하여 호미 날로 흙을 찍어 잡아당기면 흙밥이 잘 뒤집어져서 논매기와 골타기에 알맞다. 또 물에 젖은 손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나무 자루 대신 자루를 새끼로 감거나 나무 자루에 헝겊을 둘러서 쓰는 일도 있다.
같은 논호미라도 남쪽 지방의 것은 날 폭이 좁고 끝이 뾰족하지만 중부 지방의 것은 날 폭이 넓다. 그리고 15~20㎝의 발이 4개가 달려 마치 쇠스랑처럼 생긴 연장도 ‘논호미’라고 하는데 주로 호남 지방에서 논에서 볏골 사이의 흙을 뒤집고 거기에 난 김을 매는데 사용했다. ‘간수메’라고도 불리는 이 호미는 발의 중간이 굽어 땅을 찍어 흙을 일구기가 쉽다.
밭호미는 논호미와는 달리 형태가 매우 다양하다. 밭호미에는 논호미와 같이 뾰족한 쪽이 날 끝이 되는 외귀호미와 삼각형의 한 변이 날 끝인 양귀호미가 있다. 외귀호미는 중부 이남 지방에서 주로 사용되었으며, 해안 지방의 것일수록 날이 작고 뾰족하다. 이러한 현상은 비가 많은 지방일수록 두드러져서 ‘골갱이’라고 불리는 제주도 호미는 마치 갈고리처럼 날이 예리하고 작다. 비가 많은 지역에서는 김의 뿌리가 땅속 깊이 내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중부 이북의 산간 지방에서 주로 사용되었던 양귀호미는 삼각형의 날의 한 변이 바닥이 되므로 날끝[귀]이 양쪽에 있어 ‘양귀호미’라고 부른다. 일반 호미보다 자루가 길고 날도 크고 무겁다. 양귀호미의 날 끝이 평평한 것은 비가 적게 오는 곳에서는 김의 뿌리가 깊지 않아 겉흙을 긁는 것만으로도 김매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루가 길고 날이 무거운 것은 돌이 많고 흙이 거친 밭에서 쓰기 위함이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예전의 농사는 김[잡초]과의 싸움이었다. 더구나 김은 아열대성 기후 특성을 나타내는 무더운 여름철에 무성하기 때문에 이들과의 전쟁은 끝도 없이 힘들고 고달픈 일이었다. 그런데도 지금의 화학 제초제가 사용되기 전까지는 김을 매는 연장이라고는 호미와 밀낫이 고작이다. 호미로 남자 한 사람이 하루에 대략 992㎡의 논을 맬 수 있다.
옛날부터 음력 7월 보름께 각 촌락의 농부가 제각기 음식을 내어서 시냇가나 또는 산기슭의 나무 그늘 밑에 모여 앉아 술과 음식을 같이 하면서 징·꽹과리·날라리·북·장구 등 농악기를 울리면서 질탕하게 하루를 한껏 즐긴다. 이것을 ‘호미씻이’라고 하는데 한 해 농사 끝에 흙 묻은 호미를 씻어 둔다는 뜻으로 힘든 농사가 다 끝났음을 의미한다. 이날 두레패의 농기를 마을에 세워두고 베레줄에 호미를 주렁주렁 매달아 두는 지역도 있는데 이런 지역에서는 호미를 걸어 둔다는 뜻으로 ‘호미걸이’라고도 부른다. 호미씻이는 농민들이 휴한기에 벌이는 농민들만의 축제로 1년 중 가장 큰 명절의 하나였으나, 두레가 소멸되면서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