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6016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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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음역 | Malguyu |
이칭/별칭 | 구수,구시,궁이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물품·도구/물품·도구 |
지역 | 전라북도 김제시 |
집필자 | 박진화 |
[정의]
전라북도 김제 지역의 농가에서 말이나 소의 먹이를 담는 나무로 만든 그릇.
[개설]
말구유는 구수[전라북도], 구시[경상남도], 궁이[강원도] 등으로 불린다. 통나무를 파서 구유를 만들었을지라도 이를 바로 쓰면 터지기 때문에 2~3년 동안 그늘에 두어 오줌 따위를 받아 두었다가 사용한다. 이러한 예비 구유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사랑채 부근에 두고 오줌을 받는데, 이를 오줌 구유라 한다. 돼지의 먹이를 담는 구유는 흔히 돌이나 시멘트로 만들며, 바닥은 얕고 형태는 네모꼴이다.
[형태]
말구유는 사람이 가축을 기르기 시작하였을 때부터 사용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처음에는 긴 통나무의 생김대로 길고 우묵하게 파낸 것으로 양 마구리에 귀를 달아서 외양간의 기둥 사이에 고정시킨다. 김제 지방의 산간 지대에서는 지름 50㎝, 길이 4~5m에 이르는 큰 통나무로 만들어 서너 마리의 소를 함께 기른다. 소가 들어서는 쪽은 구유의 벽을 조금 높게 만들고 비슷한 간격으로 서너 개의 구멍을 뚫어서 소의 고삐를 꿰어 둔다. 통나무가 귀한 곳에서는 위는 넓고 바닥은 좁게 널조각으로 만들기도 하고, 시멘트로 절구처럼 만들거나 돌을 우묵하게 파서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농사직설(農事直說)』에 농가에서는 외양간에서 나오는 쇠지랑물을 구유에 받아 두었다가 거름에 쓰기도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산간 지역 일대에서는 구유의 머리 부분에 ‘구능 장군’이 깃들어 있다고 믿어 어린아이가 병에 걸렸을 때 이곳에 물을 떠 놓고 빌면 나으며, 이웃집에서 고기 따위의 맛있는 음식을 가져왔을 때 구유 머리에 가서 ‘여봐 꿍’ 하고 먹으면 탈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 밖에 소가 더위를 먹었을 때 구유에 진흙을 바르고 진흙물을 강제로 입에 들이붓는다. 그러나 이렇게 해도 낫지 않으면 구렁이를 잡아 둥글게 감고 진흙과 함께 구유에 붙여 둔다. 소가 진흙 사이로 흘러나오는 구렁이의 썩은 물을 먹고 더위는 곧 낫는다. 김제 지방에서는 소가 개 떨듯이 심하게 떨며 열병을 앓을 때 ‘○게 걸렸다’ 또는 ‘귀신 붙었다’고 하여 구유 머리에 밥과 미역국을 차려 놓는데, 이것을 먹은 귀신이 반드시 물러난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