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6016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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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미역 | Roasting Beans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전라북도 김제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문이화 |
[정의]
전라북도 김제 지역에서 2월 초하루에 행하는 세시풍속.
[개설]
예전의 농경사회에서는 날씨의 변화에 따라 농사의 풍흉이 좌우되었다. 따라서 농사가 시작되기 전에 그 해의 농사가 풍년일 것인지 흉년일 것인지를 미리 예견해 보는 민간습속이 널리 행해져 왔다. 2월 초하루에 행해지는 ‘콩볶기’ 또한 단순히 콩을 볶아서 먹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콩볶기를 통해서 그 해의 농사가 흉년일지 풍년일지를 미리 알아보는 풍점(豊占)의 일환으로 행해지는 세시풍속인 것이다.
[연원 및 변천]
콩볶기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그 연원은 알 수 없다. 그렇지만 2월 초하루를 허드렛날 혹은 노비일(奴婢日)이라고 하여 집안에서 허드렛일을 담당하는 이들에게 콩으로 속을 넣은 송편을 만들어 술과 함께 나이 수대로 먹이는 ‘나이떡’을 해서 대접하는 세시풍속이 행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콩볶기 또한 농사가 시작되면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절차]
2월 초하루에 볶아 먹는 콩볶기는 콩과 보리를 섞어 한 되를 볶는다. 콩을 볶을 때에는 주걱으로 콩을 저으며 “새알 볶아라, 쥐알 볶아라, 콩 볶아라.”하는 주문(呪文)을 외운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콩을 다 볶은 후에는 볶은 콩을 다시 되에 담아서 볶은 콩의 양이 콩볶기 전과 마찬가지로 한 되가 되거나 한 되보다 넘으면 풍년이 들고, 볶기 전보다 그 양이 줄어들어 한 되가 되지 못하면 흉년이 든다고 예견하는 풍점을 치기도 한다.
또한 콩을 볶으면 그 해에는 노래기가 생기지 않는다고도 한다. 과거에는 볏짚으로 지붕을 이어서 생활하는 초가집이 주요 가옥 형태였기 때문에 여름 장마철이 되면 ‘노래기’라는 벌레가 집안에 많아져 생활하기가 매우 불편했다. 따라서 이 노래기를 없애기 위한 다양한 처방들이 행해졌는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콩볶기’였던 것이다.
이외에도 2월 초하루에는 ‘여소당’이라 하여 집안 대청소를 하였다. 이때 서까래나 집안 기둥에 ‘춘랑각씨 속거천리(春娘閣氏 速去千里)’라고 하는 내용을 써서 붙이는데, 이 또한 1년 내내 노래기[春娘閣氏]가 생기지 않기를 기원하는 바람에서 행하는 풍속이었다. 과거에는 생활의 형태에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콩볶기나 춘랑각씨 등이 행해졌으나, 근래에는 이러한 풍속도 거의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