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6015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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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儀禮飮食 |
영어의미역 | Ceremony Food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전라북도 김제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영자 |
[정의]
전라북도 김제 지역에서 의례를 치를 때 준비하는 음식.
[개설]
의례에는 사람이 태어나서 성장하고 생을 마칠 때까지 지나는 출생의례, 통과의례, 평생의례 등이 있다. 이들 의례에는 각기 규범화된 의식(儀式)이 있고, 그 의식에는 음식이 따르게 마련이다. 각 의례음식에는 대개 의례의 의미를 상징하는 특별한 양식(樣式)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시행하는 통과의례는 출생, 삼칠일(三七日), 백일, 첫돌, 책례, 관례(冠禮), 혼례(婚禮), 회갑(回甲), 회혼(回婚), 상례(喪禮), 제례(祭禮) 등이 있다. 그에 맞는 음식들은 어느 정도 규범화 되어 전수되고 있다.
[출생음식]
아기가 태어나면 목욕을 시킨 후 삼신상을 준비한다. 삼신상에는 흰쌀밥과 미역국을 각각 3그릇씩 놓는데, 이는 삼신에게 아기의 탄생과 순산을 감사하는 뜻에서 행해지는 의식이다. 이러한 삼신신앙은 현재 거의 없어진 민간신앙의 하나이다. 인간이 직접 영험한 자연신에게 아기 얻기를 바라지만 아기를 점지하여 인도하고 보살펴 주는 것은 삼신이라고 믿었다. 한편 산모에게는 첫국밥을 대접한다. 첫국밥은 흰밥과 소고기 미역국으로, 산모에게 이것을 삼칠일까지 대접한다. 첫국밥을 준비할 때는 아기의 수명장수(壽命長壽)를 기원하는 뜻에서 쌀은 9번을 씻고, 미역은 접거나 끊지 않은 긴 장곽으로 끓이는 것이 관례이다.
[삼칠일음식]
출산 후 셋째 칠일이 되는 날이다. 삼신에게 흰밥과 미역국을 올려 감사를 드리고 금줄을 걷는다. 일가친척과 이웃이 찾아오면 미역국과 밥을 대접한다. 외가에서 누비포대기·찰떡·시루떡 등을 해오는 풍속이 있다.
[백일음식]
출생 후 백일이 되는 날을 축하하는 날이다. ‘백(百)’이라는 숫자에는 완전·성숙 등의 뜻이 있으므로 위태로운 고비를 다 넘기고 신생아가 사회화 단계에 들어가는 뜻에서 축하하였다. 이 날은 아기를 위한 백일상이 차려지고, 주변 사람들은 아기에게 필요한 선물을 가지고 가서 백일을 무사히 넘긴 데 대한 경하와 함께 앞으로 건강하게 자라라는 의미의 축복을 한다.
백일상에는 흰밥과 미역국·푸른색의 나물·백설기·붉은 팥고물 찰수수 경단·오색송편 등의 떡이 오른다. 이때의 백설기는 삼칠일의 백설기와 같은 정결과 신성의 상징적 의미가 담겨 있다. 그리고 붉은 팥고물 찰수수 경단은 아기로 하여금 액을 면하게 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오색송편은 평상시에 만드는 송편보다 작게 5가지 색을 물들여 만든다. 오색은 오행(五行)·오덕(五德)·오미(五味)와 같은 관념으로 ‘만물의 조화’라는 뜻을 담고 있다.
한편 백일떡은 삼칠일 때와 달리 되도록 여러 집에 돌려 나누어 먹는다. 이는 백일떡을 백집과 나누어 먹어야 아기가 수명장수하고, 또 큰 복을 받게 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첫돌음식]
아기의 첫 번째 생일을 첫돌이라 하며, 돌상 차리기를 해서 축하한다. 돌상에는 아기를 위해 새로 마련한 밥그릇과 국그릇에 흰밥과 미역국을 담아 놓고 푸른나물·과일 등도 올린다. 백일 때와 같이 백설기·찰수수경단·오색송편, 집안에 따라서는 대추와 밤을 섞은 백설기 떡을 올리기도 한다. 음식과 함께 돌상에는 쌀·흰 타래실·책·종이·붓·활과 화살[여아의 경우는 가위·바늘·자] 등을 놓고 집도록 하는 의식이 행해진다. 이를 ‘돌잡이’라고 하는데, 이것으로 아기의 장래를 예측하기도 한다.
첫돌에는 이렇듯 대대적인 잔치를 베푼다. 그러나 해마다 오는 생일에는 조촐한 생일상을 차려 집안 식구들끼리 기념한다. 생일상을 차릴 때는 반드시 흰밥과 미역국을 준비하며, 아이가 10살이 될 때까지는 붉은 팥고물 찰수수 경단 등을 빠뜨리지 않는다.
[책례음식]
책례(冊禮)는 아이가 서당에 다니면서 책을 한 권씩 뗄 때마다 행하던 의례로, 지금은 없어진 풍속 중의 하나이다. 책례의식은 어려운 책을 끝냈다는 축하와 격려의 뜻으로 책례 떡을 만들어 선생님과 친지들이 함께 나누어 먹었다. 그런데 이 때 만들던 책례 떡은 백일상과 돌상에 올리던 것과 같은 예쁘고 작은 모양의 오색송편이었다.
[관례음식]
15세 이상이 되면 어른이 되었음을 상징하는 의식을 행하는데, 이것이 관례(冠禮)이다. 남자가 땋았던 머리를 빗겨 올려 상투를 틀어 올리고 관을 쓴다고 하여 붙여진 것인데, 여자의 경우도 포함된다. 그러나 여자의 경우는 땋았던 머리를 올려 족을 찌고 비녀를 꽂는다고 하여 계례(筓禮)라 하였다. 관례는 관을 쓰는 것이 인도(人道)의 처음이라 하여 대개 정월 중에 택일을 한다. 관례 날이 정해지면 관례를 치를 장본인과 그의 아버지가 사당에 고하게 되는데, 이때 준비하는 음식은 주(酒)·과(果)·포(脯) 등이다. 관례 당일이 되어 초가례·재가례·삼가례 등의 절차를 마친 뒤에는 관례를 주례한 빈을 모시고 축하 잔치를 하게 된다. 이때 잔칫상은 술을 비롯한 여러 가지 안주용 음식과 국수장국·떡·조과·생과·식혜·수정과 등으로 차려진다.
[혼례음식]
인간이 성장하여 부부의 연을 맺는 의식을 혼례라 하고, 이는 남녀의 결합을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혼례음식은 봉채떡·교배상·폐백·큰상 등으로 구별되며, 이들 음식은 각기 다른 의식에 쓰이는 만큼 그 음식의 양식도 다르다.
1. 봉채떡: 납폐 의식을 행할 때 혼서(婚書)와 채단(綵緞)이 담긴 함을 받기 위해 신부 집에서 만드는 떡이다. 이 떡은 흔히 ‘봉치떡’이라고도 한다. 찹쌀 세 되와 붉은 팥 한 되로 시루에 2켜만 안쳐 위 켜 중앙에 대추 7채를 둥글게 모아 놓고 함이 들어올 시간에 맞추어 찐 찹쌀 시루떡이다.
2. 교배상: 초례 의식을 치르기 위하여 마련하는 상이다. 교배상을 차릴 때는 우선 맨 앞줄에 대추·밤·조과를 각각 두 그릇씩 배설한다. 이어 그 뒷줄에 황색 대두 두 그릇, 붉은 팥 두 그릇, 달떡 21개씩 두 그릇을 놓고, 색편으로 암수 한 쌍의 닭 모양을 만들어 수탉은 동쪽에, 암탉은 서쪽에 각각 배설한다.
3. 폐백: 현구고례(見舅姑禮)[신부가 시부모를 비롯한 시댁의 여러 친척에게 인사드리는 예]를 행할 때 신부 측에서 마련하는 음식이다. 폐백은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김제 지역에서는 대추와 편포를 사용한다.
4. 큰상: 초례를 치른 신랑·신부를 축하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음식을 높이 고여 차리는 상이다. 이 큰상은 혼례뿐만 아니라 회갑·희년·회혼 등의 축의 때에도 차리는 것으로, 한국의 상차림 중 가장 성대하고 화려하다.
5. 이바지: 예전에 신랑과 신부를 맞이하는 양가에서 큰상을 차리고 이를 사돈댁에 보내는 풍습을 상수라 하였다. 현재는 상수 또는 봉송 돌린다는 용어가 이바지 음식으로 변했다. 이바지 풍습은 지방마다 다르다. 김제 지역에서는 신혼여행을 다녀온 신부가 시댁에 들어가면서 떡·과일·고기·전 등의 음식을 가지고 인사를 간다.
[회갑음식, 희년음식]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61세가 되는 해를 회갑연이라고 한다. 이는 자기가 태어난 해로 돌아왔다는 뜻으로 환갑이라고도 하고, ‘화(華)’자를 풀어서 분석하면 61이 된다고 하여 화갑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희년은 칠순에 이른 나이를 말한다. 이때 차리는 큰상의 내용은 혼례 때의 큰상 차림과 같다. 다만 신랑·신부를 축하하기 위한 큰상 차림에는 동 항렬의 친척이 들러리 격으로 배석하는 반면, 회갑이나 희년을 축하하는 큰상 차림에는 주빈의 숙부·숙모 또는 형제·자매되는 사람들이 배석하게 된다.
[상례음식]
부모님이 수를 다하여 운명하게 되면 자손들은 경건하고 엄숙하게 예를 갖추어 의식 절차에 따라 장사를 지내게 되는데, 이것이 상례이다. 일생 의례 가운데서 가장 마지막 의례라는 점이 특징이다. 상례에 따르는 음식은 상례 중에 올리는 전과 조석상식으로 나눌 수 있다.
1. 전: 전이란 장례 전에 영좌 앞에 간단한 음식을 차려 놓는 예식이다. 이때 차리는 음식은 주·과 정도이고, 집안에 따라 포를 더 놓기도 한다.
2. 조석상식: ‘죽은 조상을 섬기되 살아계신 조상 섬기듯 한다.’는 의미에서 아침저녁으로 올리는 상식이다. 조석상식은 상례 중에는 물론 장사를 치른 뒤에도 탈상할 때까지 만 2년간을 올린다. 이때 올리는 음식은 산사람의 조석 밥상처럼 밥·국·김치·나물·구이·조림 등으로 한다.
[제례음식]
제례란 죽은 조상을 추모하여 지내는 의식 절차이다. 제례는 다른 어떤 의식보다도 그 절차가 까다로운 만큼 여기에 따르는 음식 또한 까다롭고 그 가짓수도 만만치 않다. 이것은 돌아가신 뒤에도 효를 계속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제사의 종류로는 차례·기제·시제[묘제]·시조시향제·불천위 제사 등이 있다. 제사에 사용되는 음식을 제수라고 하며, 제사상에 제찬을 배열하는 것을 진설이라고 한다. 제수는 주·과·포가 중심이 되며, 떡과 밥·갱·적·전·김치·식혜 등을 올리고 찬물을 놓는다.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은 지방이나 집안 마다 각기 다르다. 그래서 ‘남의 집 제사상에 감 놔라, 대추 놔라 한다.’라는 속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