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6015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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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名節飮食 |
영어의미역 | Festival Food |
이칭/별칭 | 절기음식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전라북도 김제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영자 |
[정의]
전라북도 김제 지역에서 고유의 명절에 특별히 만들어 먹는 음식.
[개설]
김제 지역에서는 예부터 농경 위주의 생활을 이어 왔으며, 이에 따라 기후와 계절이 밀접한 관계를 갖는 세시풍속이 발달하였다. 세시풍속은 1년 사계절에 따라 관습적으로 반복되는 생활양식을 말하며, 해마다 되풀이 되는 민중 생활의 생활사가 되기도 한다. 우리 조상들은 계절에 따라 좋은 날을 택하여 명절이라 했다. 이때에는 명절음식을 차려 조상에게 제사를 올리고 가족과 이웃 간의 정을 나누어 왔는데, 명절음식을 절기음식이라고도 한다.
육당(六堂) 최남선(崔南善)[1890~1957]은 『조선상식문답』에서 “제철에 나는 재료를 그 때에 맞게 조리하여 먹는 음식을 시식 또는 절식이라 이르니 흔히 명일을 중심으로 하여 이를 각각 음미하였다.”고 하였다. 시절식은 궁중이나 민간이 비슷하였으며, 서울과 지방도 마찬가지였다. 우리 명절은 농사의 월령과 관련지어 지키는 세시풍속이 대부분이다. 조선시대의 세시풍속은 『경도잡지(京都雜志)』,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 잘 나와 있다.
[명절에 마련하는 음식]
설날[음력 1월 1일]은 새해 첫날이라 하여 1년 중 가장 큰 명절로 꼽는다. 차례상과 세배 손님을 위한 세찬이 준비되는데 떡국·만두·약식·인절미·갈비찜·편육·빈대떡·전유어·나물류·수정과·식혜·과일 등을 먹는다.
정월대보름[음력 1월 15일] 전날인 14일에는 오곡밥과 묵은 나물을 먹고, 15일 아침에는 1년 내내 부스럼이 없도록 부럼으로 잣·호두·밤·땅콩과 귀밝이술을 먹는다.
중화절[음력 2월 1일]에는 ‘머슴날’이라 하여 노비에게 나이 수만큼 송편을 만들어주고 유밀과를 먹는다.
삼짇날[음력 3월 3일]에는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는 날로 진달래꽃을 찹쌀가루에 버무려 지진 진달래전과 진달래술·과일·포 등을 먹는다.
한식(寒食)은 동지로부터 105일째 되는 날로서, 조상의 묘를 돌아보고 미리 만들어둔 찬 음식과 약주·과일·떡·국수·식혜 등을 먹는다.
초파일[음력 4월 8일]인 부처님오신날에는 느티떡·볶은 콩·나물·삶은 미나리 등을 먹는다.
단오[음력 5월 5일]에는 창포물에 머리 감고 그네뛰기·씨름 등을 하는 풍습이 있으며, 수리취떡·준치국·도미찜·앵두화채 등을 먹는다.
유두[음력 6월 15일]에는 한해 농사가 잘 되라고 논에서 용신제(龍神祭)를 지내며, 수단자·밀전병·유두면 등을 먹는다.
칠석[음력 7월 7일]에는 은하 동쪽의 견우별과 서쪽의 직녀별이 만나는 날로 시루떡으로 칠석제를 지낸다. 육개장·오이김치·편·전유어 등을 먹는다.
추석[음력 8월 15일]에는 각종 햇곡식과 햇과일을 거두며 수확의 기쁨을 나누는 날로 송편·토란탕·배화채·화양적 등을 먹는다.
중양절[음력 9월 9일]에는 국화꽃이 피는 시기로 국화술·국화전·유자화채 등을 먹는다.
동지[양력 12월 22일]에는 팥죽을 문에 발라 나쁜 일을 막고 팥죽에 든 새알심을 나이 수만큼 먹는 풍습이 있다. 팥죽·비빔국수·수정과·동치미 등을 먹는다.
섣달그믐에는 밤을 새우며 남은 음식을 모두 합해 비빔밥을 만들어 먹고 인절미·돼지고기찜·설렁탕·완자탕 등을 먹는다.
[대표적인 명절음식]
1. 설날 음식
설은 원단(元旦)·세수(歲首)·연수(年首)·신일(愼日)이라고도 하는데, 일 년의 시작이라는 뜻이다. 또 삼원지일(三元之日)[일 년의 첫날, 달의 첫날, 날의 첫날]이기 때문에 원조(元朝)라고도 한다. 설의 참뜻은 삼가다, 설다, 선다 등으로 ‘근신하여 경거망동을 삼간다’는 뜻을 내재하고 있다.
설날에는 차례상과 세배 손님 대접을 위해 여러 가지 음식을 준비하는데, 이 음식을 통틀어 세찬(歲饌)이라 한다. 차리는 세찬에는 떡국·세주(歲酒)·족편·각종 전유어·각종 과정류·식혜·수정과·햇김치 등 여러 음식이 있다. 준비는 가세에 따라 가지 수와 양이 다르지만 정성을 다해 만들며, 어느 집에서나 만드는 공통 음식은 떡국이다. 한편, 설 이전에 어른께 귀한 음식을 보내는 일과 어른이 아랫사람에게 먹을 것을 보내는 것도 세찬이라고 하였다. 그 때 보내는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쌀·술·담배·어물·고기류·꿩·달걀·곶감·김 등을 들 수 있다.
설날에 흰 떡국을 끓이는 풍습은 『조선상식문답』에서 “흰색의 음식으로 새해를 시작함으로써 천지만물의 부활 신생을 의미한다.”는 종교적 뜻이 담긴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흰떡은 멥쌀가루를 쪄서 안반(按盤) 위에 놓고 메로 쳐 몸이 매끄럽고 치밀하게 되도록 한 다음 가래떡으로 만든다. 이 떡을 백병(白餠), 거모(擧摸)라고 하였다. 약간 꾸덕해진 가래떡을 얇고 어슷하게 썰어서 떡국거리로 준비해 둔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떡국에는 흰떡과 쇠고기, 꿩고기를 사용하였으나 꿩을 구하기 힘들면 대신 닭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 ‘꿩 대신 닭’이라는 말도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요즘에는 쇠고기를 많이 쓴다. 떡국을 끓일 때는 고기장국을 미리 끓여 두어야 한다. 국물이 맛있게 우러나는 양지머리를 고아서 덩어리는 편육으로 이용한다. 양념한 장국을 끓이다가 준비된 흰떡을 냉수에 씻어서 넣고 한소끔 끓으면 떡이 떠오른다. 이때 그릇에 담아서 웃기를 얹는다. 웃기는 따로 살코기를 다져 볶은 것과 황백지단을 쓴다.
2. 추석 음식
추석은 음력 8월 보름으로 우리나라 큰 명절 중의 하나이며, 가배일(嘉俳日)·중추절(中秋節)·가위·한가위 등이라고도 한다. 농경 민족이었던 우리 선인들은 봄부터 여름 동안 가꾼 곡식과 과일들이 익어 수확할 계절이 되고, 1년 중 가장 큰 만월을 맞이하니 마음이 즐겁고 풍족하였다. 신도주(新稻酒)와 오려송편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제물을 만들어 조상께 차례를 지내고 산소에 가서 성묘를 하는 농공감사제(農功感謝祭)를 지내왔다. 추석은 대보름과 함께 보름달을 상징으로 삼는 큰 명절인데, 이는 동양 삼국에서도 우리만의 특징이다. 추석의 햇곡식으로 만든 떡과 술, 그리고 과일이 이 날의 절식이다.
햅쌀로 만든 송편을 오려송편이라 한다. 송편은 멥쌀가루를 익반죽하여 햇녹두·거피팥·참깨가루 등을 소로 넣고 반달 모양으로 빚어 찐 떡이다. 송편이란 이름은 솔잎을 켜마다 깔고 찌기 때문에 붙여졌으며, 떡에서 솔잎 향기가 나 입맛을 돋운다. 뿐만 아니라 솔잎 자국이 자연스럽게 얽혀 무늬가 지는 것이 이 떡의 멋이기도 하다. 쌀가루를 익반죽할 때 쑥이나 모시잎, 송기[소나무 속껍질을 손질한 것]를 찧어 넣어 쑥송편·모시잎송편·송기송편 등을 만들기도 한다.
3. 한식
동지(冬至)로부터 105일째 되는 날이다. 보통 청명절(淸明節) 당일이나 다음날이다. 양력으로는 4월 5~6일경이며, 음력으로는 대개 2월이 되고 간혹 3월에 드는 수도 있다.
한식의 유래로 전해지는 이야기가 있다. 중국 진나라의 문공(文公)이 국란을 당하여 개자추(介子推) 등 여러 신하를 데리고 국외로 탈출하여 방랑할 때, 배가 고파서 거의 죽게 된 문공을 개자추가 자기 넓적다리 살을 베어 구워 먹여서 살린 일이 있었다. 뒤에 왕위에 오른 문공이 개자추의 은덕을 생각하여 높은 벼슬을 시키려 하였으나, 개자추는 이를 마다하고 면산에 숨어[혹은 19년을 섬겼는데 봉록을 주지 않으므로 숨었다고도 전함] 아무리 불러도 나오지 않으므로 개자추를 나오게 할 목적으로 면산에 불을 질렀다. 그러나 그는 끝까지 나오지 않고 홀어머니와 함께 버드나무 밑에서 불에 타 죽고 말았다. 그 뒤 그를 애도하는 뜻에서, 또한 타 죽은 사람에게 더운밥을 주는 것은 도의에 어긋난다 하여 불을 금하고 찬 음식을 먹는 풍속이 생겼다고 한다.
그러나 고대에 종교적 의미로 매년 봄에 나라에서 새불[新火]을 만들어 쓸 때, 이에 앞서 일정 기간 구화(舊火)[옛불]를 일절 금한 풍속에서 유래된 것으로 여겨진다. 한식날에는 조상의 산소에 성묘[차례]를 가며, 찬 음식을 먹는 풍습이 있다. 농가에서는 이 날 농작물의 씨를 뿌린다. 그 외 한식날 음식으로는 쑥떡·쑥단자·쑥탕 등이 있다. 한식과 관련된 속담으로 “한식에 죽으나 청명(淸明)에 죽으나 매일반이다.”라는 말이 있다[한식과 청명이 같은 날이거나 하루 차이이므로 똑같다는 의미로 쓰임].
4. 기타
1) 구절판: 명절음식 중 구절판은 아홉 칸으로 나누어진 그릇 이름인데 나중에 그냥 음식 이름이 되었다. 구절판은 밀가루로 지진 얇은 떡에 여덟 가지 재료를 넣어 싸먹는 명절음식으로 쇠고기 볶은 것·표고버섯·오이·당근·숙주·석이버섯·달걀흰자·달걀노른자를 여덟 칸에 돌려 담고 가운데 칸에다 밀가루 전을 담는다. 구절판은 설날이나 추석 등 명절음식 중 대표적인 음식이다.
2) 전: 명절음식 중 전은 육류나 어패류 또는 채소류 등의 재료를 얇게 저미거나 다진 후 달걀을 씌워 부친 음식으로 부침개라고도 한다. 부침개는 명절이나 제사 시에 없어서는 안 될 음식이다.
3) 토란탕: 토란은 추석 절부터 나오기 시작한다. 흙 속의 알이라 하여 토란(土卵)이라 하고, 연잎같이 잎이 퍼졌다 하여 토련(土蓮)이라고도 한다. 명절음식인 토란은 전분이 대부분이고 미끈거리기 때문에 조리할 때는 꼭 소금물이나 뜨물에 삶아 쓴다. 토란은 토란탕·산적·찜·조림·구이·장아찌·엿 등을 해먹는다.
4) 팥죽: 액을 막고 잡귀를 없애 준다는 데서 나온 것이다. 동지팥죽을 먼저 사당에 놓고 차례를 지낸다. 방·마루 등에 한 그릇 떠 놓고, 대문이나 벽에 수저로 팥죽을 뿌린 후 팥죽을 먹으면 잡귀를 없애고 액운을 막아 준다고 한다. 팥죽의 새알심은 나이대로 먹는다. 팥죽을 동네 고목에 뿌리면 귀신을 쫓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