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6000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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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民俗 |
영어의미역 | Folklore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전라북도 김제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승대 |
[정의]
전라북도 김제 지역의 민간에서 전승되고 있는 생활 풍속.
[개설]
민속은 한 문화권 내에서 다수가 향유하고 있는 전통적이고 보편적인 문화로서 민중들이 자연적·역사적·사회적 환경에 대처하고 적응하는 지혜와 믿음으로 엮어낸 생활양식이다. 민속이란 민속학에서 포괄적인 용어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김제 지역의 민속도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는데, 신앙·전설·풍속·생활양식·관습·종교의례·민요·속담 등이 이에 해당된다. 지금까지 김제 지역에 이렇게 다양한 형태의 민속들이 존재하는 것은 지형적인 위치와 지리적 여건, 그리고 특수한 환경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김제 지역에서 행해지는 대표적인 민속으로는 농악놀이·줄다리기·당산제[동제]·전설·입석 등을 들 수 있다.
[민속놀이]
농업을 주생활로 하는 김제 지역에는 농경문화 속에서 이루어진 벽골제 쌍용놀이와 풍년을 비는 마을 당제 때 행하는 입석[선돌] 줄다리기가 유명하다. 또 김제의 농악놀이는 옛날 전라우도에서 이름이 높았으며, 지금도 그 전통이 이어져 오고 있다.
1. 벽골제 쌍용놀이
벽골제 쌍용놀이에는 다음과 같은 「단야의 설화」가 전한다. 김제시 부량면에는 백제 때 농경지의 수리 시설로 쌓은 벽골제(碧骨堤)가 있었는데, 그 아래 두 개의 용추(龍湫)에 백룡과 청룡이 살고 있었다. 백룡은 성질이 양순하여 수리 시설의 제방을 보호했는데, 청룡은 심술이 궂어 때때로 성난 파도를 일으키면 제방이 무너지곤 하였다.
신라 원성왕 때 무너지기 직전의 제방을 수축하기 위해 조정에서 기술 감독으로 원덕랑(元德郎)을 보냈다. 벽골태수 유품(由品)의 딸 단야(丹若)가 원덕랑을 사랑하게 되었는데, 원덕랑의 약혼자 월내(月乃)가 멀리 경주에서 찾아왔다. 이 때 청룡이 성을 내어 백룡과 싸움이 벌어지고 제방이 무너지기 직전에 이르렀다.
당시에는 이럴 경우 처녀 하나를 청룡에게 제물로 바쳐야만 무사하게 된다는 풍습이 있었는데, 태수가 낭자 월내를 밤중에 보쌈을 하여 용추에 넣고자 하였다. 그런데 이것을 미리 알게 된 단야가 그를 대신해 제물로 희생되었다. 이런 일이 있은 뒤 이 곳 주민들은 단야의 거룩한 연정을 기리는 뜻에서 해마다 이 축제를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벽골제 쌍용놀이의 내용은 벽골제 밑에서 백룡과 청룡이 싸우다가 백룡이 패하는 광경과, 단야가 청룡 앞에서 제방의 영원한 보호와 원덕랑의 성공을 빌면서 희생되는 광경을 놀이로써 연출하는 것이다.
2. 입석[선돌] 줄다리기
입석 줄다리기는 벽골제를 쌓고 해마다 풍년을 기원하는 뜻에서 입석을 세웠다는 설과, 벽골제 사이에 당재와 토끼재를 연결하는 능선이 작은 구릉을 이루고 있어 터가 세기 때문에 이를 누르기 위해 김제동헌에서 입석을 세웠다는 설이 있다. 아무튼 삼국시대의 유물로 내려오는 이 돌 앞에서 정월 대보름날 달이 동쪽 하늘에 떠오르면 줄다리기가 시작된다.
이 때 쓰이는 줄은 약 150~180㎝ 되는 큰 동아줄을 만들어 이를 원줄로 하고, 여기에 개인의 손아귀에 들어 잡아당길 수 있는 작은 줄을 수없이 매어 둔다. 줄은 남성과 여성을 뜻하는 수줄과 암줄로 나누어 만드는데, 줄의 머리에 모두 고리 모양을 만들어 남성 줄의 고리가 여성 줄의 고리에 꿰어 들어가게 하고, 고리에 비녀장을 꿰어 두 줄을 연결시킬 수 있게 한다.
대보름날 밤 달이 뜰 무렵에 마을의 남녀가 모두 모여 동쪽의 남성 줄 머리에는 남자 한 사람을 태우고 서쪽의 여성 줄 머리에는 여자 한 사람을 태운 뒤, 양편에서 줄을 메고 풍물을 울리면서 행진하다가 중앙 선돌 앞에서 양편이 서로 만나 두 줄의 머리에 있는 고리를 연결해 줄다리기를 한다.
남녀가 섞여 줄다리기를 하기 때문에 남자가 여자로 변장하는 일을 금하고, 남녀의 풍기문란을 막기 위해 정절부인 중에서 금란사(禁亂使) 2명을 선정해 규율 단속을 한다. 이 줄다리기는 여성 편에서 이겨야 풍년이 든다고 하여 남성 편에서 짐짓 져 주는 것이 상례이다.
줄다리기가 끝나면 선돌에 감겨 있던 묵은 줄을 풀고 새 줄로 감아둔다. 그리고 선돌 앞에 제물을 차려 놓고 축문을 읽으면서 당산제를 지낸다. 제사가 끝나면 술과 떡을 나누어 먹고, 석주의 주변을 돌면서 풍물놀이를 즐긴다.
3. 우도굿놀이
김제 지역의 풍물놀이로서 농악의 전형적인 우도굿놀이[김제우도농악]가 유명하다. 이곳에서는 명절이나 7월 호미씻이 때 각 마을 단위의 농악놀이도 성행했지만, 특히 추석에 두 마을의 줄다리기 경합과 동시에 농악놀이 경연이 매우 극렬하였다. 이 농악놀이 경연에서 지는 마을이 이기는 마을의 세금을 부담하는 경합까지도 한 적이 있었다. 이 놀이는 일제강점기 말에 중단되었고, 지금은 각 마을 단위의 농악놀이가 있을 뿐이다.
[당산제]
당산제는 마을을 지켜 주는 수호신에게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올리는 의례이다. 김제 지역의 대표적인 당산제로는 황산동 강정마을 당산제, 봉남면 동령 당산제, 입석동 입석 당산제, 부량면 대장마을 당산제, 난봉리 당산제, 금구면 선암리 유령당산제, 금산면 금산리 산신제 등이 있다. 이들 제를 지내기 위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정초에 풍물을 치고 마당밟기·당산굿치기 등을 한다. 당산제는 대개 놀이와 상호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으나 해가 갈수록 쇠퇴하고 있는 형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