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1D0305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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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충청북도 음성군 생극면 병암1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서영숙, 조수정 |
병암1리 산신제가 끝나고 그 다음 날인 2월 20일에 마을 잔치가 끝나자 마을회관 여자 방으로 마을 할머니들이 모두 모였다. 할머니들에게 옛날이야기와 노래를 들려 달라고 하자 모두 고원남 할머니를 추천하였다. 고원남 할머니는 일명 ‘태수할머니’로 앞서 2월 8일 병암1리를 찾아 갔을 때도 마을 분들이 입을 모아 노래를 잘한다고 이야기해준 할머니이다.
고원남 할머니는 올해 82세로 마을에서 최고 연장자라고 한다. 강원도 원주 출생이며 병암1리로 16세에 시집을 왔다. 아버지께서 학자여서 어릴 때부터 어깨 너머로 글과 노래를 많이 배웠고, 워낙 총기가 좋아서 한 번 들으면 다 기억을 할 정도라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병암1리 집집마다 제사를 모두 기억하고 있을 정도이다.
「자장가」, 「숙영낭자전」, 「양반타령」, 「화전가」 등을 불러주었는데, 건강이 많이 좋지 않은 상태여서 금방 숨이 차서 노래를 길게 부르지 못하였다. (고원남 할머니는 조사자들에게 노래를 불러준 지 한 달 만에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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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고원남 할머니
[자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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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가
고원남 할머니가 자식들을 업고 방아를 찧으면서 부르던 자장가라고 하였다.
자장자장 우리애기 잘도잔다
젖도 잔뜩 먹고 잘자라
엄마는 방아 찧는다
[숙영낭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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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영낭자전
고원남 할머니가 어릴 때 소설 「숙영낭자전」을 보고 외운 거라고 하였다. 할머니는 어려서 이외에도 「춘향전」이니 「심청전」이니 하는 것들을 다 낭송했었다고 한다. 다 기억 하지는 못하고 소설 「숙영낭자전」에서 서울로 과거를 보기 위해 길을 떠난 남편이 아내에게 편지를 쓰는 부분만 곡조를 빼어 읊어 주었다.
“조서 백성 문원 삼장 글월을 낭자 좌에 부치나이다. 그새의 양위 존당 모시고 평안하시며 춘향 동춘도 무량하니까. 복원당이 염운에 흘러 이놈이 황초에 헌달하오니 하니 천은이 망극하옵니다. 고향을 바래보니 운산은 만중이요 녹수는 천리로다. 새벽달 찬바람에 외기러기 울고 갈 때 반가운 낭자 소식을 기다렸더니 적막한 구름밖에 소식은 풍경뿐이로다. 객창에 십수인 산란하나 운우 양대에 촉 꽂혀 소슬하다. 슬프다. 흥진비래는 고금상사라 낭자의 화생이 미색이 날로 변착하니 무삼여객 있으라 좌불안석이요, 침식이 불편하니 이 아니 가련한가. 일각이 여삼추하여 황초에 매인 몸이 뜻과 같이 못하도다. 비창방에 선두장은 얻었으면 조석왕래 하련만은 하릴없고 하릴없다. 바라나니 낭자로다 공방독수 서러마오. 안심하면 몇 날이 다 못되어서 반가운 소식을 알려드리이다. 내강춘풍에 해는 어이 더디가나 이내몸에 날개없어 한이로다. 여무진선 무궁하나 일필단기하야 근천노라 하였노라.”
[아리랑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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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타령
고원남 할머니가 「숙영낭자전」에 이어 불러준 노래이다. 곡조와 노랫말은 「아리랑타령」인데, 할머니는 이를 양반들이 애기를 어르며 하던 「양반타령」이라고 하였다. 어릴 때 이 노래를 부를 때는 물장구를 만들어서 불렀다고 한다. 할머니는 당시의 분위기를 내기 위해 큰 함지박에 물을 3분의 2 가량 채워놓고 그 안에 작은 바가지를 뒤집어 놓은 다음에, 작은 바가지를 툭툭 치며 박자를 맞춰서 불러주었다. 할머니는 숨이 차서 한 번에 부르지 못하고 여러 번에 나눠서 불렀다.
놀다가가요 놀다가가요 놀다가가요
동지섣달 긴긴밤에 놀다가요
자고야 가는 건 말뿐이요
놀다가 가는 건 님이로다
아리아리 아리아리 아리랑아 쓰리쓰리 쓰리랑아
아라리 고개로 날 넘겨주게
말 고을 가실 고개는 열두 고개
우리 집 가실 건 한 고개
세월아 멈춰라 가지를 마라
알뜰한 청춘 다 늙어 간다
놀다다게 놀다가게 놀다가게
동지섣달 긴긴밤에 놀다가게
놀다가 가는 건 말 뿐이요
자고야 가는 건 님이로다
놀다가요 스무 살을 당신들만 놀다가요
우리 님 가실 고갠 열두 고개인데
왜 놀다가지 가느라고 그러느냐
세월아 멈춰라 오고 가지를 마라
알뜰한 청춘 다 늙어간다
갈라면 너 혼자 가지 나조차 왜 끌고 가느냐
아리아리 아리아리 아리라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얼씨구 좋네 절씨구 좋네 지화자 절씨구 좋네
청천하늘엔 잔별도 많고요 시내강변은 잔돌도 많고요
요내 가슴엔 수심도 많이 쌓였노라
에헤 난다 디어라 어랑어랑 어러랑아
어리랑 타령은 내가 낼게 너는 그만 두어라
[화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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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전가
예전에는 부인들이 시어머니가 무서워서 밖에 나가지 못하고, 일 년에 한 번씩 날을 잡아서 꽃놀이를 갔었다고 한다. 마을 부인들끼리 산에 가서 놀면서 불렀던 노래이다.
백일홍 꽃이 암만 고와도 내 남편만큼 못 곱고
국화꽃이 암만 고와도 내 자식만큼 못 곱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