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400816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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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李如松- 金德齡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대구광역시 달성군 화원읍 설화리 |
시대 | 조선/조선 후기 |
집필자 | 배혜진 |
[정의]
대구광역시 달성군 화원읍 설화리에서 이여송과 김덕령에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이여송과 김덕령」은 오성 대감(鰲城大監)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백사(白沙) 이항복(李恒福)[1561~1613]이 명나라 장수 이여송(李如松)[1549 ~ 1598]을 지혜로 설득하여 조선을 구원할 수 있었다는 인물담이자 지략담이다. 또한 이여송의 나쁜 행실과 간신의 모함으로 죽게 되었을 때 초인적인 행동으로 죽음을 맞이한 만고 충신 김덕령(金德齡)[1567∼1596]에 대한 초인담(超人譚)이다.
[채록/수집 상황]
1985년 한국 정신문화 연구원[현 한국학 중앙 연구원]에서 편찬한 『한국 구비 문학 대계』7-14 달성군편의 화원면 설화 항목에 실려 있다. 이는 1983년 9월 4일 최정여·박종섭·임갑랑 등이 달성군 화원면[현 화원읍] 설화리로 현지 조사를 나가 주민 임기수[남, 당시 79세]로부터 채록한 것이다. 조사자들이 이여송에 대한 이야기를 요청해서 들었다고 한다.
[내용]
오성이 대국에 청병을 하러 가는 길에 묵은 집에서 할머니 한 명이 화상을 하나 주면서 "이 화상 장수를 잡아 와야 청병을 하지 다른 장수는 소용없다."고 말하였다. 오성은 대국에 청병하러 들어가서 화상을 내걸며 "이 장수를 데리고 오라."고 하였고, 그 화상의 장수가 바로 이여송이다.
이여송은 북쪽에서 싸우는데, 싸우다가 퇴진을 하고 선봉 대장이 되지 못해서 안 가려고 했으나 가지 않으면 역적이 된다고 하여 오성을 따라나왔다. 의주 압록강에 와서 이여송이 "소상반죽 젓가락에다 백룡의 간을 내먹어야 내가 나가겠다. 군사는 은하수 물로 밥을 해준 군사를 덜고 물, 그 밥을 해 가지고 먹어야 나가서 너희 나라가 이기겠지. 아니면 나 너희 나라 못 간다."라고 하였다. 의주 압록강에서 오성이 머리 풀고 목욕하고 강가에서 통곡을 하는데 난데없이 백룡이 뭍에 떨어졌다. 그래서 백룡의 간을 내서 의주 압록강 물[의주에 가면 압록강 물을 은하수 맑은 물이라고 함]을 떠서 하려고 백룡의 간을 내서 하늘에다 축수를 하는데 뭍에 백룡이 떨어졌다. 그러자 소상반죽 젓가락으로 백룡의 간을 내어 주니 이여송이 뭐라고 할 수가 없었다. 이여송이 조선 나라 임금의 상을 보니 왕의 상이 못 된다고 봐서 다시 가려고 하니 임금이 오성을 시켜 "큰 독을 갖다 내놓고 독안에 들어가서 울어라." 하니, 그러니까 울음소리가 약간 굵게 울렸다.
그러자 이여송이 "이 무슨 소린가?" 묻자, 오성 대감이 "장군이 조선을 도우려고 왔다가 그냥 돌아가려고 하니 우리 임금이 하도 서운해서 우는 소리다."고 했다. 그 소리를 들은 이여송이 돕기로 마음 먹고 김덕령을 불렀다. 둘이 왜장 청정을 잡고 진을 이겼는데 이여송이 가만히 보니 조선 장수가 너무 많았다. 그래서 조선의 산 혈맥을 끊으려고 산을 다니면서 지도를 그려서 산 혈맥을 전부 끊었다. 서울 삼각산을 끊으려고 하니 삼각산 신령님이 못 끊게 해서 삼각산은 못 끊었다. 김덕령이 간신으로 몰려 죽을 위기에 처했는데 칼로 목을 끊어도 안 되고 활을 쏴도 안 되고 총을 쏴도 안 죽었다. 임금이 "왜 안 죽느냐?" 하니, "소원이 있어 그렇다. 만고 충신 김덕령이라고 사대문 선판에다 글로 써 붙여 주면 자기 눈으로 보고 죽고 싶다."고 하였다. 그렇게 하자 죽었다. 장사까지 해 놓고 난 뒤에 사대문 선판을 깎았는데, 깎고 나면 시커먼 글이 확 돋아 오르고 또 돋아 오르고 했다. 하늘이 아는 충신을 죽였으니 간신 때문이다. 그래서 간신들은 다 잡혔다. 하지만 만고 충신 김덕령이지만 그때 이름이 없어졌다.
[모티프 분석]
「이여송과 김덕령」의 주요 모티프는 '오성의 지략', '이여송의 혈맥 끊기', '김덕령의 의연한 죽음' 등이다. 역사에서 이여송은 임진왜란 때 명나라 원병으로 조선에 와서 왜군을 물리치고 조선을 구한 인물로 평가된다. 그렇지만 「이여송과 김덕령」에서는 조선의 산 혈맥을 끊어 인재를 없애려 한 인물이며, 결국 자기 조상의 혈까지 질러 망하게 한 부정적인 인물로 인식된다. 특히 이여송이 조선의 임금 상을 보고 왕의 상이 아니라고 했는데, 결국은 간신들의 모함으로 하늘이 알아주는 충신 김덕령을 죽게 했다. 즉 「이여송과 김덕령」처럼 김덕령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향유층의 동정은 그의 죽음도 스스로 선택한 것으로 미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