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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8001284
한자 茅項-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전라북도 부안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형미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저자 생년 시기/일시 1961년 12월 15일 - 안도현 출생
저술|창작|발표 시기/일시 1994년 - 「모항으로 가는 길」 『외롭고 높고 쓸쓸한』에 수록
편찬|간행 시기/일시 2004년 - 안도현 시집 『외롭고 높고 쓸쓸한』 문학동네에서 재출간
배경 지역 모항(茅港) -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 도청리 203-45지도보기
성격
작가 안도현

[정의]

2004년 안도현이 전라북도 부안 지역에 있는 모항을 소재로 쓴 현대 시.

[개설]

「모항으로 가는 길」은 시인 안도현이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늦게 지는 곳으로 알려진 부안군 변산면 도청리에 있는 모항(茅港)으로 가는 길을 시적 소재로 하여 쓴 시로 1994년과 2004년에 문학동네에서 출간한 시집 『외롭고 높고 쓸쓸한』에 수록되어 있는 작품이다. 모항은 일몰과 풍경이 아름답기로 정평이 나 있는 전라북도 부안의 작은 어촌 마을이다.

[구성]

안도현의 네 번째 시집 『외롭고 높고 쓸쓸한』은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평이한 현실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낯익고 새로울 것 없는 일상을 전체적으로 쉽고 친근한 언어로 풀어내면서 깊은 성찰에 이른다. 총 5부로 나누어진 시집 중 「모항으로 가는 길」은 제1부에 들어 있다.

[내용]

「모항으로 가는 길」 덕분에 부안의 ‘모항’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게 되는데, 역시 흔히 접할 수 있는 일상을 통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일상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다시 한 번 되짚어보게 만드는 시간을 선사한다.

부안읍에서 버스로 삼십 분쯤 달리면

객짓밥 먹다가 석삼년 만에 제집에 드는 한량처럼

거드럭거리는 바다가 보일 거야

먼 데서 오신 것 같은데 통성명이나 하자고,

조용하고 깨끗한 방도 있다고,

바다는 너의 옷자락을 잡고 놓아주지 않을지도 모르지

그러면 대수롭지 않은 듯 한 마디 던지면 돼

모항에 가는 길이라고 말이야

모항을 아는 것은

변산의 똥구멍까지 속속들이 다 안다는 뜻이거든

-안도현 「모항으로 가는 길」 부분

안도현의 시 「모항으로 가는 길」은 이렇게 시작한다. 본래 띠풀을 이용하여 고기잡이배를 만들어 탄 어촌 마을이라 해서 ‘띠 모(茅)’자를 써 이름 붙은 모항(茅港)이다. 경상북도 예천에서 태어났지만, 시인은 대학교 시절부터 쭉 전주에 살게 되면서 가끔 모항에 오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그가 20대 초반에 본 모항의 바다는 전부가 시 같았다고, 훗날 탐방객들과 함께 단체로 모항행을 했을 때 술회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부안 사람들 못지않게 모항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모항에 가면 조용하고 깨끗한 방도 있고, 바다를 껴안고 하룻밤 잘 수 있다는 것도, 모항에 도착하기 전에 풍경에 취하는 것은 그야말로 촌스러우니까 조금만 더 가면 훌륭한 게 나올 거라는 희망이 있다는 것도 안다. 즉 ‘모항을 아는 것은 변산의 똥구멍까지 속속들이 다 안다는 뜻’이다.

그러나 대상이 누가, 혹은 무엇이 되었든 간에 누가 감히 ‘안다’라는 말을 쉽게 할 수 있을까. 그것도 그냥 아는 것이 아니라 ‘똥구멍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말을 내던질 수 있을까.

얼핏 그것은 무모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 말 한마디에는 그 말을 내뱉을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시간이 동반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 시간은 결코 거창하지 않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겪을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소소한 것들이다. 적어도 시인에게 모항을 아는 일은 그렇게 시작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토록 소소한 것들에서 전체를 알게 되기까지 시인은 모항과, 또는 세상과 뜨겁게 충돌해 나가는 과정이 있었으리라. 해서 시인은 모항을 다 안다라고 스스로 느끼기 전에는 모항을 얘기하지 않는다. 적어도 ‘안다’라는 표현을 썼을 때에는 모항에서 만난 ‘조용하고 깨끗한 방’ 한 칸의 느낌을 오롯이 알고 났을 때이다. 즉 시인이 똥구멍까지 알게 된 모항은, ‘조용하고 깨끗한’ 그 방 한 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살다가 지쳤을 때 언제든 찾아가면 오롯이 나만을 위해 마련된 공간 같다. 해서 우리는 하나를 보고 전체를 아는 힘을 이 시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시 「모항으로 가는 길」을 통해 시인은, 시와 삶을 하나로 결합하는 진정성 있는 문학 세계를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징]

범속한 일상 속에 시의 뿌리를 내림으로써 ‘주체적 높이의 삶’을 시적 경험으로 끌어올린 안도현은 시집 『외롭고 높고 쓸쓸한』과 그 안에 시 「모항으로 가는 길」을 남겼다. 부안의 풍경과 맛과 멋에 반한 안도현은 모항 외에도 「낭만바다」, 「바닷가 우체국」, 「물메기탕」, 「전어속젓」 등 부안에 관한 시 여러 편을 창작하였다. 그의 시에서처럼 누가 시시콜콜 가르쳐주지 않아도 부안에 관하여서는 ‘몸에다 마음을 비벼 넣어 섞는 그런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의의와 평가]

특히 대중성과 시적 성취에 대한 높은 문학적 평가를 받고 있는 시 「모항으로 가는 길」은 바로 곁 친구에게 말을 하고 있는 듯한 착각에 들게 할 만큼 쉽고 정감 어린 일상 언어를 구사하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김성민 작곡, 김현성 편곡으로 노래로 만들어져 불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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