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80011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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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趙-九-諧謔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전라북도 부안군 부안읍 봉덕리 |
시대 | 시대 미상 |
집필자 | 김선아 |
수록|간행 시기/일시 | 1990년 - 「조팡구의 해학」 『전설지』에 수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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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지명 | 봉덕리 - 전라북도 부안군 부안읍 봉덕리 |
채록지 | 옹중리 - 전라북도 부안군 부안읍 옹중리 |
성격 | 설화|해학담 |
주요 등장 인물 | 조팡구|주인 |
모티프 유형 | 조팡구의 해학과 풍자 |
[정의]
전라북도 부안군 부안읍 봉덕리에서 조팡구의 해학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조팡구의 해학」은 조팡구가 머슴으로 살아가면서 느낀 불만이나 억울함을 언어 장난 및 유희가 번뜩이는 재담·풍자로 풀었다는 일화가 깃들어 있는 해학담이다.
[채록/수집 상황]
1990년 전라북도에서 펴낸 『전설지』의 499~502쪽에 「조팡구의 해학」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이는 전라북도 부안군 부안읍 옹중리 주민 김판술[남, 80세]로부터 채록한 것이다.
[내용]
조팡구는 1861년(철종 12)에 부안읍 봉덕리에서 태어났다. 본래 이름은 조판구(趙判九)인데 ‘조팡구’로 불렸다.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났는데 어려서 부모를 잃고 소여물 먹이는 일[깔담살이]이나 심부름을 하였다. 자라서는 머슴살이를 하면서 지냈는데 70이 넘도록 혼자 살았다. 타고난 건강함과 낙천적인 성격으로 술을 잘 마시고 해학과 신소리를 잘했다. 신소리 잘하고, 해학과 유머와 위트가 많고, 일도 잘하는 상머슴 조팡구를 남녀노소 모두 좋아했다.
부안 신 모씨 집에서 머슴 살 때 아침을 먹고 부엌 항아리에 조기 대가리를 넣었다. 그 연유를 물으니 조기가 물에 좀 있으면 몸뚱이가 생길 것 같다고 대답했다. 이후로 조팡구는 맨날 조기 대가리만 얻어먹다가 몸뚱이 붙은 조기도 먹게 되었다. 한번은 소를 몰고 부엌으로 들어갔다. 그 연유를 묻자 부엌 솥에 물이 안 빠져서 밥이 늘 진 것 같아 소로 고랑을 좀 파려고 했다고 대답해서 이후로 진밥을 하지 않게 되었다. 아침에 늦게까지 일어나지 않자 주인이 그저 자냐고 했다. 조팡구는 요대기 하나 깔고 잔다고 대답했다. 주인이 내일 줄포에 다녀오라고 하고 다음날 아침 조팡구에게 가니 조팡구가 보이지 않았다. 나중에 집으로 온 조팡구는 줄포에 다녀왔다고 했다. 줄포에 가는 이유를 묻지도 않고 혼자 줄포에 다녀왔느냐고 하니, 줄포에 다녀오라고 했으니까 줄포에 갔다 왔다고 답했다. 명일애끼[사돈 집안끼리 아이 하나 태어날 때까지 명절에 이바지 음식을 보내는 일] 이바지 짐을 지고 가는데 지나가는 사람이 속에 든 게 뭐냐고 묻자, ‘소고 든 거는 거사지요’라고 했다. 주인이 삼베 잠방이 하나를 해 줬는데 속이 비칠 정도로 질이 낮았다. 조팡구는 그 잠방이를 입고 밖에 나갔다가 한참 뒤에 돌아왔다. 주인이 밖에 나갔다 온 이유를 물으니 새우 잡는 그물[=삼베 잠방이] 팔고 오느라 나갔다 왔다고 했다. 거름을 고랑에 고루 뿌리지 않고 제일 높은 두둑에 모두 쏟아 놓자 주인이 그 연유를 물으니, 배고픈 놈이 와서 먹을 거라고 대답했다. 주인은 조팡구가 자신의 불만이나 심술을 이렇게 푸는 것을 알고 있어서 화를 내지 않았다.
조팡구는 머슴살이를 하면서도 남의 눈치를 보면서 살지 않았고 마음이 맞지 않으면 다른 집으로 훌쩍 떠나 머슴살이를 했다. 맺힌 것은 해학과 풍자로 풀었고 조팡구의 해학, 재담, 풍자는 부안 땅에 전설처럼 남아 있다.
[모티프 분석]
「조팡구의 해학」의 주요 모티프는 ‘조팡구의 해학과 풍자’이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에는 소여물을 먹이거나 심부름꾼으로 일하고, 자라서는 머슴살이를 한 조팡구의 인생이 얼마나 힘들었을 지 짐작할 수 있다. 조팡구는 힘든 자신의 생활과 불만이 쌓인 마음을 농담과 유머로 풀면서 지냈다. 하인이 꾀가 많거나 해학을 잘하는 설화는 대부분 아랫사람인 하인이 기지와 해학으로 윗사람, 주인을 속이거나 조롱하는 이야기이다. 「조팡구의 해학」 이야기에는 박한 대우를 받거나 부당한 상황에서 조팡구가 해학과 풍자로 그런 상황을 어떻게 넘겼는지에 대한 일화들이 나열되어 있다.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사회 구조적으로, 신분상으로 하소연하기 힘들고 해결하기 힘들었던 상황에서 힘을 가지지 못한 자는 지혜와 기지로 상황을 극복해 나간다. 어렵고 팍팍한 삶을 해학과 유머로 풀어나가는 조팡구의 모습에는 인생에 어렵고 힘든 일이 닥쳐도 유머와 긍정으로 풀어가려는 부안 주민들의 마음이 반영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