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8000312 |
---|---|
한자 | 植物相 |
영어공식명칭 | Flora |
분야 | 지리/동식물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전라북도 부안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허철희 |
[정의]
전라북도 부안군의 식생과 분포하는 식물의 종류.
[개설]
한반도의 중남부, 전라북도의 남서부에 위치하는 변산반도는 한반도 식물의 지리적 분포를 바탕으로 구분된 8개의 식물구계(植物區系) 중 남부아구(南部亞區)에 속한다. 기후로는 온대 몬순 기후 지역으로 해양성 기후의 영향을 받아 온난 다습한가 하면 대륙성 기후의 영향을 받기도 하는 관계로 남방계 식물군과 북방계 식물군이 혼재되어 분포하는 등 한반도 생태계 구성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2018년에 실시한 변산반도 국립 공원 자연 자원 조사에 따르면, 변산반도 국립 공원의 관속 식물은 139과 456속 740종 4아종 87변종 9품종의 총 840분류군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변산반도 국립 공원 밖 지역인 석불산, 위도 등 부안 전 지역을 포함하면 이보다 더 많은 식물종이 분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자연 자원 중에 천연기념물, 멸종 위기종, 한반도 고유종, 식물구계학적 특정 식물, 기후 변화 취약종, 귀화 식물 등과 변산반도 국립 공원 밖 지역인 석불산, 위도 등 지역별 자생 식물 분포 현황을 살펴본다.
[천연기념물]
부안의 자연 자원 중에 호랑가시나무, 후박나무, 꽝꽝나무는 제주도나 따뜻한 남쪽 지역에서 자라는 남방계 식물인데 변산반도까지 북상해 자라고 있다. 즉, 이 3종의 북방 한계선이 바로 변산반도이다. 그런 이유로 부안 도청리 호랑가시나무 군락, 부안 격포리 후박나무 군락, 부안 중계리 꽝꽝나무 군락은 각각 천연기념물 제122호, 천연기념물 제123호, 천연기념물 제124호로 지정되었다. 미선나무는 세계 1속 1종인 데다 분포 지역마저 한반도 중남부 일부 지역으로 극히 제한적이어서 멸종 위험이 크다 보니 자생지 전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부안 미선나무 자생지는 천연기념물 제370호로 지정되었다.
[멸종 위기 야생 생물 2급 식물]
변산에는 환경부 지정 멸종 위기 야생 생물 2급인 노랑붓꽃이 봄이면 활짝 피어 변산의 고을고을마다 노랗게 물들인다. 변산반도 국립 공원 내변산 청림 주변이나 내소사(來蘇寺) 주변 산기슭에서는 대흥란이 드물게 관찰되고, 변산반도 국립 공원 밖 지역인 주산의 몇몇 방죽에는 가시연꽃이 자생한다. 그리고 2012년 봄에는 변산 해수욕장의 주차장 옆 논에 매화마름이 집단으로 자생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미선나무는 멸종 위기 야생 생물 2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아 왔으나 관리가 잘 이루어지고 생육 상태가 양호하여 특별한 위협 요인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어 2017년 해제되었다.
[환경부 국가 생물 적색 자료집 식물]
환경부 국가 생물 적색 자료집에 수록된 부안의 식물로는 노랑붓꽃, 미선나무, 금털고사리, 골고사리, 호랑가시나무, 새박, 측백나무[식재], 모새달, 뻐꾹나리, 새우난초, 보춘화, 나도수정초, 변산바람꽃, 솜양지꽃, 미선나무 등이 확인되었다. 이 중에 변산일엽(邊山一葉)이라고도 불리는 골고사리는 북방계 식물로서 국내에서는 울릉도, 제주도, 변산반도에 분포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그동안 변산에서 그 자생지가 발견되지 않았는데 2018년 변산반도 국립 공원 자연 자원 조사에서 세봉 삼거리 인근 계곡부에서 소수의 개체를 확인하였다.
[식물구계학적 특정 식물]
부안[변산반도]의 식물구계학적 특정 식물[식물의 분포를 한반도 전체로 볼 때 얼마나 좁은 범위에 있는지를 기준으로 1~5등급으로 나누어 구분한 것으로 숫자가 클수록 희귀한 식물에 속함] 중 5등급에 해당하는 식물로는 노랑붓꽃, 미선나무, 약모밀[식재], 삼백초[식재] 등 4분류군이 확인되었다. 4등급에 해당하는 식물로는 고로쇠나무, 붉노랑상사화, 측백나무[식재], 변산향유 등 11분류군이 확인되었다. 3등급에 해당하는 식물은 총 35분류군으로 대표적 식물로는 호랑가시나무, 꽝꽝나무, 골고사리, 이나무, 새우난초, 나도수정초, 변산바람꽃, 호자덩굴, 모감주나무, 팥꽃나무, 갯방풍 등이 포함되었다.
2등급에 해당하는 식물은 총 12분류군으로 청괴불나무, 좀딱취, 새박, 어리연꽃, 금난초, 층꽃나무 등이 해당되었다. 1등급에 해당하는 식물은 총 58분류군으로 송악, 쥐방울덩굴, 개족도리풀, 모래지치, 반디지치, 회양목, 사철나무, 옥녀꽃대, 해국, 큰엉겅퀴, 갯메꽃, 뚜껑덩굴, 통보리사초, 보리밥나무, 정금나무, 예덕나무, 모새달, 후박나무, 일월비비추, 노랑어리연꽃, 자금우, 돈나무, 갯까치수염, 투구꽃, 꿩의바람꽃, 큰꽃으아리, 개구리발톱, 장딸기, 상산, 나도밤나무, 합다리나무, 말오줌때, 동백나무, 사스레피나무, 장구밤나무, 순비기나무 등이 포함되었다.
[한국 특산 식물 및 고유종]
부안에 자생하는 한국 특산 식물은 개족도리풀, 고광나무, 고려엉겅퀴, 노랑붓꽃, 미선나무, 변산바람꽃, 병꽃나무, 붉노랑상사화, 산이스라지, 서어나무, 오동나무, 위도상사화, 은사시나무[식재], 참양지꽃, 청괴불나무 등이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식물 자원 중에 변산바람꽃은 변산을 대표하는 초본 식물로 변산반도 국립 공원의 지표종이기도 하다. 이른 봄 눈 속에서 꽃을 피워 변산의 봄을 알린다.
변산향유 는 명승 제13호 부안 채석강·적벽강 일원의 격포리층에 무리지어 자라는 모습이 새로이 발견되어 2012년 최창학, 한경숙, 이정심, 소순구, 황용, 김무열 등에 의해 『식물분류학회지』에 신종으로 보고되었다. 분자 생물학적인 분석 결과는 변산향유가 근연종들과 구별되는 신종임을 지지해 주었으며, 한반도 고유종에 포함되었다.
[기후 변화 취약종]
부안에 자생하는 기후 변화에 취약한 종은 특산 식물 중에는 변산바람꽃, 개족도리풀, 미선나무, 청괴불나무, 고려엉겅퀴, 붉노랑상사화, 위도상사화, 노랑붓꽃 등이 있다. 북방계 식물 중에는 속새[식재], 전나무[식재], 붉은대극, 복자기, 벌깨풀, 큰엉겅퀴 등이 확인되고 있다. 남방계 식물 중에는 옥녀꽃대, 자주괴불주머니, 돈나무, 수리딸기, 장딸기, 실거리나무, 예덕나무, 나도밤나무, 꽝꽝나무, 팥꽃나무, 이나무, 모래지치, 도깨비쇠고비, 동백나무, 마삭줄, 송악, 자금우 등이 확인되고 있다. 관심 식물로는 단풍나무, 호랑가시나무, 후박나무, 골고사리, 철쭉, 자귀나무 등이 확인되고 있다.
변산반도에는 후박나무, 호랑가시나무, 돈나무 등의 남방계 식물이 대거 북상해 분포하는데, 이들 남방계 식물의 대부분이 변산반도 서쪽 끝 지점인 적벽강·채석강 일원에 분포하여 내변산과는 다른 독특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중에 돈나무는 손길이 닿지 않는 채석강 바위 벼랑에 착 달라붙어 자라며 5월 말경이면 하얀 꽃을 피워 수많은 벌과 나비를 불러들여 향연을 벌인다.
호랑가시나무와 실거리나무는 줄포만을 따라가다가 호랑가시나무는 모항에서 멈추고, 실거리나무는 내소사가 위치한 부안군 진서면 석포리 모퉁이까지의 구간에 분포한다. 장딸기와 예덕나무는 격포에서 하섬 방향으로 계화도 구간까지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따뜻한 남쪽에서 겨울을 나고 봄이면 산란을 위해 칠산 바다~연평도로 북상하는 조기떼를 따라 꽃 소식을 전한다 하여 조기꽃나무라고도 불리는 팥꽃나무도 격포와 궁항, 부안군 변산면 도청리 수락동 일대에서만 관찰된다.
[갯가·사구 식물]
고사포 해수욕장이나 적벽강, 궁항, 솔섬 등지의 해안가 바위 지대나 사구 지대에는 순비기나무, 모래지치, 갯방풍, 갯까치수영, 통보리사초, 수송나물, 갯사상자, 갯메꽃, 큰골무꽃, 번행초, 갯괴불주머니 등이 자생한다. 적벽강 자은당 주변에는 한국 희귀 식물이자 환경부 국가 생물 적색 자료집에 수록된 식물인 모새달이 자생한다.
[석불산의 식물상]
변산이라는 큰 산 뭉치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는 석불산의 식물상은 변산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띤다. 옥녀꽃대는 내변산 사자동이나 개암사·동림 주변, 갑남산 큰골보다 더 넓게 분포한다. 그런가 하면 변산의 어수대 주변이나 격포 닭이봉 등지에서 아주 드물게 관찰되는 각시붓꽃이 석불산에서는 지천으로 자라고 동의나물, 윤판나물, 닭의난초, 물매화, 곰딸기, 꽃창포, 금불초 등도 석불산에서만 관찰되며, 땅나리도 주로 석불산 자락에서 관찰된다.
[위도 진리 당숲의 식물상]
변산반도 끝 지점인 격포에서 서쪽으로 14㎞에 위치한 위도는 육지인 변산반도와는 다른 식물상을 보이고 있는데 진리 당숲[전라북도 부안군 위도면 진리 산192번지, 49,586㎡]에서 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진리 당숲에는 후박나무, 동백나무, 마삭줄, 송악, 사스레피나무, 보리밥나무, 참식나무, 식나무, 붉가시나무, 구실잣밤나무, 푸조나무, 생달나무, 남오미자 등의 남방계 수종들이 대거 북상해 원시 숲을 이루고 있다. 이 중에 구실잣밤나무, 붉가시나무, 참식나무, 식나무, 생달나무, 푸조나무, 남오미자 등은 부안에서 오직 진리 당숲에만 자란다. 이처럼 진리 당숲은 남방계 상록 활엽수의 전시장과도 같은 곳으로 진리 당숲에 오르면 격포에서 겨우 눈앞의 바다를 건넜을 뿐인데 마치 따뜻한 남해안에라도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한다.
이 밖에도 위도에는 제주도나 남해안 일대에서 자라는 상록의 덩굴나무인 뽕나무과 무화과나무속의 모람[식재]이 자라며, 상록 활엽 소교목으로서 남방계 수종인 감탕나무[식재]가 자란다. 그런가 하면 치도마을 앞 딴치도에는 콩짜개덩굴이 자생하는데 이 또한 부안에서는 위도에서만 관찰된다. 위도의 산기슭이나 민가 주변 밭둑, 바닷가 언덕에 무리지어 자라는 위도상사화는 위도에만 자라는 한국 특산 식물로 전북대학교 김무열 교수[식물 분류학]에 의해 학계에 보고되어 고유 학명을 얻었다.
[부안에 정착한 외래 식물]
외국 선박이 드나드는 큰 항만 시설도, 역도, 공업 단지도 없는 한적한 부안이지만 외래 식물의 이입은 예외 지역이 아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시나브로 부안에 정착한 외래종들이 고유종을 밀어내고 터줏대감 행세를 하고 있다. 특히 환경부가 지정한 생태계 교란 야생 식물 중에 돼지풀, 애기수영, 서양금혼초, 미국쑥부쟁이, 양미역취, 도깨비가지 등은 부안 땅에도 이미 정착해 나날이 그 영역을 넓혀 가고 있는 종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