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80002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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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邊山八景 |
영어공식명칭 | Eight Wonderful Sights of Byeonsan |
분야 | 지리/인문 지리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전라북도 부안군 진서면 곰소리|내소사로 191[석포리 산82-1]|변산면 운산리|중계리|내변산로 236-180[중계리 산96-1]|격포리 301-1|상서면 개암로 248[감교리 714]|감교리 산99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신상준 |
[정의]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반도 주변 여덟 군데의 경승지.
[개설]
변산반도 국립 공원에 위치한 변산 팔경(邊山八景)은 제1경 웅연조대(雄淵釣臺), 제2경 직소 폭포(直沼瀑布), 제3경 소사모종(蘇寺暮鐘), 제4경 월명무애(月明霧靄), 제5경 서해낙조(西海落照), 제6경 채석범주(採石帆柱), 제7경 지포신경(止浦神景), 제8경 개암고적(開岩古跡)으로 구성되어 있다.
[변산 팔경]
제1경 웅연조대는 곰소 앞바다의 낚시터 경관으로, 줄포만에서 시작해 곰소 앞까지 이르는 서해의 아름다운 정경을 말한다. 곰소만에 떠있는 어선들과 어선에서 밝히는 야등(夜燈)이 물에 어리는 장관과 어부들이 낚싯대를 둘러메고 뱃노래를 부르는 광경을 제1경으로 꼽았다. 곰소는 예전에 섬이었는데 일제 강점기인 1942년에 이곳 일대에 제방을 쌓아 육지로 만들고 곰소항을 축조하였다. 과거 선인들이 묘사하던 곰소항 축조 이전 웅연도 앞바다 풍경은 과거 속으로 사라졌으나, 여전히 곰소항은 빼어난 일출과 일몰의 풍경을 자랑하며 장관을 이루고 있다.
제2경 직소 폭포는 내변산의 가장 중심에 자리 잡고 있으며 변산의 경관 중에서 으뜸으로 꼽힌다. 예부터 직소 폭포와 중계 계곡의 선경을 보지 않고서는 변산을 말할 수 없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직소 폭포로 가는 여정은 바다를 끼고 산을 걷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그 목적지에는 보물 같은 직소 폭포가 기다리고 있다. 약 20m 암벽 사이로 흰 포말을 일으키며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물은 깊이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깊은 소(沼)를 만든다. 이 소를 실상용추(實相龍湫)라고 하며 용이 살았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웅장한 폭포와 맑은 계곡물의 풍광이 아름다워 예부터 즐겨 찾는 경승지이며, 부안 직소 폭포 일원(扶安直沼瀑布一圓)이 2020년 4월 20일 명승 제116호로 지정되었다.
제3경 소사모종은 해질 무렵 내소사(來蘇寺)의 종소리이다. 내소사는 백제 시대인 633년(무왕 34)에 건립되었으며, 작지만 절 분위기가 살아 있고 꿋꿋하게 오랜 시간을 버티고 있어 강인함을 간직한 절이다. 내소사는 보물 제291호 부안 내소사 대웅보전(扶安來蘇寺大雄寶殿), 보물 제277호 부안 내소사 동종(扶安來蘇寺銅鍾), 보물 제278호 백지묵서『묘법연화경』, 보물 제1268호 「내소사 영산회괘불탱(來蘇寺靈山會掛佛幀)」, 전라북도 유형 문화재 제125호 내소사 설선당과 요사, 전라북도 유형 문화재 제124호 내소사 삼층석탑(來蘇寺三層石塔) 등 많은 문화재를 간직하고 있어 이 일대는 문화재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렇게 고색창연한 천년고찰(千年古刹)에 노을이 질 무렵 서서히 다가오는 어둠을 헤치고 은은히 울려 퍼지는 내소사의 저녁 종소리는 속인들이 세상 번뇌를 잠시 잊게 해 주는 장관으로 손꼽힌다.
제4경 월명무애는 내변산에 있는 월명암(月明庵) 법당에서 해가 뜰 무렵 내려다보이는 안개와 구름을 일컫는다. 남여치 공원 지킴터에서 출발하면 월명암까지 약 2㎞, 한 시간가량 등반하면 된다. 짙은 녹음과 함께 서해안의 드넓은 갯벌, 고군산군도의 절경을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숨은 보석 월명암을 만날 수 있다. 변산 낙조대 아래에 자리한 월명암은 통일 신라 시대인 691년(신문왕 11)에 부설 거사(浮雪居士)가 창건한 유서 깊은 고찰이다. 이곳에 오르면 변산의 만악천봉이 발아래 펼쳐져 아름다운 풍광을 선보이는데, 특히 이른 아침 떠오르는 해와 함께 봉우리마다 자욱한 안개와 구름이 춤추는 듯한 구름바다가 비경을 연출한다. 이처럼 월명암이 유서 깊고 주변 경관이 빼어나 수많은 시인들과 묵객들이 이곳에 올라 시와 기행문을 남겼다.
제5경 서해낙조는 월명암 옆 낙조대에서 볼 수 있는 해질 무렵 서해의 비경이다. 서해안 산 중에 ‘낙조대’라 이름 붙은 명소가 적지 않으나, 이곳에 서면 멀리 서해에 점점이 떠 있는 고군산군도, 위도와 함께 어우러져 바다를 진홍으로 물들이는 태양의 위세가 장관을 이룬다. 노산(鷺山) 이은상(李殷相)[1903~1982]은 변산의 서해낙조를 보고 시를 지었다. “변산의 마천대에 오른 듯 내려/ 저분네 바쁜 행차 어디로 가오/ 불속에 불구슬이 빠진다기에/ 월명암 낙조대를 찾아간다오.” 육당(六堂) 최남선(崔南善)[1890~1957]은 저서 『심춘순례(尋春巡禮)』에서 “낙산의 일출과 월명의 낙조는 반도 동서안에 있어 일대 절경으로 치는 것이요, 이른바 변산 팔경 중에서도 가장 기장한 줄로 칭허되는 것이니 공기의 관계로 변화가 무궁하여 만일 그 만판 조화 부리는 날을 만나기만 하면 인간의 구경으로는 다시없는 미묘웅대를 맛보는 것이라 한다.”고 하였다.
제6경 채석범주는 채석강(採石江)과 그 앞을 떠다니는 돛단배의 풍경이다. 채석강은 해안 단층이 마치 수만 권의 책을 쌓아 놓은 듯한 해식 단애가 장관을 이루며, 썰물 때면 오랜 세월 파도가 빚은 자연 동굴을 감상할 수 있어 외변산 제일의 경관이다. 최근 채석강 해식 동굴은 에스엔에스(SNS)에서 핫 플레이스로 젊은 층에게 사랑받는 장소이다. 검은 동굴 그림자 밖으로 펼쳐진 하늘은 때때로 파란 하늘과 붉은 노을을 담아내며 인생 샷을 만들고 있다.
제7경 지포신경은 전라북도 기념물 제127호 지포 김구 선생 묘역 일원(止浦金坵先生墓域一圓)에서 바라보는 크고 작은 봉우리들로 이어진 능선의 풍경이라고 한다. 또 다른 설로는 지포[지지포, 변산면 지서리의 옛 명칭]에서 쌍선봉에 오르면 펼쳐지는 서해의 경관을 말하기도 한다. 지포 김구 선생 묘역 일원은 산으로 둘러싸여 아늑한 느낌을 주며, 쌍선봉에서는 하섬과 누에섬, 고군산군도, 부안호와 새만금을 볼 수 있어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제8경 개암고적은 개암사(開巖寺) 주위 풍광과 근처 오래된 산성 유적을 일컫는다. 개암사는 백제 시대인 634년(무왕 35)에 창건된 절로, 변산의 상징인 울금 바위 아래에 자리한 천년고찰의 깊은 역사와 찬란한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개암사 대웅보전 뒤에 보이는 울금 바위는 나당 연합군의 공격에 맞서 끝까지 항전한 백제군의 지휘 본부가 있던 곳으로, 울금 바위를 중심으로 뻗은 우금산성에서 백제 유민들이 항전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개암사 입구 오른쪽에 우금암과 우금산성으로 오르는 좁은 등산로가 있다. 길이 가파르고 돌부리가 많아 산행이 쉽지 않다. 험한 산세는 백제 부흥군이 최후 항전지로 정한 이유가 될 것이다. 백제 부흥군은 실패로 끝났지만, 백제 부흥 운동의 숨결은 우금산성에 잠들어 있다.